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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우리 아이가 해커? 청소년 해킹 범죄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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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우리 아이가 해커? 청소년 해킹 범죄 대책 마련 시급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08.02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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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진 해킹, 규제-교육 등 안전장치 마련해야

지난 7월 26일 광주 서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두 학생이 교사의 컴퓨터를 해킹해 내신 시험 문제를 빼돌린 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적인 건 이 사건이 학생들의 철저한 계획 하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청소년 해킹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각종 해킹 프로그램이 고도화·플랫폼화 되고, 인터넷을 통해 쉽게 해킹툴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청소년들의 해킹 범죄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끊이지 않는 청소년 해킹 범죄

광주에서 시험 문제를 해킹한 학생들은 학교와 인터넷에서 배운 코딩과 해킹 수법으로 교사의 노트북 비밀번호를 푼 후 악성코드를 심었다. 이들이 사용한 악성코드는 노트북에 설치되면 주기적으로 화면을 캡처해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학생들은 악성코드를 통해 캡처한 출제 문제를 USB에 옮겨 빼낸 후 악성코드는 흔적 없이 지웠다.

지난 5월에는 한 게임 유튜버가 중학생에게 디도스 공격을 당한 사건도 있었다. 유튜버 김씨는 생방송 중 이씨로부터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당신의 IP를 알아냈으니 디도스 공격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장난인 줄 알았던 공격은 현실이 됐다. 디도스 공격으로 게임 방송은 중단됐고 유튜버의 인터넷은 모두 끊어졌다.

이후 김씨는 관련 내용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또 다시 협박을 받았다.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받을 수 없었다. 이후 가해자가 자수를 했고 그제서야 범인이 중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는 해킹 범죄는 개인 외에 기업이나 조직을 대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지난 1월 독일에서는 한 10대 소년이 테슬라 전기차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해킹 시범을 보여 화제가 됐다. 또한 작년에는 중학생들에 의해 조선일보의 광고 전광판과 신천지 교회의 홈페이지가 해킹 당한 일도 있었다.

 

 

해킹, 이제 전문가들만의 영역 아니야

해킹은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간단한 해킹은 이미 만들어진 해킹 프로그램을 웹에서 무료 다운로드나 구매를 통해 쉽게 시도가 가능하다.

사이버 보안 기업 티오리의 공식 유튜브 채널 티오리티비에 따르면, 티오리에서 근무하고 있는 20대 화이트 해커들은 모두 초~중학생 때 코딩이나 해킹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했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가르쳐주는 방법을 따라 하는 방식으로 기본적인 해킹 기술을 익혔다고 말했다.

또한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전문 화이트 해커 ‘로우팅’은 조선일보 전광판 등 청소년 해킹 사건에 대해 “물론 해킹이긴 하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해킹이 아니다. 실제로 해킹 기술을 사용했기보다는 이미 상용화된 해킹 프로그램을 접목한 정도라 패러다임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해킹은 청소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요 포털 사이트와 유튜브에서 ‘디도스 공격 방법, 해킹 방법’ 등을 검색하면, 해킹 기술을 설명한 내용의 정보나 프로그램들이 다수 나온다. 그 중에는 약간의 코딩 지식만 있으면 시도해 볼 수 있는 해킹툴도 있다.

앞선 사례에서 유튜버를 공격했던 중학생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구글 등 포털에서 쉽게 해킹 프로그램을 찾았으며 해킹에 대한 지식이 없음에도 웹사이트에서 IP와 포트값을 입력해 디도스 공격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킹 프로그램이 고도화되고 그 활용이 쉬워지면서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해킹 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해킹 관련 교육, 규제 등 대책 마련해야

더 큰 문제는 청소년 해킹 범죄에 대한 교육이나 규제 등 안전장치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범죄 전문가들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해킹 범죄는 단순 호기심이나 장난, 모방 범죄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사후에 법대로 처벌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응책이 있는 건 아니며, 전체 해킹 범죄의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의 해킹만을 따로 다루기에도 한계가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해킹이나 보안 침해 사건은 대다수 한 개인이 개인을 대상으로 벌이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때문에 본원에서도 청소년 해킹 문제에 대한 연구나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따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한 해킹 전문가는 청소년들이 해킹 범죄에 노출됐다는 건 해킹 프로그램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들은 해킹 범죄의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자칫하면 해킹 범죄가 청소년들의 잘못된 문화로 번질 수도 있다. 고로 정부와 학교 차원에서의 규제와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킹 범죄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청소년들의 해킹 범죄를 손 놓고 방치할 수만은 없다. 그 공격이 누군가에게는 생계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우리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도구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이 범죄자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이제는 청소년 해킹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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