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vs알파고 세기의 대결, 그 관전 포인트는?

인공지능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기후 모델링·질병 분석 등 현실 난제 극복 기대

2016-02-23     신동훈 기자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불가능할거라고 여겨졌던 인공지능과 인간의 바둑대국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이이 불과 2주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결의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우선 승패를 떠나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이세돌 9단이라는 바둑계 전설적인 인물과 대결한다는 것 자체가 세기의 대결이라 볼 수 있다.

이번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할 확률은 코끼리가 바늘구멍을 통과할 확률이라고 업계에서는 전하고 있다. 승패와 상관없이 이번 대결을 흥미롭게 보고 있는 것.

바둑은 현재까지 똑같은 판이 반복된 적 없을 정도로 그 변화가 무쌍하다. 특히 이세돌처럼 상대방에게 허를 찌르는 듣도 보도 못한 수법을 쓰는 상대에게도 알파고도 변수를 읽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치문 한국기원 부총재는 “이세돌 9단이 이겨서 인간의 뛰어난 지성을 보여주고 바둑의 신비함을 남겨뒀으면 한다”고 답했고, 바둑계 전설의 라이벌로 통하는 이창호 9단은 “인공지능 수준이 프로기사와 대국할 정도로 발전해다는 것은 많이 놀랍고 재밌는 승부가 될 것이라 예상하지만, 승리는 당연히 이세돌 9단”이라고 답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에서는 50대50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을 가질만한 것도 지난 10월 판후이 유럽 챔피언 프로기사를 꺾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후이 2단과 이세돌 9단의 실력 차이는 어마어마하기에 알파고가 이길 확률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세돌 9단 본인 역시 “판후이 2단을 꺾는 것을 보았고 지금까지 실력이 올라왔을 거라고 보나, 지금은 내가 우위에 있다”며 “가상으로 준비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한판을 지느냐, 마느냐로 승부를 예측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알파고가 얼마나 발전할지 역시 관심사이다. 바둑은 그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수보다 더 높고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어 인공지능 연구에 이어 궁극적인 도전과제로 여겨져 왔다. 

헌데, 알파고가 등장한 뒤 바둑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더니 총 500회 대국 중 단 한번을 제외하고 모든 대국에서 승리했었고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 2단을 5번 모두 승리를 거두며 컴퓨터 프로그램이 프로 바둑 기사를 최초로 이긴 사례가 됐다.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하사미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번 대결은 바둑계와 AI계에 있어서 기대하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인간의 독창성과 지능을 높이고 바둑을 전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향후 2~3년 뒤에는 알파고가 얼마나 발전할지 예상할 수 없기에 그때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답하기도 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것이다.

머신 러닝을 사용해 바둑을 마스터한 알파고는 프로 바둑기사가 되기 위해 전문가가 플레이하는 게임으로부터 3천만개의 움직임에 대해 신경망을 훈련시켰고 이로써 57% 확률로 사람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알파고는 자체 신경망으로 수천만 '회의 바둑'을 두고 강화 학습이라는 시행착오 프로세스를 사용해 연결고리를 조정해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새로운 전략을 짜는 법을 익히고 있다.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뇌 공학과 교수는 “온갖 경우의 수에서 이길 확률과 패턴을 계산하던 인공지능이 이제 인간처럼 경험으로 학습하고 추론을 통해 전략을 짜는 방식으로 인간에게 도전해 왔다”며 “이번 대국은 승부와 상관없이 인공지능 역사에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점점 더 발전함에 따라 알파고 같은 지능화된 시스템을 개발해 기후 변화 예측이나 질병 분석 등 차후 난제들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구글 딥마인드측은 덧붙였다.

데미스 하사비스 CEO는 “알파고가 일반적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해 스스로 바둑에서 이기는 법을 파악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갖는다”며 “궁극적으로 이 기술들을 현실 세계의 문제에 적용하기를 원하고 향후 어떠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정말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결은 승패와 상관없이 5회 대국을 모두 치루고 우승자에게는 100만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5번 모두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치뤄지고 9일, 10일, 12일, 13일, 15일 모두 1시에 진행된다.

전 경기는 모두 구글 딥마인드 유투츠 채널로 생중계되고 국내에서는 바둑TV,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TV를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