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데이터 호더’ 86%…무분별 쌓고 버리진 못해 효율↓

베리타스, 기업 데이터 관리 리스크 우려↑…체계적 관리 ‘필요’

2016-12-07     김혜진 기자

국내 상당수의 IT의사결정권자들이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리타스에서 발표한 ‘데이터 적체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 의사결정권자의 86%는 스스로를 ‘데이터 호더(Data Hoarder)’라고 인정했다. 데이터 호더는 데이터와 디지털 파일을 삭제하지 못하고 쌓아두는 이들을 의미한다.

베리타스는 조사에 참여한 국내 IT의사결정권자와 사무직 근로자의 83%가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개인 혹은 회사에서 소유한 컴퓨터나 기기에 저장하고 있다고 답했음을 언급했다. 유해한 데이터에는 암호화하지 않은 개인 정보나 회사 기밀, 이직용 입사 지원서, 직원들 간의 부적절한 메시지 등을 포함한다.

김지현 베리타스코리아 상무는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데이터 적체 습관은 보편화돼 있는데, 특히 국내는 전세계 평균 수치인 82%보다 많은 86%의 응답자들이 스스로를 데이터 호더라고 인정했다”며 국내 기업 내 데이터 적체에 대한 심각성을 전했다.

베리타스는 이번 조사 결과 디지털 데이터 적체 습관이 전세계 기업 전반에 보편화돼 있으며, 특이하게도 데이터를 포기하는 대신 3개월간의 주말 근무 등 예상 밖의 일들을 하겠다는 이들이 상당수 존재, 데이터 적체로 인해 기업에서 심각한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음을 강조했다.

국내 IT 의사결정권자들은 디지털 파일을 쌓아두고 있는데, 본인이 생성한 데이터의 56%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적체 습관이 기업 전반에 퍼져 있는 반면, 49%의 국내 사무직 근로자들은 무분별하게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 호더가 일정에 맞춰 프로젝트를 수행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저장해둔 파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대신 다른 일을 기꺼이 하겠다고 답했는데, 모든 디지털 파일을 삭제하느니 ‘차라리 3개월 동안 주말에 근무를 하겠다(36%)’, ‘본인의 옷을 모두 처분하겠다(45%)’고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다수의 국내 IT 의사결정권자들은 저장해둔 데이터 규모와 양에 압도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7%의 국내 IT 의사결정권자는 쌓아둔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많은 업무 시간을 소요하고 있으며, 69%의 국내 사무직 근로자는 오래된 디지털 파일이 너무 많아 정리 및 삭제하는 일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사무직 근로자들은 데이터가 장기적으로 쓸모가 있을지, 가치가 있을지 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IT 의사결정권자(53%)는 직원들이 향후 다시 데이터를 참조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돼 데이터를 저장한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더불어 국내 IT 의사결정권자의 89%는 기업이 저장하는 데이터양이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 침해 사고 발생 시 대응 시간이 증가할 것이라 답했다. 특히 저장하고 있는 것 자체가 해가 될 수 있는데, 국내는 무려 96%의 IT 의사결정권자가 기업에 해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개인 혹은 회사가 소유한 컴퓨터나 기기에 저장하고 있다고 답해 조사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지현 상무는 “무분별한 데이터 저장은 심각한 업무 생산성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기로, 오래된 데이터는 아카이빙으로 관리하고 불필요한 데이터는 삭제하며 특히 보존 정책을 적용하는 등 데이터 침해를 예방하고 비즈니스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데이터의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