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책만 보면 졸려요” 독서, 어떻게 할 것인가

성장하는 오디오북 시장, 국내 환경은?

2017-09-08     최진영 기자

[CCTV뉴스=최진영 기자]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음성은 이따금씩 활자보다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 새로운 독서방법을 제시하는 오디오북은 이런 장점을 살려 소비자의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상황. 국내 오디오북 시장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자랑하는 오디오북 제작∙유통 기업 ‘오디언’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대체는 아니지만 시장은 충분

이소현 오디언 대표이사는 오디오북이 활자를 충분히 대체하진 않는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을 보면 오디오북은 활자와 달리 다양한 형태로 제작돼 소비된다는 측면에서 시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오디언은 오디오북을 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책보다 가깝다는 점을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활자로만 전달할 수 없는 분야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덕업일치라고 했던가. 이 대표는 일본의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혔고, 소설 그 중에서도 스릴러나 무협 등을 예로 들었다.

화자에게 들려오는 발소리, 고수들의 비기가 부딪히는 순간 등을 전문 성우가 표현한다면 활자보다 쉽게 빠져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추가될 콘텐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국내외 고전문학을 전부 오디오북으로 다뤄보고 싶다고 전했다. 고전문학의 경우 스테디셀러인 경우가 많아 수요가 안정적이다.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는 재생산에 가까워 오디오북 시장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오디언의 콘텐츠 만큼이나 플랫폼으로써의 역할도 고민한다. 오디언은 직관적이고 깔끔한 어플리케이션을 자랑하는데 이는 6개월 이상 공들여 완성됐다.

아울러 요일별로 업데이트되는 오디오팟은 바쁜 현대인의 여가를 책임지는 웹툰처럼 일상을 파고들 것으로 기대된다. 독서하는 팟캐스트에 가까운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오디오팟은 매일 요일별로 조금씩 콘텐츠를 내보내는 것으로 기획됐다”며 “이는 책을 간접경험하는 훌륭한 도구로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독자에게 오디오북을 전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착한 가격과 콘텐츠 고도화…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과제는?

오디언의 정기결제금액은 월 5600원. 이는 모바일을 통해 스트리밍과 다운로드가 무제한 가능한 서비스다. 서점에 비치된 도서가격과 비교하면 가격은 착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웹툰, 팟캐스트 등의 플랫폼이 대부분 건당 결제를 채택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자면, 무제한 이용권이 있다는 측면에서 가격적인 장점을 아직까지 충분해 보인다.

기자는 이 대표에게 독자에게 착한 가격이 작가나 출판사 입장에서는 독이 되진 않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 대표는 판단을 미뤘다. 아직 판단할 만한 시기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재 오디언은 신작을 선보인다기 보다 활자책을 오디오북으로 옮겨온 콘텐츠가 많다보니 기존 출판업계 수익모델과 상충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오디언의 콘텐츠가 정기결제를 위해 충분한지에 대한 물음이 남는다. 오디언은 8000여개가 넘는 오디오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오디오팟을 통해 선보이는 콘텐츠도 일주일 기준 수십개나 된다.

게다가 오디언은 성우, 작가, PD 등 전문인력을 직접 확보하고 있다. 스튜디오와 편집실도 갖췄다. 자체 제작부터 유통까지 책임지기 때문에 콘텐츠 생산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오디오북 제작이 시간소요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오디오북이 일순간 크게 늘어나긴 어렵다. 때문에 오디언은 외주를 통한 콘텐츠 생산도 마다하지 않는다. 일부 오디오팟과 오디오북은 외부에서 생산돼 오디언 플랫폼에 올라온다.

이 대표는 “미국 및 유럽 주요 국가에서 오디오북은 전체 출판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공공 도서관에서 쉽게 비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도서의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오디언이 오디오북 시장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