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대한민국 영상보안 산업을 빛낸 사람들 ④ - 이동원 대표
상태바
[연재기획] 대한민국 영상보안 산업을 빛낸 사람들 ④ - 이동원 대표
  • 이형용 기자
  • 승인 2021.06.14 1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원 제이더블유씨네트웍스 대표이사 인터뷰

지금은 사라졌지만, 서울 청계천은 한때 우리나라 유통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곳이다. 각종 잡동사니부터 전자제품, 심지어 비합법적인 물품들까지 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청계천이었다. 우리나라 전자 산업의 뿌리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CCTV 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제이더블유씨네트웍스(JWC Networks, 이하 JWC)의 이동원 대표는 20대 젊은 나이에 바로 이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CCTV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18년이 지난 지금, JWC는 연 매출 200억 원대의 영상보안 전문 업체로 성장했다.

이동원 JWC네트웍스 대표이사
이동원 JWC네트웍스 대표이사

 

Q. 처음 CCTV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청계천에서 전자부품 매장을 하셨는데, 부모님 매장에 자주 나가 이것저것 일을 도와 드리면서 자연스럽게 사업가의 꿈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저도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CCTV가 전 세계적 시장에서 전성기를 누릴 때 국내 유통의 메카는 청계천 세운상가와 용산 전자상가였는데, 이 중 청계천 CCTV 골목이라 불리는 곳에서 전자부품 등을 유통했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CCTV 카메라, 리코더 등을 취급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CCTV의 발전 가능성을 알게 되어 세운상가에 CCTV 전문 매장을 꾸리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2003년, JWC의 전신인 진원CCTV를 시작하게 됐다.

 

Q. 작은 매장이 18년만에 연매출 200억 원대의 회사로 성장했다. 성장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2003년에는 청계천의 여느 매장과 비슷한 환경으로 기존 부품업을 할 때의 많은 거래처들에게 CCTV 품목도 병행 판매하면서 성장 발판을 만들었다. 그러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 거래를 벗어나 CCTV 제조사의 총판 및 대리점과 다수 계약하여 삼성전자, LG전자, 아이디스, 코디콤, 아구스, 큐텀, CNB 등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면서 판매 수량을 꾸준히 늘려갔다.

2010년경에는 CCTV 산업계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정부가 CCTV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중국 내 막대한 수요를 바탕으로 가성비 좋은 CCTV를 전 세계에 공급했다. 이에 우리나라 CCTV 제조사들의 입지가 급속도로 약화되면서 수출 경쟁력이 사라져 거래처였던 많은 중소 제조사가 문을 닫거나 심각한 경영 위기에 놓이게 됐다.

제조사가 폐업을 하면 제품을 판매한 대리점과 구매한 업체, 소비자는 사후 서비스를 놓고 다툴 수밖에 없었다. 이는 지속 가능한 거래처를 놓치는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됐다. 고민 끝에 거래처들과의 신뢰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유통 판매만이 아니라 직접 제조에도 뛰어드는 선택을 했다. 2012년부터 제조 및 개발의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고, 오랜 시간 거래해 왔던 1000여 개의 국내외 기업들의 협력을 통해 지금에 이르게 됐다.

특히, CCTV 생산을 위한 라인 및 DVR 개발에 필요한 연구소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를 통해 2014년부터 본격적인 제조업체 제이더블유씨네트웍스로 모습을 바꾸어 현재는 개발, 제조, 유통을 모두 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회사가 됐다.

 

Q. 현재 JWC의 실적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2017년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 원대를 돌파하고 매년 15%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올해 2021년에는 연매출 220억 원을 목표로 전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뛰고 있다. 지금 JWC를 있게 한 것은 기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투자가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시장은 항상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속도는 더욱 더 빨라졌다. 변화가 두려운 사람에게는 적응하기 힘든 시대를 맞아, 매 순간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는 평소 경영 철학이 잘 맞게 작용한 것 같다.

 

Q. 회사를 경영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을 텐데,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JWC의 위기는 항상 변화하는 시기마다 찾아왔다. 유통 초기에 인기 제조사나 대기업 브랜드 등을 유통하기 위해 판권 계약을 하려고 하면, 주변의 대형 유통업체의 반대에 매번 좌절됐다. 그래서 유통사 시절에도 중소 제조사와 협력하여 JWC란 브랜드를 론칭하고 자체 상품을 성장시키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현재 JWC 브랜드를 더욱 키우게 된 계기다.

제조를 시작하고 사업이 성장할 즈음에는 국내 제조사들이 유통회사 출신이란 꼬리표로 깎아 내리기 일쑤였고 실제 제조사로 자리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고통의 시간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여 유통사의 니즈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제조사로서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해 왔다.

 

Q.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첫째, 국내 생산 라인과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있다. 유통과 제조를 위해서 모든 재고를 보유하다 보니 공간 부족 현상이 항상 동반된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생산, 물류에 투자를 늘릴 생각이다.

둘째, AI 제품으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감시 기반의 시장에서 객체 인식과 분석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려 JWC의 알고리즘인 JDAI 기능이 탑재된 제품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인재 양성이다. 어린 나이부터 사업을 하다 보니 맞닥뜨리는 여러 환경마다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을 때가 많아서 시간과 비용을 많이 소비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 내의 전문가들을 양성해 더 좋은 환경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

 

Q. 국내 CCTV 산업의 전성기부터 지금까지, CCTV 업계의 종사자로서 감상이 있다면?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라는 이름만큼이나 많이 폐쇄된 시장이었고, 이는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오랫동안 시장을 지켜보았을 때 유통의 메카로 일본산을 수입하여 큰 매출을 올렸던 세운상가 시절부터 국내 제조사의 전성기, 중국 제품의 국내 시장 점령기에 이르기까지 빠른 기술 성장을 주도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근래는 기술뿐 아니라 대규모 자본이 뒷받침되어야 성장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중소기업들이 더더욱 발전하기 힘든 시기가 됐다. 더욱이 현대의 소비자는 모든 전문 정보를 꿰차고 제품의 성능과 기능을 꼼꼼히 확인한다. 생산자와 판매자 모두 전문성을 띠지 않고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의 요구는 늘고, 기존 업계의 업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가는 시기인 것 같다. 분명 모바일 및 IP 시장 이후 지능형 시장으로 많이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그 참여가 부족한 기업들이 많다. 지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기획하는 사람이 다음 시장의 리더가 될 것 같다.

 

Q. 우리나라 CCTV 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지금은 제조사, 유통사 할 것 없이 고비의 시간인 것 같다. 그나마 소프트웨어 기반의 조달 기업들이 조금 발전하고 있는 시기이고, 그 외에는 모두 국내 대기업 혹은 중국 대기업이 주요 공급원이 되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형국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CCTV가 발전하려면 정부와 대기업이 겉으로 보이는 조달 협력뿐만 아니라 핵심 기술을 가진 SoC 반도체 기업을 양성하고 그 개발 비용을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로 칩 기술 지원을 받아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해야 하는데, 외국의 SoC 공급 회사들은 기술 지원 우선 순위가 항상 한국은 후 순위로 밀려 있다.

그리고 단통법처럼 CCTV 단말기유통법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제품 특성상 안전과 보안을 지키고 판매 후에는 장기간 기술 지원과 A/S도 유지해 주어야 하는데 단순 저 마진 경쟁 체제에서 그 모든 서비스를 투자하자니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정부 정책과 시장 환경 조성이 절실해 보인다.

 

Q. 끝으로 JWC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키고 싶은가?

일단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모두 즐겁고, 회사가 튼튼하고, 협력사가 발전하며, 소비자가 만족하는 회사를 추구하고 있다. 그 원칙을 위해 중간중간 방향이 어긋나고 벗어날 때마다 초심을 떠올리며 방향을 재조정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JWC가 100년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