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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코인과의 관계를 통해 살펴보는 블록체인의 구분과 정의

조중환 기자l승인2018.11.27 09:11:13l수정2018.11.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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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정연 SK(주) 고문

최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블록체인은 반드시 코인이 필요한가”라는 것이다. 현재 나온 많은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대부분이 내재된 코인(Native Coin)을 갖고 있다. 물론 코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하이퍼레져나 IOTA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좀더 깊이 있게 알기 위해서는, 최근 많이 회자되는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와 같은 거대한 담론은 아니더라도 지금 현재 블록체인에서 코인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기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블록체인 작동과 발전에 코인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가동하기 위해 컴퓨팅 파워를 제공한 거래 검증자들(Validators)의 보상(인센티브)으로써 또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디지털 자산으로 초기 생태계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코인이 필요하며, 블록체인 기술은 코인과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또한 블록체인이 가진 잠재성을 미래의 불확실성과 상쇄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로써의 코인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코인 그 이상이고, 단지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된 하나의 사례(Use Case)일 뿐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가상화폐가 활성화되지 않아도 블록체인 기술은 성장할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다면 그 속도는 더 빠를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실제 IBM이나 인텔, 머스크,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과 시도는 이런 접근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논쟁의 핵심은 블록체인과 코인이라는 각 용어들의 해석의 차이에 기인하고 있다. 가장 먼저 비트코인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블록체인 전체의 특성으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다. 가장 고전적 의미의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을 정의한 안토노풀로스(Andreas M. Antonopoulos)는 비트코인을 ▲블록체인 ▲작업 증명(Proof of Work) ▲암호화폐(Cryptocurrency) ▲P2P 네트워크 등 4가지 기술적 특성을 갖는다고 정의하면서 블록체인을 여러 특징 중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협의의 접근이다.

과거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온 2009년,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또는 가상화폐의 의미 차이는 없었다. 모두 하나로 인식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술이 성숙되고 다양한 활용 방법이 나타나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초기 순수한 화폐적 성격들이 빠르게 새로운 분야로 다양화됐다. 분산화된 기록관리라는 명목으로 실험되기도 하고, P2P 측면의 메시지를 다자간의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블록체인을 광의로 정의하면 ‘상호 신뢰하지 못하는 다자간에 분산원장의 상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조금씩 다르게 이해하고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결국 블록체인의 핵심 특징에 관한 합의의 문제로 귀결되곤 한다. 블록체인은 단지 화폐로써가 아닌 여러 디지털 자산들에 걸쳐 있는 주요한 특징들의 집합으로 바라본다면, ▲합의(Consensus) ▲비가역성 ▲거버넌스 ▲익명성 ▲신뢰와 같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럼 코인은 무엇인가, 통상 사람들이 가상화폐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의미하는 바를 살펴 보면, 우선 비트코인과 같은 실제로 분산화된 가상화폐를 의미한다. 또는 특정 플랫폼이나 사용자들의 지지를 받는 암호화 자산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로 기획돼 가장 많이 통용되는 일반적 코인이다. 최근 이런 코인의 기능을 8가지 원형(Archetype)으로 정리한 연구가 쮜리히 대학의 연구자들을 통해 제시되기도 했다. 가상화폐로써의 토큰을 제외하고 보면 ▲부의 저장으로써의 자산 또는 펀딩 토큰 ▲거래 검증의 보상으로써의 컨센서스 토큰 ▲지불의 용도로써 Payment 토큰 ▲자산의 소유권과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Voting & Asset 토큰 ▲사용자들의 참여와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Working 토큰이 존재하고, 분류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설립자의 자금모집을 위한 용도의 토큰도 존재할 것이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담긴 토큰들은 이같은 기능 중 하나의 역할이 아닌 복수의 또는 여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돼 있다. 화폐를 포함해 자산, 지불, 소유권, 투표 등 하나의 경제모델(Economy)을 구성하는 기능들이 모두 담겨있다. 많은 블록체인 백서들이 경제모델의 구성을 위한 도구로써 토큰을 적용하고 있지만, 실제 그 경제모델을 움직이기 위한 원칙이나 설명이 매우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블록체인 서비스라면 초기에는 호응을 받더라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연 어떤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토큰을 접목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불필요한 토큰을 적용하거나 반대로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 활용되지 못한다면 그 블록체인 생태계는 금방 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토큰의 필요성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블록체인의 유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분류는 퍼블릭(Public) 또는 프라이빗(Private)의 구분이다[표 1]. 이 구분의 기준은 블록체인 분산원장에 읽기, 쓰기, 그리고 합의권한을 누구에게 주느냐를 기준으로 나누고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불특정 검증자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보상과 사용자들의 생태계 기여의 배분으로써 코인의 적용이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하지만 프라이빗은 그 블록체인 서비스가 목적한 바에 맞도록 검증자와 참여자들을 선택하고 지정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내재된 자산으로써 코인을 필요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 [표 1]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비교 (출처: Chris Skinner 블로그)

또 다른 방식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허가된(Permissioned) 블록체인과 허가가 필요없는 (Permission-less or non-Permissioned) 블록체인의 구분도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통상 퍼블릭은 허가가 필요없는 경우이고, 프라이빗은 허가가 필요한 경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엄격히 보면 두 가지 구분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퍼블릭과 프라이빗의 구분이 참여자의 인증(Authentication), 즉 ‘너는 누구인가’에 관련돼 있다면, 허가된 또는 허가받지 않음의 블록체인은 인가(Authorization), 즉 ‘너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관련돼 있다. [그림 1]에서 보여지듯 많은 부분이 퍼블릭,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특성과 중복되기는 하지만 합의(Consensus)과정에서 검증자의 신뢰 수준, 법적 요건의 특징들은 부여되는 권한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그림 1] 허가 여부에 따른 블록체인의 비교 <출처: Gavin Wood(2016)>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블록체인에 코인이 필요한가에 대해 앞서 설명한 블록체인의 중요한 특징이 반영된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있다[그림 2]. 이 프레임은 탈중앙화라는 관점에서 다자간 거래의 합의주체인 검증자의 익명성 그리고 검증자에 주어진 신뢰 정도를 기준으로 도식화한 것이다. 이 도식은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퍼블릭 & 프라이빗, 허가된 & 비허가된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의 규칙, 비가역성, 익명성 등을 고려한 블록체인의 특징을 잘 유형화해 보여주고 있다.

▲ [그림 2] 퍼블릭, 프라이빗, 허가 유무에 따른 블록체인의 구분 (출처: Pavel Kravchenko)

[그림 2]의 상단 좌측 PoW의 경우, 채굴의 보상 또는 참여 비용 등의 이유로 코인이 필요할 수 있다. 이 영역의 대표적 예가 비트코인이나 모네로와 같은 가상화폐다. 여기서 필요로 할 수 있다고 표현한 이유는 비트메시지(Bitmessage)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은 이 영역에 속함에도 코인을 갖고 있지 않다.

상단 우측 PoS의 경우 원칙적으로 코인이 필요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분배된 지분의 형태를 코인으로 볼 수는 있다. 적절한 예는 비트셰어(Bitshares)나 이더리움(Etheriu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단 좌측의 FBA 블록체인은 코인이 필요치 않다. 이 경우의 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의 안정성이나 외부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필요하다면 이미 검증된 비트코인이나 이더(ether)를 활용할 수 있다. 하단 우측의 프라이빗은 기본적으로 코인이 필요치 않은 영역이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운영하거나 기존 화폐체계와 연동될 경우 기존 화폐의 변형된 형태의 코인이 도입될 수 있다.

지금까지 블록체인이 가진 기술적 특성을 기준으로 코인의 관련성을 살펴보았지만 중요한 점은 코인의 필요여부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그 문제해결에서 필요한 경제모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많은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코인을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주장하다 보면 탈중앙화, 비가역성, 공개성, 신뢰 등 블록체인의 원초적 의미는 퇴색하고 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치 생태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무엇은 되고, 안되고 또는 무엇이 반드시 필요하고, 어떠해야 하는지를 정의하고 명확히 하는 것이 분명히 중요한 작업이지만, 지금 시점에 어떠한 잣대로 단정짓거나 규정 지워버리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시도일 수 있다. 과거 60년 전 로센블래트(Frank Rosenblatt) 교수의 신경망 기반 AI연구가 단정적 이론적 근거와 지엽적 판단으로 인해 암흑기와 부흥기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온 과정을 돌아보면, 새로운 기술과 도전에 대한 단호한 규정과 명확함이 오히려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블록체인이 무엇이라고 단정짓기 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나타나는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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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환 기자  illssim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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