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DAS 시장, ‘레이더’ 성공했지만 ‘라이다’는 아직 ⑤

국내 업체, 자율주행용 센서 모듈 해외 의존도 높다

2017-10-10     이나리 기자

[CCTV뉴스=이나리 기자] 한국 또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을 움직이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ADAS에 사용되는 센서 모듈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안타까움을 준다. 전세계적으로도 ADAS 센서는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소수의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에 국한된 기술만 공급하고 있는 상태이며,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는 단 2%에 불과하다. 최근 레이더의 경우에는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라이다 모듈 경우에는 양산하는 업체가 전혀 없어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핵심기술인 신호처리(인지)기술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해외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자동차용 부품은 오랜 개발기간이 요구되기 때문에 투자시기가 늦어질수록 기술 확보가 더욱 어렵다. 따라서 국내 부품업체도 지금이라도 센서모듈기술 확보에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술력을 가진 강소업체를 발굴해 인수 또는 협력함으로써 센서모듈 기술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아우디, 발레오, 이베오가 함께 양산형 라이다 센서를 개발하는 사례처럼 완성차업체-시스템업체-모듈업체가 공동으로 선행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도 있다. 또 정부가 국내에 센서 칩과 모듈업체를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국내 업체들도 개발인력을 육성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현재 콘티넨탈은 ADAS를 포함한 스마트카 기능 구현을 위해 1만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을 더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례로 다임러는 ADAS 기능에 대해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사양만 결정하고, 실제 소프트웨어 설계는 전문업체인 독일의 엘렉트로비트(Elektrobit)에 모두 위임하고 있다. 

한국, ADAS 부품 개발 성과 나타나기 시작
LG 이어 삼성도 ADAS 부품 개발 나서 

한국 기업은 비록 ADAS 센서의 일부분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LG이노텍, LG전자, 만도,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대성엘텍, 마이넥스트칩 등은 자동차 전장부품 기술개발에 대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2005년부터 전장부품 사업 기반을 착실히 다져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LG이노텍은 그동안 모바일 카메라모듈에서 강세였던 장점을 살려 차량용 카메라 모듈에서도 차량 전후, 사방 영상을 전송해 주는 RVC(Rear View Camera), AVM(Around View Monitoring) 카메라, 운전자가 탑승자의 상황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VDS(Video Conference System) 카메라 등 다양한 자동차용 카메라 솔루션을 구현해 냈다. 또 LG이노텍은 77㎓ 밀리미터파 레이더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만도는 2008년부터 6년간 레이더 센서 독자 개발에 착수한 결과 2014년 국내 최초로 ‘77㎓ 전방 감지용 장거리 레이더 센서 개발에 성공하고 2015년 양산화까지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만도는 차량 주위로 장착된 복수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평행 또는 직각 자동 주차를 가능하게 한 주차보조시스템(SPAS), 차로 변경 시 사각에 들어오는 차량을 감지해 위험 회피에 도움을 주는 차로변경지원시스템(BSD) 등을 개발했다.

또 최고 속도를 설정하면 도로 상황에 따라 속도가 바뀌고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계속 밟은 채 떼지 않아도 안정된 속도가 나오는 만도의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ACC) 기술은 제네시스, K7 등 현대·기아차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다.

2008년 만도와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 헬라(Hella)가 함께 설립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MHE)는 ▲제동, 조향 장치용 ECU ▲센서류(Yaw & G, 토크, 휠스피드 등) ▲ADAS용 센서(초음파, 카메라, 단거리 레이다, 장거리 레이다)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약 95%가 만도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 만도가 지난 5월 제작한 자율주행차에는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제작한 24GHz 레이다가 탑재됐다. 이 제품은 165도 각도를 70미터까지 인식할 수 있고, 다른 주파수대 레이더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또 대성엘텍은 지난 9월 4일 르노삼성자동차의 SUV와 소형차에 차선이탈방지시스템(LDWS)과 전방추돌방지시스템(FCWS) 기능이 구현되는 ADAS 제품을 2018년 초부터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대성엘텍의 IVI(In-vehicle Infotainment) 시스템과 연동되고, 차량 스피커를 통한 서라운드 경고음으로 강화된 ADAS 기능을 구현한다. 또 전방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차선과 앞 차와의 거리 등을 계산하고 차선을 이탈하거나 차량 간 거리가 일정 수준 이상 가까워지면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방식이다.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삼성전자도 2016년 전장부품 기업 하만 인수를 발판으로 본격적으로 ADAS 기술 투자에 나섰다. 지난 9월 삼성은 하만의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ADAS를 전담할 'SBU(Strategic Business Unit, 전략사업 유닛)' 조직을 신설했다. SBU는 앞으로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와 협력해 스마트한 커넥티드카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ADAS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율주행 플랫폼과 ADAS 기업인 TT테크에 7500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략혁신센터와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의 투자를 받은 기업, 그리고 하만 내 SBU 간 삼각 협업 체제가 가동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대해 ETRI 연구원은 “유망시장인 자동차용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장기적 계획 하에 집중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개발된 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적용하기 쉬운 제품에 대해서는 법규상으로 장착률을 늘리는 방안이나 적용 시 유무형의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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