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기업으로 부상중인 ‘화웨이’, 그 비결은?

연속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고수 막대한 R&D 투자로 ‘특허왕’에 등극

2016-09-20     신동훈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등 중국 강자들이 고속성장을 과시하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올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3억4040만대로 전년대비 1% 증가에 그쳤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화웨이(9.2%), 오포(OPPO, 5.6%), 비보(VIVO, 4.7%) 등 중국 기업의 발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 2016년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그 중 중국의 간판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華爲)의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2016년 1·2분기 모두 삼성, 애플에 이어 세계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 세계 스마트폰 브랜드 시장점유율(단위: %)

같은 시기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과 애플은 5위 밖으로 밀려나 판매량 톱5 모두 중국 현지 제조사가 차지했다(자료원: 트렌드 포스).

중국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 1·2분기 각각 1억2240만대, 1억3931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레노보, 샤오미 등 5개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65%에 육박하며 특히 화웨이는 2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시장점유율

올 2분기 화웨이는 2900만대의 판매량, 20.8%의 점유율로 3분기 연속 중국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2016년 상반기에 화웨이는 전년보다 25% 증가한 6056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으며 이로 인해 같은 기간 판매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41% 급증한 774억위안을 기록했다.

2015년 화웨이는 세계에서 역대 4번째로 스마트폰 출하량 1억대(1억800만대)를 돌파했고 매출 200억달러를 달성했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CEO는 지난 7월26일 올해 목표로 매출 280억달러, 스마트폰 출하량 1억4000만대를 제시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는 화웨이가 향후 1~2년 안에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는 1987년 중국 개혁개방 초기, 경제특별구 선전에 설립된 통신장비회사, 최근 리어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컨슈머 등 3개 파트로 사업을 구분해 운영중이다.

1997년부터 해외사업에 진출해 2002년 한국에 사무소를 개설했고 2007년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군인 출신 창립자 런정페이 회장은 화웨이 특유의 진취적인 ‘늑대(狼性) 문화’로 기업을 이끌어왔다. 늑대 문화란 늑대의 강한 끈기와 불굴의 도전의식, 공동체 의식, 민감한 후각 등을 본받자는 전략을 의미한다.

런 회장은 팀플레이를 위해서 창업자인 자신이 1.4%의 지분만 소유하고 나머지 지분을 모두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이같은 창업자의 모범에 직원들은 사무실에 텐트를 깔고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는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했다.

화웨이 직원들이 접이식 군용침대를 책상 옆에 두고 밤잠을 설쳐가며 숙식을 해결했다는 일화는 중국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늑대 문화로 인해 화웨이는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막강한 기술력을 키우는데 매진해 왔다.

2015년 신기술 및 신제품 R&D에 매출액의 15%에 해당하는 92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투자했는데 이는 애플의 R&D 비용 85억달러(매출액의 3.5%)를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 10년간의 R&D 비용은 총 370억달러에 육박하며 화웨이 R&D 센터는 전세계 16곳에 분포돼 있고 연구 개발자는 화웨이 전체 직원의 45%에 해당하는 7만9000명 수준이다.

특히 2015년 말 기준 화웨이의 중국 내 특허출원 건수는 5만2550건(누계), 해외 특허출원 건수는 3만613건(누계)에 달한다.

또 2015년 말 기준 승인 받은 특허건수는 3만924건에 달하며 이중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승인 받은 특허 수는 각각 5052건, 1만1474건이다. 2015년 한 해 기준으로 중국에서 6200건, 해외에서 2800건의 특허를 출원해 각각 2000여건, 1100여건의 특허를 승인 받았다.

지난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특허만 모두 3898건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2015년 화웨이가 애플에 빌려준 특허가 769건에 달하는 반면 애플이 화웨이에 빌려준 특허 98건에 불과하다.

구체적인 특허 내용이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애플이 화웨이에 수억달러에 달하는 특허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웨이는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한 과학기술 전문지 MIT 테크놀러지 리뷰가 선정한 ‘2016 세계 50대 스마트 기업’ 10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화웨이는 막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고 올해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수 시장에서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해 성장한 화웨이는 기존과 달리 고가 스마트폰을 연이어 출시하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되고 있다.

메이트8의 경우 메이트7의 성적을 웃돌며 글로벌 판매량 증가율이 65%를 상회했으며 특히 신제품 P9과 P9 플러스는 출시 3개월 만에 45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는데 전략 스마트폰 P9 시리즈의 성공은 화웨이의 경쟁력이 내수 시장에 머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것.

화웨이는 최근 몇 년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 확대에 주력해 왔다. 해외에서의 매출 증가 속도는 중화권의 1.6배에 달하며 특히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GFK에 따르면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핀란드, 체코 등 유럽 5개국에서 화웨이는 1년6개월만에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한 영국, 독일, 프랑스에서의 점유율은 각각 3.9%, 9.6%, 6.7%에 달한다.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5년 12월 4%에서 지난 5월 11.6%까지 확대됐는데 이 기간 500~600달러의 프리미엄폰 시장점유율은 1%에서 14.3%까지 늘어났다.

북미와 남태평양 시장을 살펴보면 화웨이는 이집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1.9%, 브랜드 인지도 93%를 확보했고 뉴질랜드에서는 시장점유율이 15% 이상에 달한다.

라틴아메리카와 중앙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경우 특히 칠레와 페루에서 각각 200%, 134%의 성장률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전세계 곳곳에 분포한 오프라인 판매점 또한 중요한 성장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월 기준 화웨이 직영 판매점은 3만5000개 이상으로 전년동기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또 전세계 대리 판매점도 약 15만개에 육박한다.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업체는 화웨이뿐만 아니다. 올해 2분기 중국 제조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1억3900만대로, 삼성과 애플의 판매량 합계를 상회한다.

올 1·2분기 중국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한 오포는 화웨이와 애플, 삼성을 제치고 6월 중국 시장 1위를 차지했는데 2분기 세계 시장에서도 1047만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중국 기업의 기술력, 경쟁력을 인지해야 하며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와 같이 막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정면승부를 펼칠 만큼 성장한 중국 기업 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의 기호를 즉각 반영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인수합병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률 둔화,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으로 대량의 중소기업이 퇴출되는 지각변동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청둥 CEO는 향후 3~5년 안에 중국 대부분의 스마트폰 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며 시장점유율 8% 이상의 메이저 업체 또한 2~3곳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원: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 및 KOTRA 베이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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