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온] 치안 현장 문제 해결, ‘스마트 기술’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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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온] 치안 현장 문제 해결, ‘스마트 기술’이 나선다
  • 전유진 기자
  • 승인 2021.10.12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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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AI 기술 활용한 범죄 예방 시스템

생활 속에서 기술을 통해 우리의 삶을 한층 더 편리하게 만드는 대상에 붙이는 말이 있다. 바로 ‘스마트’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스마트시티와 같이 일반적인 단어에도 스마트라는 단어가 붙으면, 삶의 질을 높이는 존재로 탈바꿈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스마트가 결합된 용어들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회자되고 있다. ‘스마트치안’도 그중 하나다.

본격화되는 스마트치안 시대


경제 성장에 따라 국민은 삶의 질 향상과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오히려 범죄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범죄 유형이 지능화, 다양화, 광역화되고 있어 높아지는 치안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력 중심의 경찰 활동에서 과학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치안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경찰의 의사 결정을 위해 범죄에 대한 정보를 분석·활용하는 방법은 꾸준히 발전돼 왔다. 가장 고전적으로 범죄 수사를 위해 범행의 증거, 공범, 불법 자금의 흐름을 쫓는 분석에서부터 통계적 기법과 결합한 범죄 통계 분석, 심리학의 발달과 함께 도입된 범죄 행동 분석 등 영역은 다양하다.

치안정책연구소가 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치안은 기존 경찰 활동 전략과 과학 기술을 융합해 치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치안에서 자주 활용되는 경찰 활동 전략은 문제 중심 경찰, 지역사회 경찰, 깨진 유리창, 정보 중심 경찰, 컴스탯 등이며 과학 기술은 CCTV, 센서 및 네트워크, GPS 기술, GIS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데이터마이닝, 인공지능(AI), 112 신고 시스템, 순찰차 등이다.

(출처: 치안정책연구소)

 

빅데이터 기술로 범죄 예측한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 데이터 분석과 이를 활용한 범죄 예측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뉴욕 경찰국(NYPD)의 경우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테러 및 범죄 예방 시스템인 ‘영역 감시 시스템(Domain Awareness System, DAS)’을 개발했다.

2009년부터 뉴욕 경찰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2년 넘게 협력해 개발한 DAS는 현재, 통계를 이용한 과학적 범죄 대응 프로그램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개설 당시 분산 관리되던 ▲뉴욕주 범죄 기록 ▲가석방 및 보호 관찰 파일 ▲뉴욕시 형사 고발 ▲체포, 소환 기록 ▲3100만 건 이상의 국가 범죄 기록 ▲330억 건 이상의 공공 기록 등을 포함한 35개의 데이터 베이스를 통합했다.

DAS는 구축된 빅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범죄를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수상한 용의자나 용의 차량 추적에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뉴욕은 도시 곳곳에 적용된 I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령, 뉴욕 맨해튼 시내 구석구석 설치된 CCTV가 실시간으로 영상 정보를 수집해 실시간 범죄 대응 센터(RTCC)에 보내면 RTCC는 빅데이터를 영상 정보와 연계해 분석하고, 수상한 자 또는 사고 발생 예상 지역 등을 신속히 찾아낸다.

블룸버그 시장은 DAS 구축 당시 “용의자 차량을 추적하면서 최근 이동 경로, 체포 기록, 관련 범죄 발생 지도 등을 함께 제공해 범죄 패턴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법률 집행을 위한 ‘원스톱 가게’를 연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범죄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사건 수사 보고서를 분석해 지역별 범죄 유형별 발생 정보를 획득하는 방법도 있다. 클라우드 기반 수사 지원 플랫폼 ‘캅링크’는 10억여 개의 형사사법정보를 모든 수사 기관이 네트워크로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캅링크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 AI 연구진이 투산경찰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지금은 IBM사에서 인수했다.

캅링크를 이용하면 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해 공간 지리 정보를 활용해 특정 날짜나 시간, 장소에서의 방화, 주거 침입, 빈집털이 등의 범죄를 유형별로 지도상에 표시해 준다. 이로 인해 용이하게 사건을 분석하고 범죄를 적발할 수 있으며, 범죄 패턴을 예측해 범죄 예방에 활용된다. 실제로, 캅링크를 통해 북미 지역 6000여 개 경찰서의 정보 공유 방식이 개선되기도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지능형 치안 서비스 기술 동향(2019)’ 보고서에서 “캅링크는 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핫스팟을 중심으로 순찰 경로 지정, 경찰력 투입 결정 등을 함으로써 효율적인 경찰력 활용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i2 캅링크 UI (출처: 융합연구정책센터)

 

K-스마트치안, 범죄 없는 도시로 탈바꿈한다


국내에서는 법무부가 성범죄 전자감독 대상자의 재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범죄 징후 예측 시스템’을 2019년부터 도입했다. 기존의 법무부는 2009년부터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를 위해 위치 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전자감독 제도를 시행해 왔다. 그 결과, 성폭력 범죄 재범률은 전자감독 제도 시행 이전 14.1%에서 2009년 시행 이후 1.7%로 급감한 바 있다.

2019년 이후 도입된 범죄 징후 예측 시스템은 기존의 제도에서 재범률을 더 감소시키려는 방안으로, 전자발찌 부착자의 이상 징후를 시스템이 스스로 감지해 알림이 울리도록 업그레이드됐다. 이는 AI와 빅데이터 등 기술을 최초로 전자감독 제도에 활용한 사례다.

법무부에 따르면 범죄 징후 예측 시스템은 성범죄자들이 대부분 유사 패턴의 범죄를 반복한다는 것에 착안해 개발됐다. 구체적으로, 성폭력 전자발찌 대상자의 재범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 범죄 수법 ▲이동 경로 ▲정서 상태 ▲생활 환경 변화 등을 종합 분석해 이상 징후가 있을 때 이를 탐지해 보호관찰관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또 다른 스마트치안 솔루션으로는 한국형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지오프로스’가 있다. 경찰청이 2009년 개발한 이 시스템은 한 구역 내 유동인구 수, CCTV 수, 유흥업소 영업 상황, 기상 정보, 경찰서와의 거리, 전과자 거주 상황 등 42개 변수와 범죄 발생의 상관관계를 따져 범죄 지수를 산출한다.

이어 죄종별 범죄 발생 위치와 시간, 범죄자의 인구학적 특성 등이 담긴 경찰의 범죄 데이터와 전국을 37만여 개 구역으로 나눈 지도와 연계해 우범 지역을 한눈에 보기 쉽게 등고선 형태로 보여준다. 또한, 범죄 위험 지역 예측 기능을 순찰차 신속 배치 시스템(Instant Dispatch System, IDS)과 경찰 모바일 시스템에 연계해 효과적인 순찰 루트 선정을 지원한다.

실제로, 밀양경찰서는 지오프로스를 활용해 범죄 예방 활동을 펼친 결과, 올 1월 발생한 살인·강도·성범죄·절도·폭력 등의 범죄 발생 건수(44건)가 작년 1월 발생 건수(83건)와 비교해 46.9%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밀양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밀양경찰서는 해당 시스템을 이용해 범죄 취약지와 시간대를 파악해 탄력 순찰을 강화했다. 또한, 취약지 현장 점검 및 정밀 진단을 통해 지자체에 가로등, 보안등 등 방범 시설물 설치를 요구하면서 범죄 환경 개선을 실천해왔다.

그 결과, 절도와 폭력 사건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들은 “지오프로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 기관, 편의점 등 범죄 취약 장소에 방문해 선제적 진단과 범죄 예방 경찰 활동을 진행했기 때문에 범죄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지오프로스를 활용한 범죄 예방 활동(출처: 경찰청)

한편,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안전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치안에 대한 국민 체감 지수는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류연수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스마트치안 국내외 사례와 향후 과제(2017)’ 보고서에서 “범죄 발생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치안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경찰 활동 전략과 과학 기술을 융합해 치안 문제를 발굴하고 전략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치안 현장의 문제를 경찰과 연구자가 공동으로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지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치안 현장 문제 해결형 연구 개발 사업 수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 기능별로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한 미국 NYPD DAS와 같은 빅데이터센터의 구축과 함께, 데이터를 분석해 치안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준성 스마트미디어연구그룹 선임연구원은 ‘ETRI 지능형 치안 서비스 기술 동향(2019)’ 보고서를 통해 “기존의 범죄 예측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핫스팟이라 불리는 장소 기반 예측이 주류이다. 인적 기반의 범죄 예측은 민감한 개인정보의 활용 등이 요구돼 그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특정 대상 (전과자, 수감자, 보호 관찰대상자 등)에 대한 재범 예측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범죄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다양한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보안 상태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오·남용 시 그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다른 방식의 개인정보 활용 정책이 제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치안정책연구소는 민생 치안 R&D 기획 및 연구 수행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치안 분야의 응용·개발 단계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을 위한 개발 및 실증의 병행 추진으로 치안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 전자, 화학, 화공, 소재, 생물 등 여러 분야의 과학 기술과 경찰청과의 상호 협력을 통해 새로운 연구 분야 발굴과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경제 정책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청이 발표한 ‘R&D 추진 정책 현황(2021)’을 보면 치안 R&D 예산은 2017년부터 2021년 동안 평균 72% 증가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117%(217억 원) 증액됐다.

이어 과학기술정통부가 2022년 치안 등 주요 R&D 사업에 공익적 수요와 대응해 기술 개발, 현상 실증 등 현장 적용 중심의 사회 문제 해결 연구 개발에 대해서도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사회적 위협의 선제 대응하고 국민의 기대 수준에 맞춘 스마트치안 구현은 앞으로도 계속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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