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코어X i9 프로세서 기반의 HEDT PC

최강, 그 이상

2018-06-15     정환용 기자

[CCTV뉴스=정환용 기자] 인텔 코어 6세대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 성능의 끝은, 기존의 고성능 라인업이었던 i7을 큰 폭으로 뛰어넘는 i9 시리즈다. 적어도 데카(10)코어 20스레드부터 시작하는 i9 프로세서의 코어 구성은, 옥타데카(18)코어 36스레드 구성으로 이른바 ‘끝판왕’이 된 i9-7980XE이 고성능의 방점을 찍었다. 물론 코어 구성과 성능에 어울리는 200만 원대의 가격도 놀라울 정도다.

i9 시리즈 프로세서의 목적을 어느 한 가지 분야로만 한정할 순 없다. 게임 분야는 CPU보다 그래픽카드가 더 중요한 하드웨어고, 20개 이상의 스레드를 모두 활용하는 게임은 아직 없다. 중요한 점은 일단 PC가 동작을 시작하면 아이들 상태에서도 CPU의 자원 일부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있으려면 일단 심장이 뛰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코어와 스레드 숫자는 객관적으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많을수록 좋다? 맞을수록 좋다!
그렇다면 CPU를 구입할 때 감안할 첫 번째 조건이 코어 숫자일까? 아니다. 논리 프로세서 숫자는 많을수록 성능이 더 좋지만, CPU 가격 역시 비례 이상의 폭으로 올라간다. 스레드 숫자가 코어의 2배인 제품을 보면, 헥사(6)코어 12스레드 구성의 i7-8700K 프로세서는 평균가 약 50만 원이지만, 2배가 못 되는 데카(10)코어 20스레드인 i9-7900X 프로세서는 110만 원 이상이다. 가장 많은 옥타데카(18)코어 36스레드의 i9-7980XE 프로세서는 i7-8700K보다 코어 숫자가 3배 많지만, 가격은 약 230만 원으로 5배에 가깝다.

결국 첫 번째로 감안해야 할 사항을 성능과 가격대 중 어느 쪽에 두는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과유불급의 사태를 피할 수 있다. 기자가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듀얼(2)코어 4스레드, 4GB RAM 구성의 PC는 성능만으로 보면 중간 이하로 낮은 편이지만, 일하는 데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피스 프로그램과 사진 편집 프로그램만 사용하는 사람이 굳이 10코어 이상의 고성능 HEDT PC를 눈여겨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CPU의 2가지 요소는 코어의 속도와 숫자다. 같은 동작 속도의 코어가 많이 필요한 작업이 있고, 코어 당 동작속도가 빨라야 하는 작업이 있다. 다음 카카오플레이어나 7ZIP 압축 프로그램처럼 멀티코어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스레드 숫자가 4개 이상이어야 작업 속도가 빠르다. 반면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2개의 스레드 자원만 활용하는 경우에는 코어 속도 3.2GHz인 i7-8700 프로세서(6코어)보다 3.6GHz 속도의 i3-8100(4코어)이 더 합리적이다.

다만 코어 속도가 빠르다 해서 3.2GHz 속도의 헥사코어 제품보다 4.0GHz 속도의 듀얼코어 제품이 더 낫다고 볼 수는 없다. 작업장이 아니라면 한 대의 PC로 하나의 작업만 수행하지는 않는다. 당장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한 웹서핑만 해도 멀티코어를 충분히 사용해 작업 속도가 떨어지지 않게 한다. 또한, 양대 데스크톱 CPU 제조사들이 소비자용 모델의 평균치였던 4코어를 넘어 6코어, 8코어를 구현하면서 점차 프로그램 제작사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기자를 포함해 우리들이 PC로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의 경우, 모든 코어를 활용하는 게임은 거의 없다. 멀티코어를 활용하는 게임은 많지만, CPU가 가진 모든 코어를 활용하는 프로그램은 아직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들어스: 쉐도우 오브 모르도르’, ‘다크 소울 3’를 비롯한 PC 프랜차이즈 게임 중에서 4~8코어를 활용하는 게임은 생각보다 많다. 최근 e스포츠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멀티코어를 활용할 수 있는 패치를 업데이트한 이후 6코어 이상의 CPU에 최적화돼 있다. 실제로 4코어 8스레드 구성의 CPU보다 8코어 16스레드 구성의 CPU에서 평균 프레임이 60% 이상 더 높게 측정된다. 논리 스레드보다 물리 코어의 숫자에 좀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최근 고사양의 멀티코어 CPU 기반 PC는 CPU처럼 다중 작업이 필요한 사용자, 특히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사용자들로부터 그 수요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게임을 진행하며 동시에 웹 카메라로 게이머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방송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보는 사람은 게임 화면과 진행자의 화면을 동시에 보면서 팝콘을 씹으면 그만이지만, 한 대의 PC에서 게임 화면, 그 화면을 방송용으로 실시간 송출하기 위한 인코딩, 카메라를 통한 촬영 영상 전송 등 여러 작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게다가 이 작업들의 처리 속도도 게임이나 방송 화면 어느 것도 느려지거나 끊기는 현상이 없도록 빨라야 한다. 이런 경우 가상 스레드가 많은 것보다 물리 코어가 많은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

i9-7900X와 i9-7980XE 프로세서 모두 칩셋은 LGA2066으로 같다. 7900X는 10코어 20스레드, 7980XE는 18코어 36스레드 구성이다. 내장그래픽이 없어 별도의 VGA를 장착해야 하고, 설계전력은 각 140W, 165W다. VGA에 따라 파워서플라이의 정격 출력이 달라지겠지만, 엔비디아 지포스 GTX1070(약 150W)를 기준으로 할 때, 700W 이상의 출력이면 넉넉하다. 하지만 CPU 오버클럭을 생각하고 있다면, 소비전력이 2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해 안정적으로 1000W 출력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i9-7900X – 10코어 20스레드 기반 시스템
사실 6세대 코어X 시리즈는 CPU 소켓이 2066으로 같다. 때문에 7900X와 7980XE 기반의 시스템에서 메인보드와 RAM, 저장장치 등의 하드웨어는 같은 구성을 차용해도 무방하다. 다만 파워서플라이의 정격 출력은 VGA의 종류와 숫자에 따라 적절한 용량의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 RAM 역시 7900X의 경우 듀얼 채널 16GB로 추천하나, PC의 사용 목적과 선호도에 따라 32GB 쿼드 채널로 높여도 관계없다.

i9-7900X 프로세서는 인텔 6세대 코어X 시리즈에서는 막내지만, 객관적인 성능으로는 어딜 가도 맏형 대접을 받기에 충분하다. 더 나은 성능을 위해 예산을 무한정 투입할 순 없으니, 2자리 코어의 성능을 사용해 보는 것으로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판가름하는 데 문제는 없다. i9-7900X는 6월 중순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115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CPU: 인텔 코어X i9-7900X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

물리 코어가 많은 만큼 코어 당 동작 속도는 3.3GHz, 터보부스트 4.3GHz로 평범하다. 최근 모습을 드러낸 40주년 기념모델 i7-8086K(6코어 12스레드)가 터보부스트 5.0GHz의 속도를 내는 점을 보면 약간 아쉽다. 이는 X299 칩셋 메인보드가 모두 오버클럭을 지원하니, 기본 속도를 메인보드 자체 바이오스에서 지원하는 자동 오버클럭 기능으로 기본 속도를 4.0GHz 정도로 손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 개별 코어의 속도보다 멀티 코어에 중점을 맞춘 제품인 만큼, 코어가 많을수록 작업 속도에서 이득을 보는 렌더링이나 인코딩, 혹은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구동하는 작업에 적합하다.

 

메인보드: 애즈락 FATAL1TY X299 Professional Gaming i9

보통의 코어 시리즈 CPU라면 오버클럭 여부에 따라 메인보드를 달리 선택해야 하지만, 코어X 시리즈는 메인보드의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메인보드 제조사마다 인텔 X299 칩셋을 지원하는 제품이 3~4종류 정도 준비돼 있고, 성능과 기능 지원에 따라 30만 원대에서 100만 원대로 가격도 상당한 편이다. 애즈락 패컬티 시리즈는 전원부 13페이즈, 메모리 속도 최대 4400MHz(PC4-35200), RAM 용량 최대 128GB, 10Gbit LAN 등 다양한 기능과 함께 개인용 컴퓨터로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성능을 낼 수 있다. SATA3 포트도 10개로 확장성이 넓고, M.2 SSD도 2230부터 22110까지 모든 폼팩터를 지원한다.

 

RAM: 삼성전자 DDR4 PC4-19200 8GB x2

보통의 PC 온라인 게임은 8GB 정도면 적당하고, 16GB면 충분하다. ‘RAM=다다익선’ 공식은 언제나 진리지만, RAM 가격이 아직 기존의 적정가보다 높기 때문에 PC 가격에 꽤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7900X 기반의 PC는 듀얼 채널 구성을 추천한다. 4GB 제품으로 쿼드 채널 구성을 해도 되지만, 가격 면에서는 8GB 2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SSD: 삼성전자 970 EVO M.2 2280

기껏 고성능 프로세서 기반으로 PC를 꾸미는데 저장장치의 속도가 전체 운영 속도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NVMe 프로토콜의 삼성 970 EVO M.2 SSD는 메모리 타입이 TLC이긴 하지만 관리 여하에 따라 i9-7900X와 수명을 함께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읽기 최대 3400MB/s, 쓰기 최대 2500MB/s의 속도는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C드라이브로 사용하는 만큼 250GB는 부족하고, 보관용 데이터를 제외하고 운영체제와 유틸리티, 게임 등을 설치하기에 500GB나 1TB 정도는 필요하다.

 

파워서플라이: CORSAIR RM1000i 80PLUS GOLD

GTX1060 6GB의 평균 설계전력은 120W 정도다. 140W인 CPU와 기타 하드웨어의 소비전력을 더하면, 700W 출력으로 적당한 선에서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오버클럭이나 과부하 작업을 여유를 두고 처음부터 1000W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이 안전하다. 파워서플라이는 출력 대비 가격 차이가 큰 편이지만, 운영상의 안정성을 생각하면 가격 절감은 포기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덜할 것이다. 커세어 RM1000i는 80PLUS 골드 인증을 받아 92%의 효율을 보여 HEDT PC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i9-7980XE - 18코어 36스레드 기반 시스템
CPU: 인텔 코어X i9-7980XE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

코어X 시리즈의 막내와 맏이의 코어 숫자는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코어X 시리즈 최강의 프로세서 i9-7980XE는 코어 18개, 가상 스레드 36개로, 기본 동작 속도는 2.6GHz로 7900X보다 느리지만 터보부스트 시 4.2GHz로 비슷해진다. 노오버 CPU의 아이들 상태 온도는 40도 전후로, 기본 속도를 4.0~4.2GHz 정도로 끌어올리는 것은 일반 공랭식 쿨러로도 가능하지만, 4.3GHz 이상을 위해선 성능 좋은 고급 쿨러나 수랭식 쿨러가 필요하다. 바이오스에서 자동 오버클럭을 지원하니 속도를 높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

14nm 공정의 i9-7980XE는 명실공히 코어X 시리즈 최강의 프로세서다. 최근 점점 많아지고 있는 인터넷 게임방송 진행자들 가운데서도 코어X 시리즈 기반의 HEDT PC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4K UHD 해상도의 게임과 스트리밍 영상 녹화, 인코딩, 송출 등을 지연시간 없이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멀티 코어 CPU가 제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 멀티 스레드 성능은 CPU-Z 벤치마크 프로그램 기준으로 i9-7900X 5416점(레퍼런스), i9-7980XE 6998점 정도로 약 29%의 차이를 보인다. 싱글 스레드 성능은 478점 정도로 비슷하다.

 

i9-7900X 기반 PC와 다른 점
1. 파워서플라이 – 7980XE의 설계전력은 165W로 7900X와는 25W 정도 차이로, 같은 사양의 VGA를 사용한다면 앞서 언급한 제품과 같은 1000W로로 충분하다. 오버클럭을 적용하면 CPU만으로도 300W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게 되지만, VGA와 다른 하드웨어의 소비전력을 더해도 1000W로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VGA를 2개 이상 SLI나 CF로 사용하게 되면, PC의 평균 소비전력이 20% 이상 상승하게 된다. 이 경우 1200W 출력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정성을 위한 선택이다.

2. RAM - HEDT PC든 사무용 PC든, 사용하지 않는 여분의 성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CPU의 코어나 RAM의 용량이 대표적인 잉여 성능으로, 파워서플라이의 여분의 출력과는 달리 필요 이상의 성능을 달리 활용할 수는 없다. 그래픽 프로그램이나 영상 편집 등의 작업에서는 RAM 용량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어도비 프리미어의 RAM 요구사항은 권장사양 16GB다. 7980XE 기반의 PC에서 전문 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쿼드 채널로 32GB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3. 그래픽카드 – i9-7980XE 기반의 PC를 구입한 모 게임방송 BJ는, GTX1000 시리즈 최강의 GTX1080Ti보다 훨씬 높은 사양의 TITAN V를 장착하기도 했다. 사실 성능이 높아서 나쁠 것은 없지만, 타이탄 V의 소비전력은 최대 250W로 GTX1080Ti의 320W보다는 낮지만, 4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컴퓨터 전문 작업이 속칭 ‘밥줄’이 아니라면 타이탄 V까지는 구입할 필요가 없고, 최상의 게임 환경과 함께 여러 작업을 동시에 구동한다 해도 GTX1080Ti단독 사용을 상한선으로 두는 것이 적절하다(물론 지갑 사정에 문제가 없다면 타이탄 V를 SLI 구성한다 해도 문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