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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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쟁점은?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3.08.1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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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2월 말.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에서 수술 중인 환자를 눕혀놓고 생일 파티를 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자칫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해맑은 웃음을 띈 채 장난을 치는 동영상에 대중들이 분노하면서 처음으로 수술실의 CCTV 설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후 대리 수술 방지, 의료진의 과실 여부 판명을 이유로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논의가 지속되었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다가오는 9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시행을 앞두고 여전히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에 수술실 CCTV 설치가 논의된 배경과 시행되는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의 배경

201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서는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각종 성범죄와 사망 사고에 대한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수술실에서 마취한 환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의사에 대한 보도도 있었고, 미용 목적으로 시작한 수술에서 생명을 잃는 이가 나오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특히 논란이 되었던 사건은 2016년 권대희 의료사고 및 사망사고였다.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한 대학생이 성형외과에서 안면 윤곽 수술을 받던 도중 의료 사고로 인한 과다 출혈로 49일간 입원해 있다가 사망한 사건이었다.

문제는 그의 사망이 단순한 의료 사고가 아닌, 대리 수술로 인해 발생한 비극이었다는 것이다. 본래 수술하기로 한 담당 의사는 과다 출혈이 발생했는데, 이를 방치한 채 수술방을 떠나며 간호조무사에게 남은 수술을 떠넘겼다.

그러다 사고로 환자가 사망하자 병원 측에서는 지속적인 거짓말로 책임을 회피했다. 자칫하면 단순 의료 사고로 묻힐 수 있었던 이 사건은 수술실 CCTV에 찍힌 영상으로 진실이 알려졌고, 소송 끝에 대법원에서 병원장에게 징역 3년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 이전에도 의사 대신 간호조무사가 849회나 대리 수술한 병원의 사례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건은 수술실 CCTV 영상 같은 증거가 없이 내부 고발에 의존했기에 문제를 파헤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외에도 대리 수술과 수술실 성범죄 관련 제보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예 의료인이 아닌 의료 기기 회사 영업 사원에게 수술을 맡긴 사건이 있는가 하면, 700여 차례 넘는 수술을 간호조무사가 대리 수술한 사례도 발생했다.

수술실에서 마취한 상태로 옷을 벗고 누워 있는 여성 환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한 사건도 있었고, 환자를 조롱하고 성희롱한 내용이 녹음된 파일이 공개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2018년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공론화되었다. 수술실 CCTV가 없다면 수술실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환자와 보호자는 알 길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수술실은 환자가 의료진에게 자신의 생명을 맡기는 공간인데, 이런 공간의 안전을 의료진의 믿어달라는 말 한마디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수술실 CCTV 설치를 찬성하는 이들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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