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블록체인 기반의 신뢰성 있는 공유경제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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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블록체인 기반의 신뢰성 있는 공유경제의 가속화
  • 조중환 기자
  • 승인 2018.11.26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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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용완 KISA

인터넷기반본부 본부장

4차 산업혁명은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이 융합하는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진 제품중심의 경제(Product Economy)에서 데이터와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융합 경제(Convergence Economy)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물질로 이뤄진 소유의 세상과 정보로 이뤄진 공유의 세상이 융합하는 확장된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4차 산업혁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공유경제란 이미 생산된 제품을 다수가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로, 대량생산체제의 기본인 ‘소유’라는 개념과 대비된다. 다시 말해 자동차, 회의실, 책 등의 상품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경제 활동이다. 소유자 입장에서는 효율을 높이고, 이용자는 구매가 필요 없이 싼 값에 빌려 쓸 수 있게 하는 소비 형태다.

공유경제는 과잉소비사회를 반성하고 지구의 유한한 자원을 보호하면서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개념으로, 하버드 법대의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2008년 그의 저서 '리믹스(Remix)'에서 처음 사용했다. 이때는 마침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지금까지 사회의 내재된 문제점이 극적으로 들어나게 됐으며, 실업자의 증가와 가처분소득의 감소, 시장의 역기능과 지나친 소비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이뤄졌다.

▲ 공유경제의 변천사 (출처: 한국과학기술평가원)

또한 경제학자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저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생산성 추구(기술혁신)가 극에 달하면 협력적 소비를 통해 모든 것을 공짜로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재화나 서비스 생산에 들어가는 한계비용이 제로로 수렴하기 때문이며, 이는 공유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공유경제의 등장 배경에는 사회의 특정 부문에서의 발전 또는 변화만이 아니라 경제적 환경, 정보통신 환경, 인구·사회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 공유경제 시장규모는 2025년 까지 P2P 펀딩이나 크라우드 펀딩, 온라인 채용, 차량과 교통수단 공유, 음악과 동영상 스트리밍, 숙박 공유 등 5개 주요 공유경제 분야를 통해 3350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통적인 대여시장 규모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 공유경제의 비즈니스 모델

공유경제의 핵심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공유의 대상은 물리적 재화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를 포괄하며, 이 중 온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개인 간 거래(P2P)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로 각 자산의 소유가 아닌 접근권(Access)에 기반을 둔 소비활동이라는 점이다. 공유경제는 자산 임대, 서비스 제공ㆍ교환 등에 따라 다양한 사례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다음은 이런 공유경제의 몇가지 사례다.

 

 ▲ TURO는 자동차가 필요한 여행자와 자동차를 빌려주고자 하는 일반 차량 소유자를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기존 렌터카 회사보다 폭넓은 차종과 저렴한 가격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 150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우버(Uber)는 승객과 차량을 연결시켜주고, 설정된 가격에서 20%를 수수료로 공제하고, 80%를 운전자가 가져가는 모델을 성공시키면서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 에치(Etsy)는 수공예 산업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창출한 대표적인 마켓플레이스로써, 대표적인 핸드메이드 전문 P2P 쇼핑몰로 자리잡았다. 2005년 창업해 2015년 주식시장에 상장헀으며, 현재 가치만 30억 달러, 거래금액은 9억 달러가 넘는 거대 회사로 성장했다. 에치는 개개인의 손재주를 비즈니스 모델화하고 대량 상품이 아닌 독특하고 정성이 담긴 제품으로 소비자 니즈를 반영. 고객층 확보와 함께 다양하고 풍부한 수공예 창작자들을 공급자로 확보한 것이 주요 성장 비결이다.

 ▲ 스왑스타일(Swapstyle)은 안 입는 옷, 자신에게 불필요해진 패션 관련 아이템을 상호 교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P2P 마켓플레이스로, 사이트에서 옷이나 패션 아이템을 서로 교환하거나, 사고 팔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 공유경제와 블록체인

공유경제와 블록체인은 21세기 경제 시스템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것이라 주목되는 주인공들이다. 그런데 이 두 개념이 힘을 합한다면 좀 더 흥미로운 세계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공유경제는 "모든 경제 주체에게 이익을 나눈다”는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다. 그러나 현실은 좀 다르다. 공유경제의 이익은 중개 플랫폼만 독점하는 분위기이고 공유된 물품이 사라지거나 훼손되는 사태도 빈번하다. 이런 상황을 빗대 '가짜 공유경제'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공유경제가 성공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거래자간의 상호 ‘신뢰’다. 출퇴근 시간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를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이익을 창출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내 차를 망가뜨리거나 절도해가진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중국에서는 2017년 10월 자전거 공유업체 ‘블루고고’가 파산을 선언했다. 앞선 8월에는 한 공유서비스업체가 설치한 1000여개의 접이식 공유 의자가 하루 만에 절반 이상 사라졌다. 상하이의 한 우산공유업체도 한 달 만에 우산 30만개 이상을 분실했다.

한편, 제공자-사용자 간 신뢰 문제보다 심각한 것은, 공유경제의 이익 분배 문제다. 에어비앤비ㆍ우버 등을 비롯한 공유경제 선발주자들은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블록체인은 이런 공유경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받고 있다. 신뢰의 딜레마는 물론 철저한 보안, 권력의 민주화 그리고 모두의 이익까지 보장한다.

블록체인은 수많은 참여자의 거래 정보를 모두의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A와 B가 직거래하면 해당 데이터(거래장부)가 블록(Block)이 돼 저장된다. 거래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C와 D, E의 컴퓨터에도 저장된다. 이른바 함께 쓰는 장부다.

거래 내용을 몰래 수정하거나 기록을 없애 이익을 보려는 행위는 발생할 수 없다. A가 장부를 수정하려면 B 몰래 C와 D, E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참여자가 적다면 가능할 수도 있으나 실제 블록체인의 수없이 많은 참여자들로 부터 동의를 얻어 부정행위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블록체인에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거래가 자동 실행되도록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다. 이는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이 이뤄지는 공유경제에서 마법의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 빌려주는 사람은 빌려간 사람의 평판과 지불 능력ㆍ사용 습관 등을 의심한다. 사용자도 빌린 물건의 상태ㆍ평판ㆍ계약 신뢰도 등을 의심한다. 따라서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적용된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다면, 거래가 성사되기 위한 조건을 블록체인에 담으면 된다. 서로 조건이 맞으면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 블록체인이 완성할 공유경제 세상

공유경제는 21세기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다. 한정된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유’로 인한 고정비 부담을 줄인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미 살펴본 것과 같이 거래자 상호간의 ‘신뢰’까지 담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물론 이것은 공유경제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P2P 거래를 통한 공유경제 활성화에 있어 신뢰성 확보는 핵심과제다.

블록체인은 공유경제 세상을 완성시킬 기술이다. 신뢰 없는 환경에서 신뢰를 갖게 하는 기술이다. 다만 블록체인도 기술상의 한계는 존재한다. 단순한 일대일 거래에서는 상대방을 속일 수도 있다. 기술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 속이려들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술로서 그것을 얼마큼 방지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중요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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