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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핵심 산업으로 진화하는 영상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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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핵심 산업으로 진화하는 영상보안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1.04.0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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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보안을 넘어, 정보 산업의 주요 자원으로

융합보안이란 말이 사용된 지도 벌써 수년이 지났다. 융합보안이란 보안 분야를 전통적으로 구분했던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이 서로의 영역을 교차하면서 만들어진 용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고도화되면서 보안의 요구 사항도 점차 늘어났으며,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은 이러한 수요를 충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서로의 영역을 탐하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융합보안은 이제 보안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 속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보안 분야가 바로 영상보안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영상보안은 단순히 융합보안의 한 분류를 넘어, 미래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기대받고 있다.

 

물리보안에서 융합보안으로

과거, IT 기술의 수준이 낮을 때에는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의 영역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시설 경비에서부터 CCTV, 테러 방지, 출입통제 등이 물리보안의 영역이었다면, 인터넷을 비롯한 IT 환경 전반을 보호하는 영역은 정보보안에 속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PC와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는 보안 시스템 등도 정보보안 기술들로 보호받고 있다.

그렇다면 융합보안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어, 출입통제 시스템은 특정한 시설물에 허가된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도록 관리하는 물리보안의 영역이다. 출입통제에는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과거에는 주로 물리적 차단 장치와 경비 등의 관리 요원이 일반적이었고, 특수 시설에서는 금속 탐지기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전통적인 물리보안이다.

그런데 여기에 생체인증 장치가 도입된다고 생각해 보자. 출입이 허가된 사람들의 지문이나 얼굴 정보를 사전에 등록해 놓고, 생체인증만으로 출입을 허용하게 되면, 이제는 생체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이러한 중요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정보보안의 영역에 속한다. 즉, 생체인증 등의 데이터를 통한 인증 방식을 도입한 출입통제 시스템은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의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융합보안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융합보안은 가정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홈에서는 출입통제 시스템인 월패드가 설착되어 있다. 이 월패드는 현관문에 장착된 보안 카메라와 연동되어 있으며, 또한 가정 내 IoT 가전제품의 제어도 할 수 있는 컨트롤센터 역할을 한다. 집 안에 가정용 CCTV가 설치되어 있다면 이 역시 연동이 가능하다. 이 작은 월패드 하나에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이 모두 집약돼 있는 셈이다.

만약 이 월패드가 보안에 취약하다면 현관문이 뚫려 물리적 침입을 허용할 수도 있고, 사이버 침해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가정용 월패드를 시설 단위로 확대하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사무실이 위치한 사무용 빌딩들도 모두 비슷한 방식의 융합보안 시스템으로 관리 및 보호받고 있다. 더 많은 장치, 더 많은 센서, 더 많은 인력이 관리한다는 것만 다를 뿐 기본 개념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보안 업계는 201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융합보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준비를 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가시적인 서비스와 솔루션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 물리보안 기업 중 하나인 ADT캡스는 계열사인 정보보안 기업 SK인포섹과의 합병을 통해 융합보안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났다. 국내 영상보안 1위 기업인 한화테크윈 역시 지난해 정보보안 관련 국제 인증을 취득하는 등 영상보안을 정보보안과의 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영상보안에 스며드는 ICT 기술

영상보안이 정보보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IT 기술들이 영상보안에 접목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초기 영상보안, CCTV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circuit Television)’으로 한정된 구역 내에서 유선으로 연결된 영상 감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IT 기술이 접목되면서 CCTV는 더이상 폐쇄회로가 아니게 됐다. CCTV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이제 서비스 제공 업체의 서버 혹은 관제센터까지 전송되며, 카메라 등의 장치는 외부에서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IT 기술이다.

그런데 이로 인해 새로운 위협이 생겼다. 과거 폐쇄회로 방식에서는 물리적으로 해당 구역을 침입해야 CCTV를 파손하거나 저장장치를 훔쳐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CCTV망에 침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가정용 CCTV의 경우 온라인 해킹으로 사생활을 훔쳐본 사건이 수차례 발생한 바 있다.

또한 공공 기관, 기업, 주요 시설물에 설치된 고가의 영상보안 시스템들도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IT 기술을 도입한 영상보안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온라인을 통한 침투를 방지하는 보안 기술을 탑재해야 한다. 공공 기관 CCTV는 외부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CCTV망을 단독으로 구성해 외부 망과 분리하도록 지침이 내려져 있다.

최신 영상보안 트렌드는 인공지능이다. CCTV는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물을 사람이 직접 판별하지 않더라도 영상 분석 솔루션이 알아서 판별해 주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는 지능형이라는 이름에 비해 실제 탐지 능력이나 영상 분석 성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영상 분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진정한 지능형 영상보안 시스템 개발도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데이터 산업의 중심에 선 영상보안

정확한 영상 분석을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꾸준한 반복 학습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인영상정보 보호법 등에 막혀 영상 분석을 위한 영상 데이터 활용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수십, 수백만 대의 CCTV가 전국 곳곳에 설치되어 하루에도 방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를 모을 수 있지만, 그 대부분은 그대로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이렇게 규제에 막혀 있는 동안 중국은 국가 주도의 방대한 CCTV 망을 구축하고, 여기서 수집한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보안 기업들의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 올렸다. 전 세계 영상보안 분야 1, 2위 기업이 모두 중국 기업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정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될 시 발생할 수 있는 침해 사고, 범죄 등을 생각하면 모든 사람의 개인정보는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

지난해 데이터3법이 시행되고,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향후 비식별 데이터 활용을 위한 방법들이 지속적으로 연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영상 데이터에 포함되어 있는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올 초 큰 논란을 몰고온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사태처럼, 잘못된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미 축적돼 있는 방대한 데이터의 안전한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영상보안은 우리의 삶 곳곳에 깊숙이 침입해 있다. 거리, 사무실, 매장 등에 설치된 CCTV는 물론이거니와 자동차 블랙박스, 스포츠용 액션캠, 스마트폰 카메라도 영상보안의 도구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개인정보 침해의 주범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안전하게 관리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개인정보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이미 전 세계를 유람하고 있을 수도 있다.

영상보안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장치이지만, 수많은 기술들이 얽혀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미래를 위한 매우 중요한 산업 인프라이기도 하다. 만약 산업 인프라로 활용되는 영상보안이 안전하지 않다면 영상보안 장치는 오히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공격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

 

전문 인력 양성 시급

지난 2월, 탈북자가 동해안을 헤엄쳐 귀순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논란이 되었던 건 탈북 남성이 해안에 상륙한 후 군 CCTV에 총 10번 포착됐지만, 감시 부대에서는 이중 8번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감시 장비의 오작동도 아니었다. 감시 장비는 탈북자를 정확히 포착해 알람을 알렸지만, 장비를 운영 관리하는 병력이 오작동으로 판단해 자체적으로 무시해 버린 것이다. 이 사건으로 장비 운용 병사부터 관리 책임자까지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더 큰 문제는 군부대에서 운용하는 과학화 경계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군 경계 초소의 감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주요 시설물에 CCTV와 감지 센서 등을 설치하는 ‘군 과학화 경계시스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도입 이후 십수 년이 지는 지금까지 감시 장비 운영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에도 월북과 탈북을 감시 장비가 모두 놓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첨단 감시 장비의 신뢰성을 손상시키는 사건들이 줄줄이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군부대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들이 전문 인력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2년이 채 안 되는 주기로 교체되는 말단 병사들은 물론이거니와 책임자로 있는 간부들 중에서도 영상보안 전문 인력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관제는 물론이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능력도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장비, 시스템이라도 운영하는 사람의 숙련도가 떨어지면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더욱이 나쁜 마음을 먹고 시스템에 접근한다면 위험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영상보안은 향후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이 소중한 자원을 다루는 인력의 전문성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자원의 낭비를 넘어 수많은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비단 군부대의 문제만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아직 전문적인 관제 요원 육성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전문적인 영상 데이터 취급자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영상보안 본연의 분야에서도, 또 ICT 산업 발전을 위한 데이터 산업 분야에서도 각각의 영역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시급히 양성해야만, 우리의 미래도 더욱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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