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아바타 수어 서비스 개발...청각장애인 병원 이용 편의성 제고

충남대병원 출입문 키오스크에 적용 아바타가 수어로 방역 등 출입절차 안내

2021-04-20     황민승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아바타 수어 기술이 국립대학병원에 시범 도입됐다. 이로써 안전한 코로나19 방역 관리는 물론, 청각장애인들의 병원이용 시 불편을 덜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일 충남대학교병원 출입문 키오스크에 코로나19 방역관리 절차를 안내하는 아바타 수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의료 기관의 방역 관리 절차와 출입절차가 복잡해짐에 따라 디지털 정보 이용에 취약한 장애인들이 기존 키오스크로는 원활한 의사소통 지원이 부족해 출입에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됐다. 

아바타 수어 서비스를 키오스크에 채용하면 아바타가 수어를 통해 방역 관련 문진과 확인 사항을 쉽게 전달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도 쉽고 빠른 병원 이용이 가능해진다.

연구진은 지난해 개발한 코로나19 생활방역 지침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고 애니메이션으로 수어를 전달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얼굴 표정 표현 총 22종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에도 확진자 정보, 감염병 대응 정부 대책, 백신 접종 안내 등 관련 정보가 키오스크,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형태로 안내됐지만 시·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장애 유형에 맞는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연구진은 출입 절차에 필요한 수어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새로 제작하고 입술을 당기는 모습, 얼굴을 좌우로 기울이는 모습 등으로 작년보다 더욱 다양한 표정을 구사할 수 있도록 했다.또한 수어 애니메이션 영상은 한국농아인협회 감수를 거쳐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도록 제작했다.

공동연구기관인 한국농아인협회 관계자는 “병원에 갈 때마다 제대로 된 문진표 작성 안내가 없어 많이 불편했다"며 "시·청각 장애인들도 중요한 정보로부터 소외받지 않고 스스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연구진의 기술이 더욱 많이 보급되면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병원 출입에 더해 진료 과정이나 공공시설 민원 안내, 온라인 학습시스템 등 생활 정보와 의사소통에도 아바타 수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성능 향상에 노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VOD, OTT 등 미디어 콘텐츠 전반을 대상으로 자막, 수어 번역의 활용분야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ETRI 김명준 원장은 “미디어 지능화 기술을 활용해 기존 방송 콘텐츠뿐 아니라 생활 및 재난 정보에 접근을 도와 장애인의 안전과 정보 접근성을 향상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