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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제2의 인터넷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의 개발

조중환 기자l승인2018.11.26 10:06:52l수정2018.11.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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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제 서강대학교 교수

지난 10월 31일 비트코인이 10주년 생일을 맞이하여 조촐한 이벤트들이 있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10월 31일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시스템'이라는 이름의 논문을 발표했었다. 최근들어 최고값 대비 3분의 1 이하로 떨어진 거래가격 때문에 다소 우울한 생일을 맞이했다는 평들도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등장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2010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프로그래머 라스즐로 핸예츠가 파파존스 피자 2판에 1만 비트코인으로 값을 지불한 것이 최초의 화폐역할을 한 순간이었던 것을 상기하면 지난 10년은 정말 놀라운 도약이었다.

논문을 발표하고 나서 이듬해 2009년 1월 9일 비트코인 플랫폼 메인넷이 정식으로 발표됐다. 인터넷의 시조인 ARPANET가 1969년 10월 첫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비트코인은 인터넷 개발 후 정확히 40년 만에 탄생한 것이다. 다가오는 2019년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있는 해가 될 것이다. 제3의 산업혁명, 정보혁명을 촉발시킨 최초의 분산시스템인 인터넷이 시작된 지 50년, 분산시스템을 완성시킬 고도화된 시스템인 비트코인 메인넷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컴퓨터 네트워크인 ARPANET이 개발되고 10여년 간 주요 국가와 주요 대학과 기업들이 앞다퉈 컴퓨터 네트워크를 개발했으며, 초창기 10여년간의 전세계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그림이 1986년 'Communications ACM'이라는 컴퓨터 전문잡지의 '주목할만한 컴퓨터 네트워크(Notable Computer Networks)'라는 기사에 게재됐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1969년부터 1986년까지 십수년간 수많은 네트워크가 등장했으나, 이제 그 네트워크들은 사라지거나 혹은 ARPANET의 다양한 프로토콜을 개선한 인터넷에 통합되면서, 오늘날 사실상 하나의 분산시스템으로 통합됐다.

▲ [그림 1] 1986년 CACM, Nortable Computer Networks 논문에 언급된 세계의 인터넷 연대

▲ 초기 인터넷과 유사한 모습 보여주는 블록체인

블록체인 역시 지난 10여 년을 살펴보면 유사한 형태의 초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이란 이름은 그 액기스만을 추출한 블록체인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지고 있으며, 비트코인의 프로토콜을 개선한 다양한 알트코인 들이 등장했다. 급기야 분산시스템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World Computer'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스마트계약을 실행할 수 있는 이더리움 등 새로운 프로토콜 기반의 블록체인 메인넷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그림 2]. 가트너는 개발중이거나 발표한 것을 포함하면 세계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100여 개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마 누군가가 '주목할만한 블록체인 네트워크(Nortable Blockchain Mainnet)'이라는 이름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인터넷의 초기 모습과 매우 유사한 모양이 될 것이다.

▲ [그림 2] 초기의 블록체인 플랫폼 변화 (출처: 이두원, TTA저널 2018년 5월호)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인터넷이 우리의 사회 경제 체제를 바꾸어서 인터넷 경제규모가 10%에 도달하는 데 40년이 넘게 걸렸다면, 블록체인 경제규모가 10%에 도달하는 데에는 20여년으로 단축된다는 것이다(다보스 포럼 예측). 한번 디지털거래라는 말에 올라탄 세계 경제는 인터넷이라는 기존 기반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이제 거칠 것 없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럼 궁금해진다. 과연 누가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지위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될 것가? 혹자는 블록체인 기술이 이미 다 개발돼서 이제 적용만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말을 따르듯 정부 등 공공 투자는 블록체인 기술이나 플랫폼 개발과의 연계나 연동없이 기존의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와 단순 이용기술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경향들도 보이고 있다.

ARPANET이 만들어지고 최근 50여년간 수많은 기술들이 개발되고 확장되고 있음을 비춰보면 너무나 근시안적인 태도일 뿐이다. 지금 누가 블록체인의 맹주가 될 것이냐라는 말은 아직 시기상조이며, 전세계의 국가와 기업들이 전력을 다해 경주하고 있을 뿐이다.

 

▲ 규모성, 상호운영성, 통합이 주요 해결과제

블록체인 기술이 월드와이드웹을 포함한 인터넷의 수준까지 올라오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터넷이 해결한 몇가지 도전을 해결해야한다.

첫 번째는 규모성(Scalability)이다. 2018년 전세계의 인터넷 사용자는 세계인구의 거의 절반인 36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에 반해 세계의 비트코인 지갑 개수로 보면 약 4000만 개, 이더리움은 약 2700만 개로,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사용자 수는 약 5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지금 보다 1000배 많은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만한 대규모, 대용량의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이에 걸맞는 성능을 유지하기 하면서도 분산된 신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위한 효율적 합의 기술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상호운영성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이 자산과 정보를 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부터 다른 네트워크로 전송하고 동작하기위해 여러 분산원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Internet)이 네트워크간의 네트워크를 의미하듯이 초기의 인터넷은 네트워크를 상호 연결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블록체인에서는 블록체인간의 상호연동을 ‘인터체인(Interchai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미 Aion, Cosmos, ICON 등의 인터체인 기술이 존재하지만 아직 초기 상태에 불과하다. 또한 아직 블록체인 기술이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호연동을 이야기하는 것이 시기상조이기도 하지만 전세계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ISO 등 국제 표준기구에서 이제 막 상호운용을 위한 표준화 작업을 시작했지만 상호운용이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는 융합 혹은 통합(Integration)이다. 사회적인 관계를 디지털로 표현하고 거래를 하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각 기관과 사업에는 사업 프로세스에 따라 정리된 규칙이 있고 이를 구현한 기존 시스템이 존재한다. 따라서 사업 프로세스 모델과의 통합 방법론과 개발도구들 사용자 인터페이스들이 필요하다. 혹자는 분산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 블록체인 기술의 비중을 10%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또 디지털화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있어야한다. 스마트 계약이 외부 시스템과 연동해 필요한 데이터와 이벤트를 수집해야 하는데, 이를 스마트계약 오라클이라고 부른다. 스마트계약은 정해진 엄격한 코드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이 더해질 필요가 있다. 요즘 사물인터넷과 AI, 블록체인을 동시에 진행하는 행사들이 늘고 있는 이유가 디지털화를 위한 통합의 필요성 때문이다. 블록체인 플랫폼간의 상호운용도 쉽지 않은데 상호운용성이 약한 사물인터넷 등의 통합은 더욱 어려운 도전이다.

 

▲ 인터넷의 지위를 이어받을 블록체인 기술

인터넷을 정보혁명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데에는 월드와이드웹 브라우저를 비롯한 사용하기 쉬운 환경의 구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블록체인의 UI/UX를 일반인들과 기업들의 경험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일은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중의 하나가 지갑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다. 이미 많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친근한 툴과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현재 인터넷이 사용자와 기업으로 현재 받고 있는 수준의 신뢰를 받기에는 여러 난관들이 존재한다. 수많은 PoC(Proof of Concept) 프로젝트들은 이를 위한 단계적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비용이나 시간의 절감 같은 효과 못지 않게, 블록체인에 맞는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 요구를 맞추는 것도 중요한 도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1986년에 나온 '주목할만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자세히 보면, 1982년도에 개발된 SDN이라는 네트워크가 나온다. 이 네트워크는 80년대 초반에는 ARPANET를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인터넷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컴퓨터 네트워크였다. 이 SDN이 발전해서 KT와 DACOM(현재는 LG)의 인터넷으로 상용화했고, 그 이후 두루넷(SK텔레콤에 인수됨) 등의 초고속인터넷으로 진화해 인터넷경제 10%를 구현하는 기반이 됐다.

아직은 어떤 블록체인 플랫폼이 10년 후 미래에 지금의 인터넷 혹은 월드와이드웹의 지위를 이어 받을 지 모른다. 다만 앞에서 제시한 다양한 도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또한 세계의 주요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가능할 것이다. 블록체인은 아직도 진화하는 초기 상태에 있다. 공공과 민간의 투자가 지금과 같이 재빠른 사용자의 역할만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개선하는데 좀더 집중적이고 통합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향후 그려질 '주목할만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지도에 우리가 만든(혹은 우리가 함께 공헌한) 플랫폼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또 그 플랫폼이 블록체인 경제가 10%를 차지하는 미래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블록체인#제2의인터넷#비트코인#서강대학교#박현제 교수

조중환 기자  illssimm@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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