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모바일시장 한 축으로 ‘우뚝’

출시 1년 새 2분기 출하량 457% 증가…하반기 신제품 ‘봇물’

2015-09-15     신동훈 기자

스마트워치가 시장에 등장한지 1년 만에 모바일 업계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기어S’, LG전자 ‘G워치’ 등을 통해 시장에 공개된 스마트워치가 1년 만에 급성장한 것.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의 판매량이 2014년 460만대에서 2015년에는 전년대비 511% 증가한 28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워치 시장 확대에는 애플의 ‘애플워치’가 한몫했다. 올해 4월 애플이 애플워치를 출시하면서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시장 관심에 미치지 못했던 스마트워치가 2015년 본격 개화기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스마트워치 출시를 발표하거나 출시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14년, 기대에 부흥 못한 초라한 성적

2014년은 국내 IT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워치에 집중한 해다. 지난해 하반기 두 업체가 각각 기어S, G워치를 비슷한 시기에 내놓으며 시장 경쟁이 시작되는 듯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스마트워치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대표 기기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였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2014년 스마트워치는 실제 시장 판매에서 460만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12억8350만대를 기록(자료: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한 것과 비교했을 때 턱 없이 부족한 성과다.

스마트워치 판매가 부진했던 원인으로는 대표 제품의 부재를 들 수 있다. 2014년은 휴대폰 제조사의 스마트워치 시장 진출이 활발했던 해다. 삼성, LG를 비롯해 모토로라와 소니도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중 삼성의 기어S는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 23%로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기어S의 지난해 총 판매량은 120만대로, 스마트워치 대표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기엔 부족했다.

또 모든 시장의 초기 제품이 그렇듯 기능·디자인 부분에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한 부분도 존재했다. 스마트폰 대체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스마트워치는 배터리 사용시간, 불편한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두꺼운 디자인, 앱 부재 등의 문제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실패했다.

애플워치 등장, 시장판도 바꿨다…3개월 만에 410만대 판매

스마트워치가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4월 애플워치가 출시됐다. 애플워치가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관련 시장에 변화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출시 3개월 만에 약 410만대가 판매되며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의 75%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것. 이는 2014년 전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460만대에 그친 점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성과다.

반면 삼성전자는 23%였던 시장점유율이 7.5%로 급감했으며 모토로라, LG전자 등이 포함된 기타 업체들의 스마트워치는 총 90만대가 판매돼 지난해 비해 소폭 성장했다.

특히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5년 2분기 전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대비 457% 증가한 530만대를 기록했다. 애플워치의 등장이 관련 시장 확대에도 큰 영향을 준 것이다.

지난해 스마트워치의 부진한 성과 원인으로 꼽혔던 대표 제품 부재를 애플워치가 해결하게 된 셈이다. 애플워치는 75%라는 압도적 시장 점유율로 출시 3개월 만에 스마트워치 대표 제품으로 떠올랐다. 애플은 그동안 스마트워치의 문제로 지적됐던 디자인과 앱 부재를 크게 개선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디자인을 크게 스포츠·스테인레스 스틸·18K 골드 시리즈 등 3종류로 나눠 다양화하고 출시 시점에 3000개 이상의 앱을 함께 선보였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 애플워치 판매량은 1540만대에 이르며 전체 시장의 5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짧은 배터리 용량 등이 단점으로 재기되며 판매량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의 입지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제품 잇따라 출시, 본격 시장 개화 조짐

2015년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워치의 등장으로 급격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주춤했던 시장에 애플워치가 불을 지핀 것.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2015년 전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대비 511% 증가한 281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손목 위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또 IDC에 따르면 2015년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전년대비 683% 증가한 3310만대가 판매될 것이며 그 중 애플워치가 2100만대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체 웨어러블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수치다. 스마트워치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대표 기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확대 조짐에 국내외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이 바쁘다. 애플워치를 대적하기 위한 신제품 출시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9월 IFA2015에서 새로운 스마트워치 ‘기어S2’을 공개하며 시장 경쟁을 부추겼다.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전작 기어S뿐만 아니라 애플워치와도 차별 요소를 뒀다.

LG전자는 이미 올해 4월 ‘어베인 LTE’를 정식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하반기에는 화웨이와 TCL, ZTE 등 경쟁력 있는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IFA2015에서는 럭셔리버전의 어베인 스마트워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 스와치와 리치몬드 등 전통 시계업체들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시장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연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보사회분석실 부연구위원은 ‘스마트워치 시장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워치는 휴대폰 제조업체 특면에서는 최근 둔화되고 있는 휴대폰 수요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다”며 “비휴대폰 제조업체 측면에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업 진출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스마트워치의 주요 기능은 시계 기능 외에 스마트폰의 보조적 역할, 헬스케어 밴드의 업그레이드 형태였으나 점차 스마트폰 기능의 다수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폰 대체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큰 기대와 달리 주춤했던 스마트워치 시장은 2015년 애플워치 출시와 함께 급성장했다. 1년만의 변화다. 본격 개화기를 맞이한 스마트워치 시장에 IT기업뿐만 아니라 전통 시계 업체들까지 뛰어들며 시장을 경쟁을 부추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