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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방사능 폐기물 유출..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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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방사능 폐기물 유출.. '아무도 몰랐다'
  • 최형주 기자
  • 승인 2020.03.2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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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와 다른 설치 및 운영 30년 동안 아무도 몰라.. 30년 간 470~480ℓ 꾸준히 방사능 폐기물 방출

[CCTV뉴스=최형주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월 21일부터 진행해온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KAERI) 자연증발시설 방사성물질 방출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방사성 물질의 방출 원인은 설계와 다른 설치·운영인 것으로 드러났다.

 

■갑작스럽게 높아진 방사능 농도

자연증발시설은 원자력안전법 제35조제2항에 따라 지난 1989년 ‘사용후핵연료처리사업’으로 승인한 시설이다. 그런데 KAERI 정문앞 하천토양 방사능 농도가 2019년 4분기 25.5 Bq/kg 이라는 특이값을 보였다.

이에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KINS) 조사팀을 현장에 파견해 ▲인허가 단계부터 최근까지의 검사기록 ▲시설운영 기록 ▲방사선환경 조사기록 ▲CCTV 영상 ▲재현실험 등을 활용해 조사했다. 결과적으로 원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을 받은 설계와 다른 설치 및 운영 때문이었다.

 

■ 30년동안 잘못 운영된 방사능 폐기물 시설.. "아무도 몰랐다"

기존 승인 받았던 자연증발시설은 극저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185 Bq/ℓ 이하)을 지하저장조(86만ℓ)에 이송 받아, 이를 끌어올려 3층의 공급탱크에서 2층에 길게 늘어뜨린 증발천에 흘려보내 태양광 자연증발 시키고 남은 방폐물을 다시 지하저장조로 보내는 폐순환 구조였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는 인허가 받은 설계에는 없는, 지하에 외부배관으로 연결된 바닥배수탱크(600ℓ)가 설치돼 있었고, 1층의 일부 배수구가 바닥배수탱크로 연결된 상태로 1990년 8월에 건설돼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자들은 지하저장조(86만ℓ) 외에 바닥배수탱크(600ℓ)가 별도로 설치된 상황을 몰랐으며, 1층의 모든 배수구는 지하저장조와 연결된 폐순환 구조로 인지하고 있었다.

 

■ 미숙한 운전으로 유출된 방폐물, 지난 30년 동안의 잘못도 들춰

CCTV 영상과 재현실험 등을 통한 방출량 조사 결과, 2019년 9월 26일 필터 교체후 밸브를 과도하게 개방한 상태에서 미숙한 운전으로 2층 집수로에 넘침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약 510ℓ의 액체 방폐물이 외부로 누출됐다.

또한 매년 11월경 시설 가동 후 동절기 동파방지를 위해 운영을 중단하고 모든 액체 방폐물을 지하저장조로 회수하는 과정에서는 필터하단 배수구로 일부 방폐물(연간 470~480ℓ)이 바닥배수탱크로 유입되어 외부로 누출된 것도 확인됐다. 결국 1990년 8월 건설 이후 30년 간 방폐물을 연간 470~480ℓ씩 꾸준히 방출해 온 셈이다.

자연증발시설 방사성물질 방출경로

 

■ 조사결과 주변 토양 문제없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KAERI와 KINS가 각각 독립적으로 측정한 방사선환경조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매년 11월경 방사성물질이 방출되었음에도 하천수에는 모두 최소검출농도 미만으로 확인됐다”며 “KAERI 정문앞 하천토양 방사능 농도는 2019년 4분기에 확인된 25.5 Bq/kg 이라는 특이값 외에는 특이사항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외부로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KINS 조사팀은 그동안 분기별 KAERI 주변 방사선환경조사에서 특이사항이 없었던 이유로 “ 세슘-137 등이 토양 등에 잘 흡착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자연증발시설에서 방출된 후 정문앞 덕진천까지 약 1.5 km를 흐르는 동안 KAERI 부지 내 토양에 흡착돼 덕진천 등 하천수 및 하천토양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9년 4분기의 특이값에 대해서는 “2019년 9월 26일 운전 미숙으로 510ℓ를 방출한 후 측정된 2019년 4분기 측정에서 특이값이 나타난 것은 19년 10~11월 사이 강수량(200 mm)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때 일부 방사성물질이 부지 외부로 흘러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5년부터 2019년까지의 KAERI 정문앞 배수구 하천토양 세슘-137 농도분석 결과

조사팀은 또 “방출된 세슘-137 등 방사성물질은 대부분 연구원내 우수관 표면, 맨홀 토사 등에 흡착되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방사성물질이 전량 외부환경으로 방출되었다는 가정 하에 연간피폭선량을 평가해 본 결과 일반인 선량한도(1 mSv)의 약 3백만분의 1에서 3,700분의 1 수준”이라고 전했다.

 

■ 30년 동안 정말 몰랐을까? 결국 KAERI 그 자체가 원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번 사건의 근본원인으로 KAERI의 전사적 관리체계와 설계기반 형상관리 미흡, 수동식 운영체계, 안전의식 결여로 분석했다.

이에 위원회는 KAERI의 ▲1백여 개 원자력 및 방사선이용시설의 인허가 사항 ▲시공도면과 현재 시설 상태간 차이가 없는지 전면조사 ▲연구원내 환경방사선(능) 조사지점 확대 ▲방폐물 관련 시설의 운영시스템 등 최신화 ▲안전관리 조직의 총괄기능 강화 ▲외부기관이 주관하는 안전문화 점검 등의 ‘KAERI 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의 세부이행 계획’을 수립해 차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연증발시설 등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정기검사 횟수를 두 배로 확대하고, KAERI에 대한 ▲현장 상시점검을 위한 전담조직 설치와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원안위의 안전규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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