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작전은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NSOK로는 기존 물리보안 시장 장벽 뚫기 어려워…기존 틀을 바꾸려면 그 틀이 되야
김장기 전 IoT 부문장의 NSOK 대표 선임…NSOK/ADT캡스 공동대표를 위한 큰 그림?

2018-04-18     신동훈 기자

[CCTV뉴스=신동훈 기자]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가 업계에서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ADT캡스 인수 건 관련해 지난 3월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ADT캡스 인수건은 잘 될 거라 본다”며 “금액이 변수긴 하나 우리가 아니면 팔 데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ADT캡스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공식입장까지 전달했다.

NSOK는 SK텔레콤에게 계륵 같은 존재였다. 지난 2014년 ADT캡스 인수를 포기했지만, 물리보안 시장을 포기할 수 없었던 SK텔레콤은 NSOK를 대신 인수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첨단 자회사로 키워나갈려는 방향과 달리 기존에 머물러 있을려고 하는 NSOK와의 생각 차이 등 서로 융합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SK텔레콤은 NSOK를 SK텔레콤의 종합보안 자회사이자, ICT 기반 토탈보안시스템을 모토로 대폭 변화의 작업에 들어간다. 이후, 2016년 NSOK는 SK텔링크로 넘어가면서 SK텔레콤-SK텔링크-NSOK라는 3자 구도가 형성되게 된다.

SK텔링크로 넘어간 뒤 NSOK 인수 당시 가입자 4만 명에서 2017년 6월 가입자가 10만 명으로 늘고 성동구, 안양시 등 각 지자체와 안전도시 사업 MOU를 체결하며 SK텔레콤이 그리는 첨단보안 자회사로 커갔다.

하지만, 한계점은 여실했다. 기존 에스원과 ADT캡스라는 물리보안 양대산맥은 굳건히 버티고 있었고 NSOK는 2014년과 변한 바 없이 수도권 및 5대 광역시만 커버하고 전국적 인프라를 깔지 못하고 있었다. SK텔레콤은 로라망은 물론이고 5G를 물리보안과 융합해 준비중이었지만, 이 네트워크 기반을 전국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문제였다.

고민에 쌓인 SK그룹은 지난해 9월 새로운 TF팀을 형성하는데, 이때부터 ADT캡스 인수를 고민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을 주축으로, SK텔링크, SK브로드밴드, NSOK 등은 4차 산업시대에 맞춰 시큐리티 4.0을 선언, 인공지능 관제 등을 위해 SK 그룹의 역량을 모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주력한다.

NSOK가 안전도시 프로젝트, CCTV 서비스 등을 통해 엣지단 혹은 서버에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SK텔레콤 IDC에 빅데이터를 모아 영상분석으로 활용, 결국 4차 산업시대 신호등이 스스로 신호를 바꾸거나 범죄가 벌어지기 전 도시 스스로 감지, 예방하는 첨단 관제 시스템을 준비중인 것.

지난 11월 17일 진행한 SK텔레콤/SK텔링크 세미나 ‘보안의 미래’에 ADT캡스 인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힌트가 있었다. <디지털데일리>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발표를 진행한 정혁진 SK텔링크 차세대보안사업TF 차장은 “경비사업을 잘 하려면 많은 인력을 보유해야 하는 등 후발주자로는 깨기 어려운 논리가 있다”며 “선두 사업자들은 현재 이 틀을 바꾸고 싶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선두 사업자들이 그 틀을 바꾸고 싶지 않다면 SK텔레콤이 그 틀 자체가 되는 방법이 있다. 바로 ADT캡스 인수를 하는 것. SK텔레콤 IoT 부문장을 보냈던 김장기 전 부문장이 NSOK 신임 대표로 간 것 역시 NSOK와 ADT캡스를 묶어 IoT를 융합한 차세대 보안 회사 키우기 위해 역량 있는 임원을 먼저 NSOK로 보내 그 기반을 닦기 위함이 아닌가로 생각된다.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이뤄 ADT캡스 인수에도 뛰어들었고 이제 마지막 실타래를 푸는 과정이 남았다. 마지막 변수는 박정호 사장이 얘기한 것처럼 가격이다. 마지막 변수를 잘 풀어 SK그룹이 한계에 부딪히고 변화 없는 물리보안 시장에 새로운 변혁의 파고를 몰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