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코어 i7-7700 온도 별 성능 변화 테스트

성능과 온도의 상관관계

2017-08-17     정환용 기자

[CCTV뉴스=정환용 기자] 컴퓨터의 CPU가 정상 작동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CPU를 프로세서로 인식하고 받아들여 줄 메인보드, 그리고 프로세서의 동작에 수반되는 열을 식혀 줄 CPU 쿨러다. 프로세서의 제조공정이 나노미터 단위로 점점 작아지며, 상대적으로 열 관리는 점점 어려워진다. 때문에 인텔 6세대 프로세서부터는 오버클럭이 가능한 고성능 라인업 제품에는 기본 CPU 쿨러가 포함돼 있지 않다. 더 좋은 성능의 CPU 쿨러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CPU의 열이 PC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CPU가 뜨거운 이유는 ‘저항’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열이다. 컴퓨터, 그 중에서도 프로세서는 특히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이것은 하드디스크나 광학드라이브의 발열과는 다른데, 하드디스크는 작동할 때 하우징 내부의 플래터가 회전하며 열이 발생하고, 광학드라이브는 디스크를 읽는 데 사용하는 레이저와 디스크의 회전이 열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다. 프로세서의 경우 아주 작은 크기의 트랜지스터가 수십억 단위로 집적돼 있는데, 2016년 출시된 22코어 기반의 인텔 제온 브로드웰 E5 프로세서는 약 72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있다. 인텔의 첫 프로세서 4004의 2300개에 비하면 3억 배 이상의 집적률 향상이 이뤄진 것이다.

이렇게 밀집돼 있는 트랜지스터에 전류가 흐르면 디지털 신호가 0에서 1이 된다. 이런 신호들이 모여 우리가 흔히 즐기는 웹서핑부터 고해상도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이 만들어진다.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에 흐르는 전류는 필연적으로 저항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모여 CPU 상단의 히트 스프레더가 뜨거워지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온도가 높아지는데, 열로 인해 프로세서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CPU가 성능을 줄여 발열을 낮추거나 작동을 멈춘다.

CPU마다 열이 발생하는 정도는 조금씩 다른데, 쿨러가 없어도 되는 CPU는 없다. 기본 제공되는 쿨러든 고가의 수랭 쿨링 시스템이든 CPU의 열을 식혀줄 솔루션은 필수다. 사무용으로 무거운 작업을 할 일이 많지 않은 사무용이나 가정용 PC라면 기본 제공되는 쿨러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기자처럼 게임을 하루종일 즐기기도 하는 헤비 유저라면, 냉각 성능이 뛰어난 쿨러를 장착해 주는 것이 PC에 대한 일말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쿨러가 CPU를 식히는 원리는 ‘전도’

사실 PC를 조립할 때 CPU를 장착하고 그 위에 쿨러를 고정시키는 건 당연한 조립 순서였다. 그런데 쿨러가 어떻게 CPU의 열을 가져가는지에 대해선 궁금증을 가지지 않는다. 원리를 알면 조금이나마 더 나은 냉각 성능에 대한 욕심도 생길 테니, 간단하게 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써모랩 트리니티 CPU 쿨러(이하 트리니티)의 동작 원리를 알아보자.먼저 CPU가 열심히 연산 작업을 수행하며 열이 발생한다. 기본 쿨러를 사용할 때, 인코딩 작업을 20분 정도 진행하면 i7-7700의 온도는 섭씨 약 70도 정도가 된다. 이 정도까지는 괜찮지만 80도가 넘어가면 조금 걱정스런 수준이고, 90도에 육박하면 작업을 멈춰야 한다. 트리니티를 사용하면, CPU의 열에 의해 i11의 히트파이프 하단에 모여 있는 내부의 냉매가 액체 상태에서 기화한다. 히트파이프 내부는 빈 파이프가 아니라 스펀지 형태로 액체가 고여 있게 디자인돼 있고, 기화한 냉매는 천천히 파이프를 따라 수십 장이 겹쳐진 알루미늄 방열판 쪽으로 이동한다.

냉매가 머금고 올라온 열기를 방열판 사이사이에 내보내면, 쿨러 한 쪽에 장착된 쿨링팬이 방열판의 반대쪽으로 회전하며 히트파이프의 냉매가 CPU로부터 빼앗아 온 열기를 바깥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해서 온도가 떨어지면 기화했던 냉매는 다시 액체 상태가 돼 파이프 아래로 흘러내린다. 쿨러가 작동하는 동안은 이 작업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CPU의 열을 배출해 주는 것이다.

공랭식이 발열에 따른 자연 현상을 이용했다면, 수랭식 쿨러는 CPU의 열을 강제로 빼앗는 식으로 작동한다. 공랭식 쿨러 역시 열을 옮기는 매체는 액체로 수랭식 쿨러와 같지만, 온도가 상승해 자연히 기화되는 공랭식과 달리 수랭식은 끊임없이 순환하는 냉각수가 CPU에서 발생한 열을 강제로 라디에이터로 가져온다. 열을 머금은 냉각수는 촘촘한 라디에이터를 통과하며 쿨링팬에 의해 열을 밖으로 내보내고, 다시 차가워진 냉각수가 CPU의 열을 가지러 돌아가는 것이다.

예전에는 사용자가 직접 수랭 쿨링 솔루션을 제작해야 해서 난이도도 높고 유지·관리도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일체형 수랭 쿨러가 많아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장착, 관리할 수 있다. 다만 라디에이터가 1단인 소형 수랭 쿨러의 냉각 성능은 공랭식과 큰 차이가 없고, 2단 이상의 수랭 쿨러를 사용해야 공랭식 쿨러보다 좀 더 나은 냉각 효과를 볼 수 있다.

쿨러에 따른 온도의 차이
인텔 7세대 i7-7700 카비레이크 프로세서로 기본 쿨러와 트리니티와의 차이를 알아봤다. 트리니티가 성능 대비 가격이 좋긴 하나 공랭식 쿨러 중 최고라 하기에는 애매하다. 본 기사에서의 테스트 결과가 모든 공랭식 쿨러의 성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아래 이미지 세트의 위가 기본 쿨러, 아래가 트리니티를 사용한 결과다.

CPU-Z

CPU 성능 테스트는 CPU-Z를 이용했고, 온도 측정 프로그램인 퍼마크를 이용해 CPU 이용률을 30분간 100%로 유지한 뒤 곧장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드웨어 온도를 측정하는 HWMonitor 프로그램의 CPU 온도 측정 결과는 기본 쿨러를 사용했을 때 평균 86도, 트리니티를 사용했을 때 평균 63도를 기록했다. 기본 쿨러 상태에서의 코어 별 온도는 최저 79도에서 최대 86도까지 올라갔고, 트리니티 상태에선 최저 55도, 최대 64도까지 올라갔다.

100% 로드 30분 유지 직후 CPU-Z 벤치마크 테스트를 구동한 결과에선 큰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기본 쿨러 상태에서는 싱글 451점, 멀티 2352점을 기록했으며, 트리니티 상태에서 싱글 462점, 멀티 2414점을 기록했다. 숫자로 본 성능의 차이는 2~3% 정도였으나, 60도 대와 80도 대에서의 체감 성능은 웹서핑, 포토샵 등의 작업이 낮은 온도에서 좀 더 쾌적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3DMark – Time Spy

퓨처마크의 3D마크 테스트는 그래픽카드의 성능 테스트에 많이 사용하지만, 세부 모니터에서 CPU의 동작 성능도 파악할 수 있다. 타임 스파이 항목 테스트 결과 두 상태의 평균 프레임 수치는 27FPS 정도로 비슷했지만, CPU가 도달한 최대 온도는 59도와 48도로 10도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짧은 시간에서의 성능은 큰 차이가 없지만 PC를 주기적, 지속적으로 사용할 때는 좀 더 낮은 온도를 유지해 주는 쪽이 더 높은 안정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