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V2X, 통신-반도체-소프트웨어 협업만이 ‘살 길’ ④

2017-11-06     이나리 기자

[CCTV뉴스=이나리 기자] 오토모티브 시장에서는 V2X 기술 구현을 위해 통신,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체간의 협업과 기술 통합이 중요하다. 올해 들어 IT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V2X 기술 관련 업체간의 협약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의 V2X 반도체 칩셋 제조사 오토톡스(Autotalks)의 활동이 눈에 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이하 ST)와 오토톡스는 지난 2016년 GNSS 기술과 V2X 통신 기술을 융합시켰다. 새로운 ‘V2X-인핸스드 GNSS(V2X-Enhanced GNSS)’는 특히 도심의 도로, 터널, 주차건물에서 매우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인증된 차량 위치 측정을 구현한다. 

오토톡스의 CEO인 하가이 지스(Hagai Zyss)는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안정성, 정확성, 보안성을 모두 똑같이 다뤄야 하며, 운전자라면 이중 어느 것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의 솔루션은 처음부터 자동 운전 구현을 위해 설계됐다. 오토톡스와 ST는 자율주행 차량에서 위치확인이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V2X 위치확인을 최적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2016년 하만 인수를 시작으로 오토모티브 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낸 삼성은 오토톡스를 포함해 전장부품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오토톡스는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운영하는 삼성촉진펀드(Samsung Catalyst Fund)와 이스라엘 기관, 리버티 이스라엘 벤처 펀드, 마그마(Magma) 벤처 파트너 등으로부터 3000만 달러 (약 336억 4500만원)의 시리즈D 펀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퀄컴과 LG전자는 지난 2월 자동차용 5G 와 Cellular-V2X(C-V2X)를 시험과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협력은 LG전자와 퀄컴이 지난 2004년 최초의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출시한 이래 10년간 양사의 신뢰 관계에 근거한 것이며, 이번 차세대 차량용 무선통신기술 Cellular-V2X는 2018년 상반기에 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기가비트 LTE를 제공하는 퀼컴 스냅드래곤 X16 LTE 모뎀과 802.11ac Wi-Fi 솔루션 QCA65x4를 탑재하고, 802.11p/DSRC와 3GPP(Release Generation 14)에 따른 C-V2X를 지원하는 퀄컴의 커넥티드 자동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첨단 자동차용 통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VC사업본부 김진용 부사장은 "5G와 C-V2X의 선진적인 무선 기능은 접속성과 자율성이 높은 차량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새로운 사용 사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C-V2X 기술은 360도 비시선 감지(NLOS, Non-line of sight sensing)와 5.9GHz ITS대역의 직접 통신을 사용하고 다른 차량, 인프라, 보행자용 디바이스, 상용 셀룰러 밴드를 사용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반 통신이다. 이 기술은 3GPP릴리스 14사양에 기초해 광범위한 에코 시스템으로 지원되며, 2017년 후반에 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LG전자와 퀄컴은 밝혔다.

또 퀄컴은 폭스바겐과도 손잡았다. 퀄컴은 폭스바겐의 'I.D. 시리즈'에 차세대 모바일 5G 연동 'V2X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소비자들의 안전과 편의성을 위해 이미 4년 전부터 차량에 사물인터넷(IoT) 도입을 시도했으며 폭스바겐 모델 중 210만대에 온라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가까운 시일 내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X12 모뎀을 탑재한 온라인 서비스 지원 자동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6년 7월 BMW그룹, 인텔 및 모빌아이는 2021년까지 고도 자율주행(레벨 3)과 완전 자율주행(레벨4 , 레벨5)에 관한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어서 지난 8월에는 BMW그룹, 인텔, 모빌아이가 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FCA)의 자율주행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개발에 참여한 회사들은 각 사의 장점과 역량, 자원을 활용해 플랫폼 기술을 향상시키고 개발 효율성을 높이며 제품 출시시간을 단축시킬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FCA는 엔지니어링과 기타 기술, 전문지식을 제공하게 되며 이미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북미지역 자동차 판매에 있어 상당한 판매량과 지리적 입지,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게 된다.

FCA의 CEO세르조 마르키온네(Sergio Marchionne)는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 기술 공급업체 및 협력업체간의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FCA는 공동의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협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와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 5G 활용해 V2X 기술 가속화 노력 

국내 통신 3사들도 자율주행차 V2X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5G 기술 개발과 더불어 협업이 한창이다. 

SK텔레콤은 LG전자와 'LTE 차량통신(V2X)'을 개발해 지난 9월 6일 한국도로공사 여주 시험도로에서 LTE V2X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국제표준화단체 3GPP가 지난 3월 대부분의 국제 표준 규격을 완성한 가운데, SK텔레콤은 표준 기반으로 통신 기술·서비스를 개발하고 시험망을 구축했고 LG전자는 차량 간 통신에 필요한 시험 단말을 개발했다. 더불어 양사는 LTE V2X 기반의 '비가시 영역 영상 전송'과 '교차로 주행 보조' 등 응용 서비스도 선보였다.

비가시 영역 영상 전송은 선행 차량이 사고 위험을 감지, 관련 영상을 뒤 차량에 전송하는 기술이다. 대형 차량이 앞을 가로막아서 시야 확보가 어려울 때 유용하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교통사고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T맵 기반의 V2X, 초정밀 3D지도,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컴퓨팅 등 통신·자동차 융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여러 파트너와 커넥티드카 생태계를 확장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9일 KT는 총면적 43.2만㎡(13만평)에 이르는 ‘판교제로시티 자율주행 실증단지 구축사업’에 참여하면서 2019년 12월까지 200억 원 이상 규모의 자율주행 실증단지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곳에서 KT는 보안성이 강화된 전용 LTE 와 WAVE(Wireless Access for Vehicle Environments)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V2X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KT는 판교제로시티 내 자율주행협력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기술 개발 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하며 V2X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 더 향상된 자율주행차 V2X 연결기반 인식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회사 차원을 넘어 국가와 회사들간의 더 큰 범위의 협력이 요구된다. 연결기반 인식기술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정책적인 투자와 이에 맞는 법규 제정과 업체들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연결기반 인식기술 인프라, 이들이 구동되는 운영시스템 또는 플랫폼, 이를 통한 빠르고 효율적인 교통시스템의 자율적인 차량 유도, 안내, 통제 등의 판단은 자율주행의 V2X 기술의 혁신을 가속시킬 것이다.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 업체만의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회 전체 혹은 국가의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