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러스, ‘NB-IoT’로 SKT ‘로라’에 맞불

내년 1분기 상용화 예정…유틸리티·IIoT·스마트시티로 사업 영역 확대

2016-11-03     이광재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IoT) 시장 경쟁을 위해 동맹을 맺었다. 특히 양사는 ‘NB-IoT’가 IoT 시장 성장의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 아래 SK텔레콤이 내놓고 있는 ‘로라(LoRa)’와 맞불 작전을 펼치 것으로 예상돼 향후 IoT 사장 선점을 위한 양 진영간에 경쟁일 치열해 질 전망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양사간의 적극적인 사업협력을 통해 내년 1분기에 NB-IoT 상용화를 공동 추진하고 사물 인터넷 시장을 ‘NB-IoT’ 기술 중심으로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NB-IoT 네트워크 조기 상용화 공동추진 ▲칩셋, 모듈, eSim, 단말 등 IoT 핵심 제품의 공동소싱 ▲국내 주요 협단체 및 글로벌 기구 활동 공동 대응을 기본 방향으로 진행된다.

김준근 KT 기가(GiGA) IoT 사업단장은 “이번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은 통신사간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하고자 한다”며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글로벌 IoT 시장 선점을 위해 양사의 강점이 집약된 NB-Io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고 또 다수 글로벌 메이저 통신사들도 이 사업에 대해 실증 및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을 정도로 NB-IoT는 전체 IoT 시장을 견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협력의 위미에 대해 밝혔다.

이어 “IoT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비용 ▲커버리지 ▲배터리 ▲품질 및 보안 등 시장 촉진을 핵심 요소들을 기반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시장의 기폭제가 역할을 수행할 NB-IoT는 넓은 서비스 범위 및 경제성,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력은 양사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양사 NB-IoT 기술지원 실증 센터 공동 개방, NB-IoT 해커톤 공동 개최 등 향후 IoT 생태계를 NB-IoT 중심으로 구축하고 관련 시장을 빠른 시일 내에 창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어 스타트업은 물론 500개가 넘는 KT의 기가(GiGA) IoT 얼라이언스(Alliance) 회원사와 LG유플러스의 협력사들의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고 양사 관계자들은 밝혔다.

NB-IoT(NarrowBand-Internet of Things)는 높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미터링 등 스마트 시티(Smart City)는 물론 빌딩 이상징후 확인, 미세먼지 측정과 같은 안전·환경 산업 IoT 분야에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대표적인 사물 인터넷 표준 기술이다.

전세계 거의 모든 통신사들이 NB-IoT로 사물 인터넷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외 주요 업체들의 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LG유플러스는 홈, 공공, 산업 분야에서 IoT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네트워크부터 플랫폼까지 총괄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며 “KT와의 사업협력을 통해 IoT 생태계 조기구축과 시장성장 가속화를 유도해 국내 NB-Io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먼저 NB-IoT 네트워크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공동으로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는 한편 2017년 1분기 중 NB-IoT 상용화를 공동 추진하고 내년 내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즉 양사는 NB-IoT에 대해 조기 상용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 국내외 주요 IoT 제조사들과 협력을 확대해 칩셋, 모듈, eSim, 단말 등 IoT 핵심부품 공동소싱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동 소싱을 통한 물량확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다양한 서비스에 조기 적용한다는 것이다.

양사는 공동 사업추진뿐만 아니라 정부의 IoT 정책에 공동대응하고 사물인터넷 협회 등 국내 협단체와 연계해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중심의 글로벌 표준화, 기술 리딩을 위한 협력을 진행해 주요 글로벌 협력기구들이 NB-IoT를 기술표준으로 채택하고 이를 각 국 IoT 산업에 표준으로 적용시키도록 공동대응하고 세계 NB-IoT 시장 확대를 위해 상호 협력키로 했다.

현재 네트워크는 사람 및 고속 이동대상의 5G(고속/대용량)와 사물 대상 소물인터넷(저속/저용량)으로 기술 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현재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수용될 경우 네트워크의 포화가 예상되기에 소물인터넷 시장은 향후 급속히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환경 변화를 대비해 KT는 동북아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와 정기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고 LG유플러스도 사물인터넷포럼 의장사로서 산·학·연·관 협력을 통한 IoT 관련 기술, 서비스 보급과 표준화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양사는 발 빠르게 해외시장에 진출하여 글로벌 주요 통신사는 물론 제조사, 솔루션 사업자들과 적극적인 연대가 이뤄지면 NB-IoT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력으로 NB-IoT 단말을 제조하는 기업들에게는 국제 표준기술을 따르는 제품생산으로 해외진출이 용이해지고 KT와 LG유플러스 모두에게 제품공급이 가능해져 실질적인 혜택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에도 해외 여행시 가방 위치추적 등 NB-IoT 로밍 기반 다양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B-IoT는 이동통신망의 좁은 대역을 이용해 150kbps 이하의 데이터 전송 속도와 8km 이상의 장거리 서비스를 지원하는 협(狹)대역 사물 인터넷 표준 기술로 전력 소비가 적으면서 가스·수도·전기 검침, 위치 추적용 기기 등과 같이 원거리에 있는 사물 간의 통신에 적합하다.

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IoT 기술인 ‘로라(LoRa, Long Range)’와 비슷하지만 비면허 주파수를 사용하는 로라 대비 NB-IoT는 LTE 전국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촘촘한 커버리지와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는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현재 2017년 4분기 NB-IoT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AT&T, T-모바일, 차이나텔레콤, 보다폰 등 글로벌 대형 통신사들이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며 NB-IoT 기술을 활용한 사물 인터넷 시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NB-IoT망 구축을 통해 가장 먼저 추진할 사업은 유틸리티(utility, 공익사업) 분야다. 기존의 가스, 수도, 전기 계량기를 NB-IoT 기반 계량기로 교체해 원격검침 및 관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IoT 분야에서는 기업 전용 NB-IoT망 구축을 통해 화물추적 등 물류관리, 유해가스 감시 등 환경 관리, 주요설비 모니터링 등 생산효율화로 고객사의 요구에 최적화된 사물 인터넷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는 에너지, 환경, 교통 등 3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양사는 각종 오염 및 자연 재해대응을 위한 실시간 감시체계와 스마트 신호등, 스마트 파킹 등 지능형 교통 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양사 협력으로 스마트 시티 사업이 구축되면 에너지 분야에서는 LED 가로등 제어로 에너지 비용절감이 가능해지고 환경 분야는 대기상황의 모니터링과 수질자동관리, 그리고 교통 분야는 교통사고 방지 시스템과 스마트 주차관리가 가능해져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양사 관계자는 반려동물 위치추적, 농작물, 신선식품 등의 자산관리와 같은 분야에까지 NB-IoT를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공동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KT와 LG유플러스의 NB-IoT 동맹은 SK텔레콤이 로라 전국망을 구축하고 IoT 생태계를 빠르게 구현하고 있어 자칫 IoT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사물인터넷 전용망인 로라 네트워크를 전국으로 구축함은 물론 기존에 구축한 LTE-M망을 활용한 하이브리드형 서비스로 본격적인 사물인터넷 시대를 선언했다. 또 50여개 파트너사들과 ‘SK텔레콤 IoT 파트너스’ 출범식도 진행했다. 아울러 모듈 전문기업 3개사를 통해 국산화된 로라 전용모듈 10만개를 사전 신청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로라는 NB-IoT나 LTE-M과 달리 비면허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전용모듈 가격이 기존 LTE 모듈 대비 약 1/5 수준으로 다양한 디바이스가 개발될 수 있고 적은 투자비로도 실생활에 부담 없이 바로 적용 가능하다고 SK텔레콤측은 밝혔다.

안성준 LG유플러스 IoT사업부문장은 “로라를 신경쓰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지마 NB-IoT도 상당부분 상용화 진척이 있기 때문에 시기상 이번 협력을 발표한 것”이라며 “로라는 유럽에서 NB-IoT는 한·중·일이 주도하는 통신 사업자 중심의 IoT 전용 통신망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가 SK텔레콤의 로라 네트워크 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로라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지만 칩셋 소싱을 양사가 함께 하면 칩셋에 한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SK텔레콤이 로라망 구축에 1000억원을 투입했지만 NB-IoT 수준의 커버리지를 갖추려면 기존 대비 3~4배의 비용이 더 필요하다며 때문에 현 수준의 로라망으로는 빌딩 안과 외곽지의 커버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이번 KT·LG유플러스 대 SK텔레콤의 IoT 시장 경쟁은 NB-IoT와 로라를 필두로 매우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