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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에서 ‘개인정보보호’까지 (1/2)

개인정보, 이제는 보호를 넘어 활용 방안까지 모색해야 할 때 석주원 기자l승인2019.08.07 17:50:32l수정2019.08.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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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뉴스=석주원 기자] 전통적으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더 강했던 우리나라에서 ‘프라이버시(privacy)’, 즉 개인의 사생활이 존중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은 다른 사람의 개인사를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 무례한 행동으로 인식되지만, 불과 십수 년 전만 해도 주변 사람의 호구 조사가 당연시되곤 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기 시작했을까? 그리고 사생활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는 어떻게 정비되어 왔을까?


■ 사생활 침해가 사회 이슈였던 시대

우리나라에서 사생활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리기 시작한 것은 1980~90년대쯤으로 볼 수 있다. 당시 경제가 급성장하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 구조가 무너진 것이 계기라고 할 수 있겠다. 1980~90년대는 요즘 거의 사용되지 않는 ‘핵가족화’라는 용어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언급되던 시기로, 젊은 세대들이 일을 찾아 도시로 몰리고, 도시에서 가정을 꾸리면서 가족의 단위가 점차 소형화 되어 갔던 시대다. 사회 구조의 변화는 사람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쳐, 공동체를 우선시했던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내 가족을 더 중요시하는 형태로 변해갔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당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논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어쨌든 점차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가족의 안전, 재산 등 개인적인 영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관여하지 않는 만큼, 다른 사람 역시 내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를 바라게 됐다. 요즘에야 사생활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한다고 인식되지만, 이 당시에는 아직 어디까지를 사생활로 보고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도 부족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곳곳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사생활은 최근까지도 가족 내에서는 무시되는 경향이 강한데, 쉬운 예로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방에 들어갈 때도 허락을 구하는 모습이 일상적으로 그려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풍경이었다. 다행히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자녀의 사생활과 개인 영역을 존중하는 문화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긴 하다.


■ 21세기의 사생활 침해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일반 가정에 보급되면서 사생활 침해에 대한 개념도 확장된다. 이전까지의 사생활 침해는 지역 사회의 문제였다. 이웃 간의 문제, 회사 동료 간의 문제, 혹은 지역 공동체와의 갈등이 사생활 침해의 주요 사례였다. 물론, 이런 사생활 침해 역시 가벼이 볼 문제는 아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그나마 내 주변과 관련된 범위로 한정 지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사생활 침해는 그 피해 범위가 더 이상 내 주위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흔히 ‘신상이 공개됐다‘고 이야기하는 경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람의 개인정보가 인터넷 상에 전부 노출된 상황을 의미한다. 이때 공개되는 개인의 정보는 이름과 얼굴, 사는 곳, 전화번호, 심지어 직업에 이르기까지 해당 인물과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가 아무런 제약 없이 무분별하게 게시되고 또 전파된다. 주로 범죄자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에 대해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순히 사회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 유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온갖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고, 개인정보가 도용되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정보가 전 세계를 떠도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그 피해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잘못된 정보가 사실인 마냥 퍼질 경우다. 누군가 악의를 품고 원한이 생긴 사람의 정보를 허위로 인터넷에 올려 사이버 공간에서 비난의 대상으로 만든 사례도 있다.
이처럼 21세기의 사생활 침해는 그 피해 범위가 매우 넓고, 또 빠르게 확산되며 수습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개개인의 사생활, 즉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신속한 대응과 더불어 가해자를 엄벌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초창기 개인정보 보호법

우리나라에서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법률이 처음 제정된 것은 1994년이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도 전인, 1994년 1월에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이 제정되었고, 1년 후인 1995년 1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률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공기관이 컴퓨터로 처리하는 개인의 정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신상 정보를 모두 정부에 등록해 관리하고 있는데, 이 정보들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보호 유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제4조 (개인정보의 수집) 공공기관의 장은 사상ㆍ신조 등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현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하여서는 아니된다.
제5조 (개인정보화일의 보유범위) 공공기관은 소관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개인정보화일을 보유할 수 있다.
제9조 (개인정보의 안정성확보등) ①공공기관의 장은 개인정보를 처리함에 있어서
     개인정보가 분실ㆍ도난ㆍ누출ㆍ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한다.

등이 명시되어 있다. 이 외에도 처리정보의 이용 및 제공의 제한, 열람제한, 그리고 개인정보를 변경하거나 말소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률은 아직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 만들어진 만큼, 인터넷 상에서의 개인정보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2000년 전후다. 당시의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이 시대에 맞지 않고 공공기관에 국한되어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개인정보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은 2011년까지 8차례의 개정을 거쳐 존속되었지만, 2011년 현재의 ‘개인정보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2011년 9월 30일부로 폐지됐다.

*본 기사는 SecuN 8월호에 게재된 커버스토리로, 2부로 나누어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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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주원 기자  jwseok@cc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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