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급 중국산 부품으로 DIY한 카메라 납품하다 들통 ‘부산 CCTV 납품비리’
상태바
저급 중국산 부품으로 DIY한 카메라 납품하다 들통 ‘부산 CCTV 납품비리’
  • 신동훈 기자
  • 승인 2018.08.22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기 업체는 저가 부품 바꿔치기 교체, 담당 공무원은 업무태만으로 방치 ‘총체적 난국’

[CCTV뉴스=신동훈 기자] 부산시에서 CCTV 납품비리 사건이 일어났다. 200만 화소 풀HD CCTV를 버스전용차로 CCTV로 납품한다고 시방서에 작성한 뒤 브랜드도 없는 DIY한 카메라 또는 하니웰, 원우이엔지, 삼성테크윈 등 오래된 모델 제품을 납품한 것도 모자라, 캡처보드도 저급 중국산 부품으로 교체했다. 담당 공무원 역시 부정·불법행위를 방치해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부산경찰청에서 압수한 사기 업체가 은닉했던 골드바와 현금다발(자료: 부산경찰청)

부산지방경찰청 형사과 광역수사대는 부산시 버스전용차로 단속 CCTV 납품업체가 저가 부품을 납품해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기 업체인 CCTV 설치 납품업체는 2016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노후화 CCTV 19대 교체와 BRT(긴급 버스 교통 체계) 5대의 설치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방서와 다른 저급 부품 납품과 유지보수 명목으로 총 8억 4000만 원 상당을 편취했다.

또한, 증거인멸 목적으로 CCTV를 무단 교체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등 범죄 수익금 몰수에 대비 25억 원 상당의 골드바(1kg, 45개)를 구입해 은닉했다고 부산경찰은 밝혔다. 부산시 담당 공무원도 CCTV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정기적 점검 등 예산을 엄격히 관리·감독해야 하나, 부정·불법행위를 방치해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하는 등 총 13명을 특정경제범죄처벌법(사기) 및 범죄수익은닉, 직무유기 등으로 형사입건됐다.

CCTV 납품비리에 걸린 제품을 철거중이다.(자료: 부산경찰청)

200만 화소 → 41만 화소 카메라로 둔갑 왜 몰랐나?

해당 사건은 첩보를 입수한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 4월 13일 부산시청을 압수수색한 뒤, 약 4개월 간 조사 끝에 나온 결과이다. 사기 업체는 부산시 국내산 200만 화소 CCTV 카메라를 납품하도록 시방서에 작성한 뒤, 41만 화소의 저가 카메라를 설치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측에 문의한 바로는, 설치한 카메라 중 모델명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삼성테크윈 SDZ-370(2010년 이전 출시한 제품으로 현재는 단종된 모델)뿐이고, 원우이엔지&하니웰(Honeywell) 등 로고가 찍힌 카메라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이크비전(Hikvision) 또는 다후아(Dahua) 등 유명 중국 브랜드가 찍힌 것은 없었고 대부분 카메라가 사기 업체에서 저급 중국산 부품을 가져다 직접 DIY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한 캡처보드와 CCTV (자료: 부산경찰청)

품질이 나쁜 카메라를 사용하다 보니 실제로, 야간 또는 우천 시 위반 차량번호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단속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여기에 더해 해당 업체는 카메라 영상을 받아보는 캡처보드 교체시 시방서와는 다른 저급 중국산 부품으로 교체했다고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측은 전했다.

현재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하고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이 바뀐 뒤 국내에서는 더 이상 삼성 로고가 찍힌 CCTV가 팔리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담당자들은 삼성 로고가 찍힌 카메라를 납품하려고 한다면 한번 더 확인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로고도 없는 저가 DIY 카메라(자료: 부산경찰청)
중국산 저급 캡처보드(자료: 부산경찰청)

이 외에 사기 업체는 함체 받침대, 동축 케이블 등 부품들도 교체 전 부품(중고 부품)을 그대로 재사용해 계약시 규격을 어겼다. 특히 설치 업체 대표는 매년 유지보수 용역 시, 월 1회 이상 현장 정기점검을 실시해야 함에도 부산시청 내 중앙관제센터 PC에 몰래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해 CCTV 정상 작동 여부만 원격으로 확인하고, 현장 정기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 정기점검 보고서 상 내용과 사진을 2~3개월 단위로 복사, 붙여넣기 방법으로 허위 사문서를 작성했다.

담당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업체가 제출한 매월 유지보수 대금 청구서와 보고서를 토대로 설치 업체를 입회시켜 유지보수에 대한 정확한 이행 여부를 점검, 관리해 검사조서를 작성해야 하나, 이행치 않아 직무 태만으로 확인됐다.

특히 업체 대표는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이후 범죄 수익금 몰수에 대비해 전 재산 25억 원을 현금으로 인출, 골드바 1kg 45개를 구입했으며, 광역수사대는 골드바 등을 추적한 결과 구입한 골드바와 현금(5만 원권, 1억 2000만 원)를 동생에게 교부해 숨기도록 한 정황과 동생이 자신의 회사 화장실 천장 등 3개소에 은닉한 사실을 밝혀내 범죄 수익금으로 압수 조치했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토착비리 사범 등 각종 불법행위를 강력한 단속으로 근절시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며, 법 위반자는 끝까지 추적수사할 것”이라 덧붙였다.

외부 하우징은 국내산, 내부는 저급 중국산 부품 교체 주의 요망

이번 케이스는, 단순히 국내산 → 중국산 카메라 둔갑이 아닌, CCTV를 잘 아는 업자의 교묘한 사기 수법으로 봐야 한다. CCTV는 하우징과 같은 하드웨어와 더불어 칩, 센서, 보드, 렌즈, IR LED 등 다양한 전자부품의 집합체이다. 특히 CCTV의 핵심 부품인 센서는 일본의 소니(Sony)가, 칩은 중국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이 거의 독점해 납품하고 있다. 이처럼 CCTV는 여러 나라의 부품들이 모여 만들어지고, 국내산 CCTV도 일부 중국산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고 있다. 이번 케이스가 문제되는 것은 시방서 규격에 적힌 제품이 아닌 오래된 제품 또는 저가 부품으로 DIY한 제품을 바꿔치기해 설치했다는 점과 캡쳐 보드도 중국산 저급 부품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은 저급의 부품을 들여오기 쉽다는 문제도 있다. 현재 중국은 심천 화창베이와 같은 전자상가에서 CCTV 부품을 아주 저렴하게 구입해 누구나 손쉽게 CCTV를 뚝딱 조립할 수 있다.  CCTV 하우징만 국내산인 것처럼 속이고 내부 부품은 중국산 저급 부품으로 조립해 속이는 경우가 많으니, 담당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