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난치성 위암의 새로운 치료 해법 찾았다

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에 따른 새로운 세포사멸경로 조절기전 원리 규명

2021-01-14     서혜지 기자

국내연구진이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 기전을 이용한 난치성 위암의 효과적인 치료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였다. 향후 페롭토시스를 이용한 난치암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대사제어연구센터 이상철/이은우 박사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황금숙 박사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허용민 교수팀(교신저자:이상철/이은우/황금숙/허용민, 제1저자: 이지윤/남미소/손혜영)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기관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세계적 저널인 미국립과학원 회보 ‘PNAS’ 2020년 12월 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위암(Gastric cancer)은 세계적인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매년 100만 명 이상 암 발병 판정), 국내 암 사망자수에서도 3위에 올라와 있다. 현재 조기진단이나 수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진행성 위암의 경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치료제 개발의 실패의 주요 원인은, 진행성 위암 중 중간엽(mesenchymal)세포의 특성을 지니는 암은 쉽게 전이가 되거나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지니며 재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간엽형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5년 생존률이 30% 미만으로 나타나는, 가장 예후가 나쁜 환자군으로 보고된 바 있다.

현재 재발이나 전이된 위암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페롭토시스(Ferroptosis)는 세포막의 지질과산화에 의해 발생하는 철(Ferrous)-의존적 세포사멸 경로이며, 최근 항암제 내성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암의 효과적인 세포사멸 경로로서 주목받고 있다. 

본 연구팀은 위암 환자의 전사체 정보를 기반으로 위암세포주들을 중간엽형(mesenchymal-type)과 상피형(epithelial-type)으로 분류 했을 때, 중간엽형 위암세포만이 페롭토시스 약물에 의해 죽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발굴한 신규 유전자(ELOVL5, FADS1)가 중간엽형 위암세포주에서 페롭토시스 진행의 핵심 인지질 형성에 필수적이며, 지질과산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위암세포를 잘 죽게 만들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공동연구책임자인 허용민 교수는 “동 연구성과를 통해 향후 개발될 난치병 치료제는 위암 중에서도 기존의 표준 항암제로는 재발을 방지할 수 없는 난치성 위암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대사 신약 개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연구책임자인 이은우 박사는 “페롭토시스라는 새로운 세포사멸기전에서 불포화지방산 합성경로의 중요성을 밝힌 것”이라며, “새로이 발굴된 유전자(ELOVL5와 FADS1)가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연구책임자인 황금숙 박사는 “본 연구성과에서 불포화 지방산 합성경로 규명에 활용된 지질체학 및 대사추적 신기술은 앞으로 난치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