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소방, 약 70년간 화재·시보 알리던 모터사이렌 서천에 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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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소방, 약 70년간 화재·시보 알리던 모터사이렌 서천에 현존
  • 이지안 기자
  • 승인 2021.07.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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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소방본부는 화재가 나면 소집경보를 발령하고 정오가 되면 시보를 울리던 용도로 사용했던 모터사이렌 중 나팔(horn)이 부착된 개량형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충남 서천에 단 한 대가 남아 있다고 12일 밝혔다.

경종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대를 소집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선초부터 있었다. 이때는 종루에서 대종을 치는 방식으로 한성부는 종루에 올라가 망을 보고 있다가 불이 난 것을 발견하면 종을 울려 사람들을 모았다. 이런 타종방식은 일제강점기까지 이어졌다.

일반형 모터사이렌탑과 나팔부착형 소방사이렌탑 [사진=충남도]
일반형 모터사이렌탑과 나팔부착형 소방사이렌탑 [사진=충남도]

소방서가 생기면서 종의 크기는 조금 작아졌지만 망루에서 경계근무를 하다가 종을 치는 방식은 동일했다. 이후 사이렌이 발명되면서 10m 정도의 높은 철제탑을 만들어 전기로 작동하는 대형모터사이렌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이후 모터사이렌은 전자식 확성기 사이렌이 보편화되기 전까지 약 70여 년 동안 사용됏고 정오를 알리는 시보(時報)와 민방공 공습경보에도 이용되어 1970년대 이전의 출생자라면 사이렌 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있다.

모터사이렌은 기계장치를 이용한 신식경보장비의 출발이면서 소방경보 발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였던 1924년 남대문소방힐소(경성소방서의 전신)에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모터사이렌이 설치되었다. 이후 전국으로 점차 확대되기 시작해 1930년대에는 전국 대부분의 읍면단위 소방대에 사이렌탑(소방망루 겸용)이 설치됐다.

1913년부터 1924년까지 정오를 알려주던 오포(午砲)가 비용과 안전문제로 폐지되면서부터는 소방사이렌이 시보기능을 수행했고 민방위 경보도 발령했다. 

이후 1970년부터 전자식 확성기로 된 민방공사이렌이 설치되기 시작하고 소방통신이 발달하면서 1980년대 이후 대도시지역에서는 소방사이렌의 사용이 거의 중단되었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1990년대까지도 의용소방대원 소집통보용과 주민경보용 등으로 자주 사용됐다.

소방사이렌탑이 근대과학사에서 차지하는 가치와 발달사를 연구한 조선호 소방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59대 정도의 소방사이렌탑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중 75%인 44대가 충남 지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중에서 전방과 후방으로 경보가 울리는 방식보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전되어 360도 전체로 경보를 울리는 방식인 나팔(horn) 부착형은 현재까지 서천읍에 단 한 개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것은 전국에서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에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아직 서천읍 소방사이렌탑의 정확한 이력이 발굴되지 않은 상태지만 여러 가지 사료로 추정할 때 1960년대를 전후해 설치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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