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핀테크 산업 육성 박차 가한다

‘핀테크 규제 테스트베드(Regulatory Sandbox)’ 본격 시행

2016-07-13     신동훈 기자

싱가포르는 글로벌 핀테크 허브이자 스마트 파이낸셜 센터(Smart Financial Centre)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금융센터 중 하나로 2015년 기준 금융보험업이 전체 GDP의 12.6%를 차지하고 있는데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MAS)은 싱가포르가 스마트 파이낸셜 센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술의 혁신적이고 안전한 활용을 돕는 규제 환경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업이 새로운 핀테크 솔루션을 개발해 놓고도 규제로 인해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 여겨 런칭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유망한 혁신기술 개발을 저지하는 것이고 발전 기회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핀테크 솔루션의 시장성을 테스트하고 적용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핀테크 실험이 가능한 금융규제 테스트베드(Regulatory Sandbox)를 시행하고자 한다.

이에 싱가포르 통화청은 지난 6월6일 핀테크 규제 테스트베드(Regulatory Sandbox) 시행안을 발표했다. 이 시행안은 영국 금융행위규제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에서 5월에 도입한 샌드박스(Sandbox)를 밀접하게 따르고 있다.

샌드박스란 어린이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모래사장을 뜻하는 말로 규제 테스트배드는 기업들이 규제에서 한시적으로 벗어나 새로운 핀테크 솔루션을 검증하고 감독 당국은 빠르게 개발되는 신기술과 시장 변화에 맞춰 신속히 규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하에서 신용등급, 최소납입자본, 자금지불능력 등의 요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규제 요건 리스트

진행절차를 살펴보면 신청단계(Application Stage)에서 싱가포르 통화청은 제안서를 검토하고 21일(근무일 기준) 내로 해당 제안서가 적합 가능성(potential suitability)이 있는지 신청자에게 통지하면 된다.

또 평가단계(Evaluation Stage)에 소요되는 시간(T1)은 제안서의 복잡성, 해당되는 법적 및 규제 요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샌드박스의 실험적 특성을 감안해 신청자는 MAS와 상의 후 제안서를 보완해 다시 제출할 수 있다. 평가가 완료되면 신청자는 샌드박스 승인 여부를 서면으로 통지받는다.

■ 샌드박스 진행절차

평가항목은 ▲ 해당 핀테크 솔루션이 기술적으로 혁신적인가? ▲ 해당 핀테크 솔루션이 시장 내 문제를 해결하거나 소비자 또는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다주는가? ▲신청자는 샌드박스 기간이 완료된 후 해당 핀테크 솔루션을 싱가포르 내에서 더 큰 규모로 전개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테스트 시나리오와 결과가 명확한가? ▲경계 조건이 적절한가? ▲주요 예상되는 위험 요소를 평가하고 완화했는가? ▲명확한 출구 및 전환 전략이 있는가? 이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지난 6월6일 발표한 핀테크 규제 테스트베드 가이드라인에 대해 의견이 있을 경우 7월8일까지 해당 내용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시행안을 보완 및 보강해 빠른 시일 내로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핀테크시장 활성화를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영국과 ‘핀테크 브릿지(FinTech Bridge)’ 형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11일 싱가포르와 영국은 핀테크 브릿지를 런칭했다.

영국은 올해 초 해외시장으로의 연결다리 역할을 수행할 핀테크 브릿지 개발을 통해 글로벌 핀테크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으며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

싱가포르 시장 자체는 규모가 작지만 비즈니스를 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아시아 시장 진출의 관문 역할을 한다는 점과 싱가포르 통화청 내 핀테크 전담팀이 구성되는 등 정부가 핀테크 시장 성장을 중요 과제로 여기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싱가포르 핀테크 기업 및 투자가들의 영국 시장으로의 진출 그리고 영국 기업 및 투자가들의 싱가포르를 통한 아시아 시장 진출이 용이해 졌다. 또 싱가포르 통화청과 영국 금융행위규제청(FCA)은 규제 협력 동의(Regulatory Cooperation Agreement)를 체결해 두 규제 당국 간의 양국 금융 서비스 혁신 기술에 대한 정보 공유, 양국 핀테크 기업에 대한 정보 공유 등이 가능하게 됐다.

또 지난 4월 싱가포르 통화청과 싱가포르 연구재단(National Research Foundation, NRF)은 싱가포르가 핀테크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핀테크 관련 모든 사안을 다룰 원스톱 플랫폼 ‘핀테크 오피스(FinTech Office)’를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핀테크 오피스는 싱가포르 통화청, SG-이노베이트(Innovate), 경제개발청(Economic Development Board), 인포컴인베스트,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nfocommunications Media Development Authority), 싱가포르 연구재단(NRF), 스프링 싱가포르(SPRING Singapore) 등 다양한 정부기관의 협력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핀테크 오피스는 ▲다양한 정부기관이 제공하는 핀테크 관련 보조금 지원 제도 검토, 조정 및 개선 ▲산업 인프라, 인재양성, 인력수요, 비즈니스 경쟁력 등의 격차 파악 및 전략, 정책, 지원제도 제안 ▲ 핀테크 관련 행사 및 계획 수립을 통한 핀테크 허브로서의 싱가포르 브랜딩 및 마케팅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통화청은 조직 내 핀테크 전담팀 ‘핀테크 앤 이노베이션 그룹(FinTech & Innovation Group, FTIG)’을 구성했다.

2015년 7월에 구성된 FTIG는 싱가포르 금융시장의 위험관리 개선, 효율성 향상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및 이노베이션 활용 관련 규제 정책과 개발 전략을 관리하고 있다.

FTIG는 간편하고 빠르고 안전한 결제 시스템 및 기타 금융 서비스 솔루션에 대한 규제정책 및 개발 전략을 담당하는 ‘페이먼트 앤 테크놀로지 솔루션즈 오피스(Payment & Technology Solutions Office)’,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술 인프라 개발에 대한 규제 정책 및 전략을 담당하는 ‘테크놀로지 인프라스트럭처 오피스(Technology Infrastructure Office)’, 금융시장 도입 가능성이 있는 신기술 모색 및 관련 업계 담당자들과의 협력을 통한 혁신적인 솔루션 테스트를 담당하는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 랩(Technology Innovation Lab)’으로 구성돼 있다.

더불어 싱가포르 통화청은 ‘금융 기술 및 혁신 지원제도(Financial Sector Technology & Innovation scheme; FSTI)’를 도입했다.

2015년 6월 도입된 FSTI를 통해 싱가포르 통화청은 5년간 2억2500만 싱가포르 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내 금융기관들은 ▲R&D 및 이노베이션 랩 설립 ▲효율성, 성장 또는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 차원의 프로젝트 ▲새로운 통합 솔루션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 인프라를 개발하는 산업 차원의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FSTI 제도하에서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핀테크 혁신 기술 분야는 블록체인(온라인 금융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 기반의 기록 관리 시스템, 디지털 및 모바일 결제, 사이버 보안, 생체정보 기반 인증, 클라우드 컴퓨팅, 통합 단말장치(POS) 시스템, 효율적인 규제 보고, 스마트 감시 시스템 등이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지난 4월12일 아시아 최초의 핀테크 박람회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ingapore FinTech Festival)’을 오는 11월14일부터 18일까지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싱가포르의 핀테크 관련 국제 활동 전략 중 하나로 싱가포르의 핀테크 환경이 제공하는 혁신과 협력 가능성을 글로벌 핀테크 커뮤니티에 홍보하고 관련 기업, 투자가 등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싱가포르 통화청과 싱가포르 은행연합(Association of Banks in Singapore, ABS)이 공동 주최하는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발은 ▲전세계에서 20개팀을 선별해 현재 금융 서비스 업계에서 당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이를 발표하는 ‘글로벌 핀테크 헥셀레이터(Global FinTech Hackcelerator)’ ▲혁신적인 핀테크 솔루션을 도입한 핀테크 스타트업, 금융기관 등을 표창하는 ‘MAS 핀테크 어워드’ ▲MAS 핀테크 컨퍼런스, ABS-MAS 테크 리스크 컨퍼런스, ABS-MAS 레귤레이션 테크놀로지(Reg Tech) 포럼 등 다양한 컨퍼런스로 구성된다.

이 행사는 우리 기업들이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핀테크 솔루션 개발 트렌드를 파악하고 다양한 사업 및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에셜론(Echelon), 테크인아시아(Tech in Asia) 등 창업 박람회에서도 핀테크 솔루션 개발 업체들의 참가가 늘어나고 관련 콘퍼런스도 진행하는 등 핀테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창업 박람회 참가를 통해 새로운 핀테크 솔루션 및 마케팅 트렌드를 파악하고 글로벌 투자가 및 기업가에게 개발 솔루션을 발표하며 아이디어에 대한 평가와 투자유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 있다.

올해 5월 설립된 핀테크 오피스는 싱가포르 진출을 희망하는 핀테크 기업에 회사 설립 방법, 핀테크 및 기술 관련 정부 보조금 및 지원제도 등에 대한 안내를 제공한다.

싱가포르는 내수시장이 작은 만큼 해외 유망 기업 유치하고 영국과 핀테크 브릿지를 런칭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적극적이므로 해외로의 시장 확대를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은 싱가포르 진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 또한 작년 초 핀테크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핀테크산업 육성에 적극적이고 싱가포르 유관기관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되는 바 국내 기업들은 이와 관련된 기회를 주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원: The Straits Times, Business Times, Today, MAS,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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