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와 현실의 조우...생기원, SF 영화 속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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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세계와 현실의 조우...생기원, SF 영화 속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 개발
  • 황민승 기자
  • 승인 2021.04.08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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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움직임을 가상세계에서 구현
햅틱슈트 통해 촉감·역감(力感)까지 전달
생기원이 개발한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 [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생기원이 개발한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 [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현실에서의 움직임을 가상세계 속에서 그대로 구현하고, 촉감까지 전달해주는 SF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햅틱 부트 슈트' 초기 버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실제로 개발됐다. 

미래세계를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3차원 가상세계 ‘오아시스’가 등장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제한된 실제 공간에서 고글과 헤드셋, 글러브 등으로 구성된 ‘햅틱슈트(Haptic-suit)’를 착용하고 트레드밀을 걸으며 오아시스를 자유롭게 탐험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휴먼융합연구부문 권오흥 박사 연구팀이 이 영화에서처럼 가상공간 속에서 현실 속 움직임 재연하면서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을 개발했다.

체험자는 가로 5m, 세로 5m 크기의 세트장 안에서 공압(空壓)을 이용해 압력과 진동을 상체에 전달해주는 햅틱슈트를 입고 몸을 와이어 장비에 연결한 다음, 가상현실 속으로 접속하게 된다.

현재 개발된 콘텐츠에서는 체험자가 원하는 대로 현실과 가상 간 몇 가지 물리적 상호작용을 수행할 수 있다. 일례로 실제 컵을 들어 가상에서 물을 마신 후 컵을 깨뜨리거나 게임 속 동물을 쓰다듬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그 때의 촉감과 역감(力感)이 햅틱글러브를 통해 체험자의 손에 전달돼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손뿐 만 아니라 두 발로 걷는 것 역시 구현됐다. 트레드밀 위를 자연스럽게 걸어가면 가상의 긴 외나무다리를 통과할 수 있으며 코스를 다 걷고 난 후 원위치로 복귀하게 된다.

생기원 휴먼융합연구부문 권오흥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체험 플랫폼은 크게 터치센서, 햅틱슈트, 트레드밀, 와이어와 관련된 4가지 핵심 요소기술들로 구성돼 있다.

먼저 터치센서는 물체와 접촉했을 때의 위치와 압력 정보를 약 90%의 정확도로 동시 측정해주며, 햅틱슈트는 가상환경 내의 아바타와 사물 간 접촉을 인지해 가상의 감각을 몸에 전달해줌으로써 현실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트레드밀 기반의 전 방향 이동 기술은 초당 1m의 속도로 앞을 향해 걸어가면서 사용자의 회전동작에 따라 수평이동까지 가능해 걸어갈 수 있는 가상공간을 무한대로 확장시켜준다.

아울러 슈트와 연결된 와이어 기술로 1m 이상 상승할 수 있어 체험자가 무중력 또는 자유낙하 상태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각 기술들은 6년의 기간 동안 생기원에서 독자 개발한 R&D 성과다. 권 박사팀은 최종적으로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해 체험형 시뮬레이터를 완성해냈다.

개발된 시스템은 개인의 혼합현실 체험을 위해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된 고도의 통합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VR기기는 놀이기구를 타듯 수동적인 체험만 가능해 멀미가 심했던 반면, 생기원의 플랫폼은 체험자가 가상환경 내에서 원하는 대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멀미 극복에도 효과적이다. 차량 운전자가 차의 진행방향을 미리 알아 멀미를 느끼지 않는 것과 동일한 이치다.

생기원은 향후 실감콘텐츠만 확보되면 각종 훈련이나 재활치료 목적의 시뮬레이터로도 이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 디바이스나 영상 촬영용 XR스튜디오 등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흥 박사는 “생기원 대표기술인 ‘키-테크(Key-Tech)’ 성과 중 하나로서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는 ‘메타버스(Metaverse)’의 태동을 알리는 기술”이라며, “체험 플랫폼의 크기를 줄이고 제작비용도 낮춰 2~3년 내에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관련 논문 4편을 발표하고, 3건의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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