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보행자에게는 얼마나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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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보행자에게는 얼마나 안전할까?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1.03.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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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사고 일으킨 자율주행차, 안전이 최우선 과제

자율주행차는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해 줄 미래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래서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ICT 관련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완전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자율주행차가 완벽히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탑승자의 안전은 물론이고, 거리에 다니는 보행자의 안전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자율주행차는 허용된 도로에서만 달리도록 제어돼야 하고, 교통 상황과 법규에 따라 적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장애물 출현 같은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차에는 수많은 센서와 IT 장치들이 탑재돼 있다. 그 중에서도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은 자율주행차가 차 간 거리를 유지하고 장애물을 탐지해 대응하기 위한 필수 장치들로 분류된다.

그런데 지난 2018년 3월 우버가 테스트 중인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율주행차의 보행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고 시간은 야간이었고, 사망한 보행자는 횡당보도가 없는 구역에서 자전거를 끌고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다. 블랙박스가 공개된 후 야간에 무단횡단을 시도한 보행자의 잘못을 지적하며, 자율주행차가 아닌 사람이 운전했으면 보행자를 피하다 더 큰 2차 사고를 일으켰을 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설령 카메라의 시각 정보로 야간 보행자를 파악하지 못했더라도, 레이더와 라이다 센서로 보행자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어야 했다며, 자율주행차의 결함을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 조사 결과 사고를 일으킨 차량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무단횡단 보행자를 인식하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 발견됐다. 이 사건 이후 우버는 북미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테스트를 중단했다.

자율주행차로 인한 사망 사고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5월에는 오토 파일럿으로 주행하던 테슬라 모델 S가 좌회전하는 컨테이너 트레일러의 아래쪽으로 그대로 돌진해 운전자가 치명상을 입고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사고 당시 테슬라 모델 S에 장착된 센서는 트레일러 하단 공간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테스트 중 발생한 충돌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의 센서로 장애물을 인식하고, 인공지능(AI)으로 상황을 판단해 대응한다. 앞서 언급한 두 개의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보행자 사고의 경우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있었고, 탑승자 사고의 경우에는 센서에 결함이 있었다. 이처럼 어느 한 부분에서만 결함이 발견돼도 목숨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모든 기계적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해도, 위급 상황에서 탑승자의 안전을 우선할 것인지, 보행자의 안전을 우선할 것인지, 윤리적인 판단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을 6단계로 나누어 놓고, 현재의 기술 수준을 4단계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2022년부터는 부분 자율주행차부터 상용화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자율자동차 보급은 빠르게 추진되고 있지만, 아직 관련 법 정비와 안전 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는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춰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도심 곳곳에 폭이 좁은 이면도로나 골목길이 많은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보행자의 안전을 어디까지 지켜줄 수 있을지도 고민해 봐야 할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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