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안] '짝퉁' 파는 가짜 쇼핑몰 피해자 급증!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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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보안] '짝퉁' 파는 가짜 쇼핑몰 피해자 급증!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 오현지 기자
  • 승인 2023.09.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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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여성 A씨는 자신의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로 티파니앤코(TIFFANY&CO) 목걸이를 구매했다. 목걸이에 때가 껴서 티파니앤코 매장에 방문했는데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정품이 아니라서 AS를 해줄 수 없다”는 직원의 말에 A씨는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A씨가 구매한 것은 가품이었다. A씨는 “티파니앤코 공식 쇼핑몰인 줄 알았는데 가짜일 줄 몰랐다”라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이미 구매한 쇼핑몰은 없어진 뒤였다. 

[출처 : 한국소비자보호원]
SNS 광고 사례[출처: 한국소비자원]
[출처: 한국소비자보호원]
가짜 사이트 메인 화면[출처: 한국소비자원]

 

명품으로 속인 가짜 쇼핑몰 판치는 이유

최근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유명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가품을 마치 진품인 것처럼 속여 판 쇼핑몰에 대한 주의를 내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티파니앤코 공식 쇼핑몰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꾸민 가짜 쇼핑몰에서 피해를 입은 사례가 17건 접수됐다. 

유명 브랜드를 도용한 가짜 쇼핑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높은 가격대로 청소년들에게 '등골 브레이커'로 알려진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도 당했다. 한국소비자원은 201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노스페이스 사칭 사이트와 관련된 소비자 상담만 21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명한 브랜드 상품을 사칭한 쇼핑몰에 소비자가 쉽게 현혹돼 경제적 피해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해 소비자의 대부분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광고를 통해 가짜 쇼핑몰 사이트에 접근했다. 가짜 쇼핑몰 홈페이지 주소, 이메일 주소에서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어 의심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티파니앤코 사칭 쇼핑몰은 전속 모델 사진까지 버젓이 올라와 의심을 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명 브랜드를 사칭해 수많은 소비자를 농락하는 쇼핑몰이 끊이지 않고 계속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을 고가 브랜드로 찾는 소비 성향이 굳어진 반면, 계속된 경기 침체로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고가 브랜드를 사기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악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을 업계는 '불황형 피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공식 인증점이라더니, 피해는 소비자가 떠안아

한때 오픈마켓에서 고가의 전자제품을 팔면서 가격이 좋은 제품은 '품절'을 붙이고 문의를 받으면 가짜 쇼핑몰로 안내하는 사기가 기승을 부렸다.

"오픈마켓이 아니라 자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가입하면 더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소비자를 유혹했고 여기에 속은 소비자가 돈을 입금하자마자 가짜 쇼핑몰을 없애 연락 두절된 피해 사례가 많았다.

오픈마켓에서 공식 인증점이라는 이미지만 보고 판매자를 믿은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가전제품 사기 판매 사이트가 2020년 3건에서 2021년 11건, 2022년 32건으로 증가했다. 

소비자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오픈마켓들은 부랴부랴 "판매자가 현금 결제를 유도할 경우 바로 고객센터로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공지를 소비자들에게 수시로 노출시키면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다만, 최근 젋은 세대가 자주 찾는 가방, 의류 등 패션 쇼핑몰 고객을 노리는 피생 범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유명 패션 쇼핑몰에서는 개인정보를 무단 도용해 피해자에게 가상 계좌로 결제를 유도한 후 입금액을 가로채거나, 피해자가 가상 계좌로 입금하면 바로 주문을 취소하고 자신의 계좌로 환불을 받는 방식의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점차 사기 유형이 다양해지고 대범해지면서 롯데, 신세계(쓱) 등 대형 유통 기업을 모방한 가짜 쇼핑몰까지 등장해 대형 유통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속아서 유명 브랜드의 가짜 제품을 구매했다고 해서 오픈마켓이나 해당 브랜드가 이에 대해 보상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소비자 스스로 조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개인정보는 소비자 스스로 챙겨야 안심

신종 쇼핑몰 사기는 나날이 진화하고 있지만 사기 쇼핑몰에 접속해 결제한 소비자가 피해를 보상 받기란 쉽지 않다. 피해를 봤다고 소비자가 주장하더라도 사기 쇼핑몰 운영자가 잠적하면 손해 배상을 청구하기도 어렵고, 설령 사기꾼을 잡는다 해도 제대로 보상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소비자 스스로가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흔한 사기 방식은 '가짜 쇼핑몰의 광고'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가짜 쇼핑몰 홍보 광고를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SNS에 올라온 광고를 보고 쇼핑몰을 접속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쇼핑몰의 홈페이지 주소가 공식 쇼핑몰 주소와 일치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짜 쇼핑몰도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브랜드 로고, 전속 모델 등이 버젓이 있다고 해서 신뢰하면 안 된다. 가짜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가품이 오거나 입금 후 회원 정보 삭제, 홈페이지 폐쇄 등의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결제하는 곳의 국적, 물건을 배송하는 곳의 국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사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최근 쇼핑몰 사기는 국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가짜 쇼핑몰을 만들거나 명의를 도용한 계좌를 만들어 수사망을 피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한 가상 계좌로 입금하면 환불 받을 방법이 정말 없어 자세히 확인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가짜 쇼핑몰은 홈페이지 주소, 이메일 주소 등에 회사명과 브랜드명을 교묘하게 노출한다. 롯데, 신세계 등 유명한 대기업의 이름을 일부 포함시킨 가짜 쇼핑몰 사이트도 발견된 만큼 쇼핑몰 이름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쇼핑몰 사이트 이름을 확인했다면 신뢰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에 이름을 직접 입력해 접속하는 방법도 있다. 포털 사이트는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공식 쇼핑몰을 안내하고 있다.

오픈마켓 쇼핑몰을 매개로 실행되는 사기 판매는 결제 방식에 주의해야 한다. 결제는 반드시 오픈마켓 쇼핑몰 사이트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판매자가 다른 쇼핑몰 가입을 유도해 결제하게 하거나 현금 결제 시 할인 등의 조건을 제안하면 의심해야 한다. 이렇게 오픈마켓 외부에서 성사된 거래에 대해서는 오픈마켓에서 보상을 해 주지 않는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짜 쇼핑몰 사이트에서 제품 구매를 위해 가입한 정보가 다른 곳에서 악용될 가능성도 높다. 해킹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밀번호는 다른 쇼핑몰과 다르게 설정하고, 연락처 등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노출하는 것이 좋다. 개인 신상 정보와 계죄 번호 같은 민감한 금융 정보가 함께 노출되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아차!' 하는 순간 당하는 문자 피싱 사기

소비자가 가짜 쇼핑몰에서 가품을 사지 않았는데도 당하는 신종 문자 사기도 있다. 지난해 유명 쇼핑몰을 사칭한 결제 피싱 문자가 발송됐다. LF몰, 세계직구, 메이시스 등을 사칭해 "70만원 상당의 금액이 결제됐다. 본인이 아니라면 피해구제센터로 문의하라"는 문자 내용에 유통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사실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피싱 문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국제 전화번호로 발송된 문자였기 때문이다. 피싱 문자에서 언급된 해당 쇼핑몰들은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LF몰은 "당사를 사칭해 특정 번호로 신고를 유도하는 문자가 전송되고 있다. LF몰은 'LF몰 알리미'로 주문과 배송을 안내하며 고객에게 연락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는다. 이런 문자는 즉시 스팸 처리하고 삭제해야 한다"라고 신속하게 안내했다. 

이런 사칭 문자, 출처가 불확실한 문자를 받으면 스팸 신고하고 즉시 삭제해야 한다. 잘 모르고 문자 속 링크를 눌렀거나 통화를 하는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면 경찰청,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가짜 쇼핑몰, 오픈마켓 사기 판매자에 대한 피해를 입었을 때의 대응책을 내놨다.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서는 사기 의심 사이트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연락 두절, 사이트 폐쇄, 사업자 연락 정보 미기재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검토해 사기 의심 사이트가 발견되면 해당 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는 주소, 연락처, 공식 홈페이지 등 사업자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거래 내역, 이메일 문의 내용, 사진 등 피해 입증 자료를 구비해, 신용카드사에 '차지백 서비스' 또는 페이팔의 '분쟁 및 클레임'을 속히 신청해야 한다. 

차지백 서비스란 소비자가 사업자와 연락 두절, 오배송, 배송지연 등의 피해를 입었을 때 신용카드사에 승인된 거래를 취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드사는 내부 규정에 따라 구입일로부터 120일 또는 180일 이내에 취소 요청을 받고 있다.  

페이팔 분쟁 및 클레임은 소비자가 페이팔 분쟁해결센터를 통해 판매자에게 환급 또는 계약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서비스로 피해 발생 시 구매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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