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로 폐수 속 독성물질 분해한다

국립생물자원관, 'C6H9N3' 분해하는 '파라코커스 코뮤니스' 균주 최초 발견

2021-04-12     황민승 기자

국내 연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폐수에 함유된 고농도 신경계 독성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발견,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폐수 독성물질 분해 공정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박희등 고려대 교수진과 공동 수행한 '오염환경 서식 원핵생물 연구'를 통해 신경계 독성물질 '이미노디프로피오니트릴(C6H9N3)'을 분해하는 박테리아 '파라코커스 코뮤니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미노디프로피오니트릴은 살충제, 염료용 용매 등의 원료 물질로 사용되거나 화학제품 제조 시 발생하는 물질로 피부 자극, 호흡기계 손상, 신경계 기능 방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고려대

연구진이 이번에 발견한 파라코커스 코뮤니스는 국내 산업 폐수에서 처음으로 분리됐는데 10만 ppm의 초고농도 이미노디프로피오니트릴 조건에서도 다른 영양원 없이 생장하며, 8만 ppm의 이미노디프로피오니트릴을 88.35%까지 분해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이 균주의 특성에 대해 지난해 11월 국내 특허를 출원했고, 연구결과를 토대로 올해 5월 국제학술지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투고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처리가 곤란한 독성물질의 분해를 비롯해 산업폐수의 처리 비용 절감 등 유독 물질 정화법 개발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파라코커스 코뮤니스의 이용을 원하는 업체에 기술이전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미생물이 가진 분해 능력이 친환경·생물학적 폐수 처리 기술개발에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배 관장은 또 "앞으로도 국가 생물자원의 발굴과 보전을 넘어 확보된 생물 소재가 국가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고 다양한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