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 이어폰에서 자동차까지 대세로 떠오른 ‘노이즈 캔슬링’, 사고 위험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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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전] 이어폰에서 자동차까지 대세로 떠오른 ‘노이즈 캔슬링’, 사고 위험성은?
  • 전유진 기자
  • 승인 2021.03.18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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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캔슬링 울리는 위험 경보

최근 무선 이어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이제는 유선 이어폰보다 무선 이어폰을 착용한 사람들의 모습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한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무선 이어폰 시장은 2020년 3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24%의 성장세를 보였다.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기능 역시 속속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요즘에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사고 위험도를 높인다고 경고하면서 사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노이즈 캔슬링은 버스나 지하철 등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감소시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집중하게 하는 기술이다. 1986년 전투기 조종사들이 제트·로켓 엔진 소음 속에서도 원활하게 의사소통 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현재에는 음악 감상을 위한 헤드셋까지 그 범위가 확대돼 어느덧 우리 일상에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스며들게 됐다.

주변 소음을 줄이는 데는 창문을 닫거나 소음을 소음으로 맞서는 방법이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도 소음을 차단하는 방식에 따라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NC)과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PNC 기술은 물리적으로 귀를 막아 소음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커널형 이어폰, 헤드셋, 그리고 가수들이 무대에서 사용하는 인이어 이어폰 등이 PNC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반면, ANC 기술은 소음을 소음으로 막는다. 외부 소리를 받아들이고 그 소리의 반대가 되는 음파를 쏘아 귀가 느끼기에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한다. 진동의 크기는 같지만 진행 방향은 반대인 다른 파동을 만나면 사라지게 되는 소리 파동의 ‘간섭 현상’을 이용했다.

ANC가 적용된 이어폰이나 헤드셋에는 외부 마이크가 탑재돼 있는데, 일단 이 외부 마이크가 소음을 감지하면 수집된 소음의 파형을 분석하고, 분석된 소음의 파형과 반대인 파형을 내부의 스피커로 보내준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의 영역은 점차 발전해 최근에는 자동차에까지 ANC 기능이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어폰과 원리는 같다. 차 천장에 달린 엔진과 바깥의 소음을 수집하는 마이크가 소리를 분석해 조수석에 있는 스피커가 소음과 반대되는 신호를 차량 내부로 보내 결국, 소음이 무음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우리에게 언제나 편리함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에어팟 프로를 착용하고 공원을 달리던 여성이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30대 한 여성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에어팟 프로를 낀 채 조깅 중이었으며, 갑자기 쓰러진 나무에 깔려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동생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에어팟을 착용하지 않았다면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를 듣고 몸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어폰을 착용하는 보행자는 주변 소음에 둔감해져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한다. 실제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4~2016년 국내 보험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의 분산 보행 시 음악 청취, 통화 등 이어폰을 꽂고 보행하는 비율은 50.4%로, 문자전송 등 휴대전화 조작(40.9%)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음악 청취(17.1%)나 휴대전화 통화(13.9%)를 하면서 무단횡단하는 비율(31%)은 휴대전화를 조작하면서 무단횡단(14.2%)하는 비율의 두 배에 달했다.

보행 시 이어폰을 끼면 음악의 볼륨을 크게 듣거나 흘러나오는 소리에 집중하게 되면서 차량이 접근하는 소리·경적 소리를 구분하지 못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이제는 이어폰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장착되면서 그 위험성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는 “보행 중 전자기기 사용 관련 법안을 만들어 제재를 가함으로써 위험 행동을 예방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노력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생각한다. 보행 중에는 무선 이어폰 사용을 되도록 지양하고 부득이하게 긴급한 통화 시에는 한쪽 이어폰만을 착용하거나 보행 중에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차단하는 등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경각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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