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안] 초음파식 지문인식, 어떤 기술일까?
상태바
[생활보안] 초음파식 지문인식, 어떤 기술일까?
  • 석주원 기자
  • 승인 2020.09.11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시스템의 기반 기술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10 시리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10 시리즈에 새롭게 도입한 초음파식 지문인식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의 잠금을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방법도 간단해서 초음파식 지문인식 센서에 실리콘 케이스를 대고, 그 위에 손가락을 대면 등록되지 않은 지문으로도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할 수 있었다.

지금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된 문제지만, 당시 갤럭시 S10 시리즈를 사용했던 사람들에게는 꽤나 위험한 보안 사고였다. 스마트폰의 지문인증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잠그는데 한정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의 인증과 결제 등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심각한 보안 사고는 왜 발생했을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방식의 지문인식 기능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초음파식 지문인식 센서의 정확도 인식률 기준을 낮추어 놨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생체인증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100%의 인식 정확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가령 지문인식의 경우 땀 등으로 등록한 지문과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100% 정확도를 요구한다면 이 기준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90% 수준에서 지문인식 정확도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갤럭시 S10의 경우 초음파식 지문센서의 인식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확도 검증 수준을 더 낮게 설정해 놓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사고 있다. 실제로 이 문제는 센서 교체나 수리가 아닌,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되어서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10 (사진:  삼성전자 공식사이트)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10 (사진: 삼성전자 공식사이트)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문인식 기술은 지문을 읽어 들이는 방식에 따라 광학식, 전기식, 그리고 초음파식이 있다. 광학식은 빛을 이용해 사진을 찍듯이 지문의 이미지를 인식하는 방식이고, 전기식은 전기 신호로 지문의 굴곡을 인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광학식의 경우 사무실의 출입통제 시스템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사용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식률이 그리 높지는 않다.

전기식은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많이 탑재되는 지문인식 방식이다. 전기식은 인식 센서에 따라 다시 스와이프 방식과 에어리어 방식으로 나뉘는데, 초기에는 스와이프 방식을 많이 사용했지만 현재는 에어리어 방식을 더 많이 사용한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초음파식은 초음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지문의 굴곡을 인식하는 지문인식 기술이다. 정확성은 높지만 에어리어식과 비교해 인식 속도가 미세하게 느리며, 센서의 가격도 더 비싸다. 그런데 왜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제품에 초음파식 지문인식 센서를 탑재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초음파식이 디스플레이 위에 지문인식 기능을 탑재하는데 최적화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주로 사용됐던 정전식 지문인식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뚫고 전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없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와 일체형 지문인식 센서를 구현할 수 없다. 그래서 별도의 지문인식 센서를 스마트폰 외부에 탑재해야 했다.

그런데 초음파식의 경우 디스플레이 패널 밑에서 초음파를 발사해도 지문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와 일체형 지문인식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최신 스마트폰은 겉으로 드러난 센서와 버튼을 내부로 숨기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초음파식 지문인식 센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구현하면서 보안 성능까지 잡는 유용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