[2020 Vision Leader ②] 오퍼스엠,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어려움 겪는 기업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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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Vision Leader ②] 오퍼스엠,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어려움 겪는 기업 도울 것”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0.02.2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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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스엠 이진석 대표 인터뷰

[CCTV뉴스=석주원 기자] 블록체인,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데, 미래 기술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거나 기술이 부족해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그래서 이런 수요를 겨냥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 스타트업 기업들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설립된 오퍼스엠(OPUS M)도 그런 스타트업 기업들 중 하나다. 다만, 오퍼스엠은 다른 스타트업과 차별화된 특별한 강점을 하나 갖고 시작했다. 바로 창업자인 이진석 대표가 이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오퍼스엠 이진석 대표를 만나 블록체인 산업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진석 오퍼스엠 창업자 겸 대표이사


Q 오퍼스엠은 어떤 기업인가?

오퍼스엠은 기업용 올인원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해 다양한 응용 분야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9월에 설립했다. 오퍼스엠을 창업하기 전에는 국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블로코에서 CTO와 CEO를 차례로 역임했다. 이전 직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을 위한 서비스 개발, 컨설팅 등을 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고, 이미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고, 개발 인프라도 빈약하다 보니 기업들이 직접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오퍼스엠은 블록체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블록체인 시장이 산업계 전반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Q. 블로코에서부터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솔루션과 관련된 일을 해 왔는데,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단순히 암호화폐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B2B 영역에서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직 이 시장에서는 독점적인 플랫폼이나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가 없다. 특히 현재 블록체인 업계에서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 자체 암호화폐를 운용하기 위한 퍼블릭 플랫폼 유지 보수 및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암호화폐의 안정성과 그 생태계를 위한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엔터프라이즈 영역은 그 경제적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블루오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Q.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시장을 노리고 있는 기업들이 많은데, 신생 스타트업으로서 이들과 어떻게 경쟁해 나갈 생각인가?

B2B 엔터프라이즈 영역은 B2C 서비스 영역과는 전혀 다른 기업 DNA와 경험을 요구한다. 물론 이러한 경험이 풍부한 기존 IT 서비스 업체들이 많지만, 그들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상대적으로 잘 분석되고 패턴화되어 있는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 새로운 아키텍처 방법론이 필요하며 서로 다른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는 블록체인과 같은 신기술을 곧바로 내재화하기에는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결정한 후에는 해당 플랫폼과 관련된 불필요한 부분까지 학습해야 한다는 측면이 전환 비용으로 작용해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이전하는 데 상당한 허들이 된다. 구현해야 하는 비즈니스 로직 외에 기반 플랫폼 내에서 계속해서 함정처럼 발생하는 추가 개발 요건 등 비효율적인 낭비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퍼스엠은 블록체인 영역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전통적인 B2B IT 서비스 기업 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고객사에게 직관적이고 간편한 인터페이스 및 SDK를 갖춘 올인원 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십 개에 달하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 중 해당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것이다.


Q. 블록체인 기술이 여러 분야에서 도입되어 이미 상용화가 되었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기존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주의하거나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다. 그래서 오퍼스엠과 같은 기업이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일단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TPS(Transaction per Second)로 표현되는 블록체인의 속도 문제다. 저마다 타사 대비 높은 TPS, 또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TPS 숫자를 제시하지만 테스트 환경이 서로 달라 신뢰할 수 없다.

블록체인의 존재 의의는 디지털 세계에도 인간에게 유일하고 원천적 가치를 제공하는 데이터가 존재하게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아날로그 세계의 가치와 연동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혁신성에 있다. 블록체인의 가치가 처리 속도나 용량으로 좌우되지는 않는다. 물론 플랫폼 진영에서 속도나 용량의 지속적인 개선을 이루어 준다면 매우 감사하고 유용한 일이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들의 성능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니, TPS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버려야 한다.

또한 시스템 관점에서의 블록체인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정보보안 측면에서는 기존의 데이터베이스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데이터베이스나 파일시스템과 같은 기존의 데이터 관리 시스템은 보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연결을 차단하고 접근을 제어하는 폐쇄적인 원칙을 적용해야 하지만, 블록체인은 연결성과 개방성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하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금융권 등에서 POC 수준이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운영되고 있는 상용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해본 바로는 결국 블록체인을 데이터베이스와 동일선상에서 해석해 기존에 사용해 오던 데이터베이스 관련 규정이나 보안성 심의 항목들을 통과해야 하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므로 블록체인을 도입할 때는 관계 법령, 조직 내의 보안 규정 등도 종합적으로 잘 검토해보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 오퍼스엠을 성장시켜 나갈 핵심 인재들


Q.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한 국내 업계 현황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개인적인 견해로는 아직도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분야는 초창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혁신적인 금융의 가능성을 처음 보여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초기 채굴자에 대한 혐오와 질투의 정서가 존재했다. 그러다 이더리움이 발명한, 초기 토큰을 소수의 채굴자가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상품으로 만든 ICO라는 모델이 성공하고 나서부터는 한동안 화이트페이퍼만 존재하는 상태로도 큰돈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블록체인을 응용하는 아이디어는 모두 이 분야에 매몰되는 양상을 보였고, 이런 분위기는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바닥이 날 때까지 지속되었다.

즉, 현재는 세상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둘러싼 검증되지 않은 각종 아이디어들만 잔뜩 나와 있고, 투자자들은 모두 엔젤투자를 한 셈이다. 하지만 향후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기보다 소수의 실행력이 있는 회사만이 살아남아 다음 단계, 약속한 청사진을 일부라도 실현하여 작게나마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거나 다음 단계인 시리즈 투자를 유치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될 것으로 본다.


Q. 블록체인 업계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정부 규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블록체인 자체에 대해서는 정부가 딱히 규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되었고, 블록체인을 사용 못하게 막지도 않는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규제하는 것은 ICO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ICO를 빙자한 다단계 사기가 문제가 되니까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틀어막는 것이라고 본다.

오퍼스엠과 같이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ICO에 대한 규제나 암호화폐 시장이 활황인지 불황인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일반 대중들이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데이터로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가 중요하다. 처음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이제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개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사회에서 충분히 암호화폐를 가치를 지닌 대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은 결국 네트워크의 개방성이나 데이터 보안 분야와 연관성이 많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빅데이터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제도 개선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우리에게는 오히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논란보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데이터 3법 개정안이 훨씬 더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Q. 블록체인 기술이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업계 전체의 상황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1세대 CEO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동종 업계 종사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초창기에는 블록체인은 고사하고 비트코인도 대중에게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다. 비트코인을 어느 정도 살펴본 사람들 대부분도 사기라고 생각하거나, 사기가 아니라도 반짝하고 금세 사그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블록체인에 인증 정보를 담는다든지, 문서의 해시를 저장하여 나중에 대조해 본다든지 하는 응용 분야는 가장 기초적인 아이템으로 인식되지만, 당시에는 블록체인으로 억지로 뭐라도 해보려고 발버둥치는 꼼수로 받아들여지고 비웃음을 당하기도 했다.

사업을 하려고 해도 금융권에서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PM과 개발자를 협력해 줄 IT 서비스 회사들은 대부분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없어서 파트너사를 구하는 데에도 매우 애를 먹었다.

그런데 얼마 전 과기정통부 산하 2020년 블록체인 사업 통합 설명회를 가보니, 대강당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걸 봤다.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게다가 국내 유수의 대학교 대부분에는 학생들 주도로 블록체인 학회가 구성되어 활동 중이고, 많은 교수님들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불과한 프로젝트들에 과도한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다가 이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을 뿐이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확신을 가진 성실한 사람들이 그동안 업계 전반에 걸쳐 내던져진 기술 부채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다 보면 반드시 블록체인을 통해 이루어진 혁신을 모두가 실감할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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