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S 센서 기술 어디까지 왔나? '레이더' ③

2017-10-10     이나리 기자

[CCTV뉴스=이나리 기자] ADAS 시장은 기술 측면에서 인지-판단-제어 영역으로 세분화된다. 인지 영역은 카메라,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위치측정(GPS), 자이로스코프(속도, 방향 변화 측정) 등의 센서를 사용해 장애물, 도로표식, 교통신호 등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판단 영역은 인지 신호들을 효율적으로 분석해(소프트웨어 알고리즘 + ECU/DCU) 차량의 행동 지시를 내리는 기술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제어 영역은 지시된 행동을 추종하기 위해 조향, 가감속 등을 제어하는(액추에이터) 기술을 포함한다.

따라서 ADAS의 핵심은 센서다. 전체 ADAS 시장 규모에서 센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6%로 가장 높고, 2021년에는 비중이 5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센서의 성장속도는 23%로 ADAS 부품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전망에 따르면 ADAS용 ECU/DCU 시장은 2016년 20억 달러에서 2021년 41억 달러로 연평균 1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 레이더  

레이더 역시 대표적인 ADAS 구현을 위한 센서다.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해 돌아오는 전파의 소요 시간과 주파수 편이를 측정해 주변 사물과의 거리와 속도를 탐지하는 장치다.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밤이나 나쁜 기상환경, 양측이 모두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거리 측정을 할 수 있어 장점이다. 레이더의 이런 기능은 카메라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레이더는 자동차 가격대나 차종에 따라서 1개에서 3개까지 장착되고, 머지않아 최대 5개까지도 포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레이더 시장은 2014년 1470만개에서 2016년 2580만개까지 연평균 33%씩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9200만개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더 시장 규모는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들어오는 전파 신호 처리를 위한 프로세서(프로세싱 소프트웨어와 칩)의 시장을 포함한다. 따라서 차량용 레이더모듈(프로세서 포함)의 시장 규모는 2016년 30억 달러에서 2021년 79억 달러로 연평균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ADAS를 위한 레이더의 기능은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긴급제동시스템(AEB), 사각지대경보시스템(BSD) 등이 대표적이다. 레이더는 측정 거리와 측정 각도를 동시에 늘리는 게 어렵기 때문에 ADAS 기능에 따라 장거리용 레이더와 중/단거리용 레이다로 나누어 적용되는데,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SCC의 경우 장거리 레이더가 적용되고, AEB와 BSD에는 중/단거리 레이더가 적용된다. 

기술 측면에서 차량용 레이더는 경량화, 소형화, 저가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차량용 레이더의 평균판매가격은 2016년 65달러 수준이었으나(장거리 레이더는 평균가격은 100달러, 단/중거리 레이더의 평균가격은 55달러) 업체들의 저가격화를 위한 노력으로 2021년에는 개당 45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경량화 부분에서는 일례로 보쉬의 장거리 레이더는 2000년에 출시된 LRR1의 경우 무게가 600g에 크기도 컸지만 최근 LRR3나 LRR4의 경우 무게는 300g 이하로 줄었고, 부피는 기존대비 30% 수준까지 작아졌다. 더불어 측정 거리는 150m에서 250m까지 늘었고, 측정 각도 역시 8도에서 30도(LRR3)~40도(LRR4)까지 넓어지면서 성능은 훨씬 개선됐다.

또 차량용 레이더 기술이 개선해야 할 점은 전파의 주파수 대역폭(Bandwidth) 확대다. 주파수 대역폭 이 확대될수록 탐지 대상의 거리 정보와 윤곽 정보가 더 정확해진다. BSD용 단거리 레이더의 경우 주로 24㎓ 대역폭 기술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77~79㎓ 대역폭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레이더 칩 시장 1위인 인피니언에 따르면 유럽, 북미, 아시아 지역의 대부분 주요 레이더 시스템 업체들에게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데, 2016년 회계연도에만 1200만개 이상의 77㎓ 레이더 칩 제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인피니언이 지난 6년간의 판매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최신 77㎓ 레이더 칩은 하나의 칩에 3개의 77㎓ 트랜스미터와 4개의 리시버를 통합함으로써 기존 보다 작아졌고 시스템 설계를 간소화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ST 오토모티브 부문 관계자는 “ADAS 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중간급 시장과 저가 자동차 플랫폼에서도 77GHz 기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레이더 기술 개발로 인해 전보다 더 정확한 물체 인식 기능과 높은 해상도가 가능해졌고 더불어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나로그디바이스(ADI)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와 77~79㎓ 레이더 센서 시험 장치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한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새로운 시험 장치에는 르네사스 오토노미 플랫폼의 RH850/V1R-M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ADI의 Drive360 28나노 CMOS RF-to-bits 기술이 적용된다. 양사는 시스템 수준에서 매끄럽게 작동하는 두 기술이 보다 먼 거리에서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조기에 감지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더욱 안전한 운전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도 77㎓ 레이더 센서 칩 개발에 나섰다. LG이노텍도 77㎓ 거리까지 밀리미터파를 이용해 전방과 측/후방의 차량의 위치와 거리, 속도를 측정해주는 레이더 모듈을 개발했다. 만도도 2015년 77㎓ 고대역 주파수를 활용하는 중장거리 레이더 센서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현대모비스도 77㎓ 레이더 센서를 개발 완료했다. 

마지막으로 기존에는 ADAS 기능별로 단일 칩이 적용됐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ADAS 기능을 하나 의 통합 칩을 통해 구현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진화되고 있다. 심지어 장거리 레이더 기능과 중/단거리 레이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통합형 레이더도 개발 중이다. 이 때 한 개의 레이더가 수행해야 하는 기능이 늘어날 경우 주파수 출력이 향상돼야 하는데, 이 때 혼선 문제가 함께 커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다.

레이더 단일칩의 대표적인 예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CMOS(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 기반 76~81㎓ 밀리미터파(mmWave) 레이더 ‘AWR1x’는 디지털 신호 프로세서(DSP),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사용한 단일칩이다. 이에 따라 이 제품은 기존의 mmWave 센서 대비 전력 소비와 보드 공간을 50%까지 줄여준다. 인피니언 또한 중장거리 레이더(77~79㎓)에는 Bi-CMOS 공정, 단거리 레이더(24㎓)에는 CMOS 공정의 단일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레이더 모듈 시장은 ▲모듈 체인에서 들어오는 전자 신호를 처리/분석하는 프로세서 칩 메이커와 앞단의 전파 발진-수신을 위한 칩 메이커 ▲모듈 체인의 프로세싱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는 기업 등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레이더 센싱+프로세서 칩 시장은 소수 반도체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다. 레이더 센서에 사용되는 고주파 칩은 개발 장비가 고가이지만 시장 수요가 아직 크지 않았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ECU)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만 이 영역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인피니언은 장거리와 단거리 레이더 칩을 보유함으로써 2015년 기준으로 40%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며, 단거리 레이더 칩 위주로 공급 중이며, 3위는 프리스케일을 인수한 NXP로 장거리 레이다 칩 위주로 공급 중이다. 

레이더 모듈을 기반으로 ADAS 기능을 구현하는 시스템 체인의 경우 콘티넨탈과 오토리브(Autoliv)가 다소 앞서가는 양상이다. 양사는 M&A를 통해 장거리와 단거리 레이더 기술을 모두 확보하면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와 사각지대경보시스템(BSD) 시장점유율에서 모두 상위권에 등극했다.

보쉬와 덴소의 경우 장거리 레이더가 주 센서인 SCC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헬라(Hella)와 벨레오(Valeo)는 단거리 레이더가 주 센서인 BSD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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