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ICT 발전사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는 무선 통신, 어떻게 변해왔을까

2020-09-14     최형주 기자

IoT, 스마트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의 첨단 기술들이 우리의 삶을 급속도로 바꿔가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첨단 기술들의 핵심은 바로 ‘연결(Connected)’에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사에 대해 알아보자.

 

무선 통신, 휴대폰이 되기까지

인류는 원거리 통신을 위해 많은 방법을 사용해왔다. 불과 연기를 이용해 위험을 알리기도 했고, 비둘기나 말과 같은 가축을 이용해 편지를 전달하거나 사람이 직접 이를 전하기도 했다.

오늘날과 같은 무선 통신이 등장하게 된 것은 19세기. 1865년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이 전자파의 존재를 예측하고, 1888년 헤르츠(Heinrich Hert)가 연구를 통해 전자파를 증명한 것을 바탕으로, 1896년 이탈리아의 전기공학자 굴리엘모 마르코니(Guglielmo Giovanni Maria Marconi)가 최초의 무선 전신을 만들어내면서다.

1894년 마르코니는 니켈과 은가루를 진공 밀봉해 검파기를 만들고, 이 전파를 전송하기 위해 접지된 공중 도선을 설치한다. 이렇게 전송 거리를 차츰 확장해가던 마르코니는 1896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무선 전신 기술 특허를 받게 된다.

이후 무선 통신은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한다. 1897년 8월 마르코니는 ‘무선전신신호회사’를 설립했고, 등대 사이에 무선 전신 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하기 시작했다. 1898년에는 도버 해협에서 50km 거리 송신에 성공해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무선 통신이 가능하게 됐고, 1900년에는 영국 해군 군함에 무선 전신이 설치돼 121km 거리에서도 통신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1901년 마르코니는 대서양을 건너, 북미-유럽 간 약 3750km 거리에서 무선 통신에 성공하며 인류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으며, 1909년엔 그간의 업적을 인정받아 과학자로서 최고 영예 중 하나로 손꼽히는 노벨 물리학상까지 거머쥐게 된다.

이후 무선 통신은 여러 형태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세계 각국의 군대가 무선 통신을 활용해 군사 정보를 공유했고, 1946년엔 미국의 벨 연구소(Bell Labs)가 ‘셀룰러 텔레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경찰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1979년엔 일본 도쿄에 최초로 셀룰러 텔레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설치됐고, 1983년엔 모토로라가 최초의 상용 휴대전화인 ‘다이나택(DynaTAC)’을 출시하며 세계는 본격적으로 무선 통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태동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더 중요한 사건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바로 1969년 미국에서 인터넷이 세계 최초로 구축된 사건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 연구국(ARPA)은 ‘핵전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정보교환 망’을 설계했고,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대학교-스탠퍼드 연구소-캘리포니아 대학교-유타 대학교까지 4곳을 연결해 최초의 인터넷 ‘아르파넷(ARPANET)’을 탄생시켰다.

이후에도 인터넷 통신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한다. 1981년 미국 각 대학의 컴퓨터 공학과들은 CSNET(Computer Science NETwork)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1983년엔 미국국방성이 군사용 네트워크 밀넷(MILNET)을 구축했다. 이후 민간용으로 쓰이던 아르파넷은 미국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1986년 5곳의 슈퍼컴퓨터 센터를 연결해 구축한NSFnet에 통합되며 국제 통신망으로 사용됐다.

특히 이 시기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이 태동한다. 1982년 5월 15일 UCLA 출신의 전길남 박사는 서울대학교와 한국전자기술연구소(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사이에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 기반의 컴퓨터 네트워크 교신을 성공했고,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이를 기반으로 1990년대엔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했다.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라 불리게 된 것은 1994년 김영삼 정부가 2015년을 목표로 전국에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는 ‘초고 속정보통신망 구축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때 한국통신(현 KT)에서 WWW(World Wide Web) 기반의 상용 인터넷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했고, 1998년엔 김대중 정부가 2002년을 목표로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이버 코리아 21’ 정책을 추진하며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이 최초로 ADSL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와이파이도 이시기에 탄생한다. 1991년 미국의 NCR 코퍼레이션과 AT&T가 802.11 프로토콜의 전신을 발명했고, 1997년 802.11 프로토콜 버전이 출시되며 사실상 이때 최초의 와이파이가 탄생하게 됐다.

 

본격적인 통신 기술의 발전

1981년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의 5개국에선 노르딕 모바일 텔레폰(Nordisk Mobil Telefoni)이라는 이름의 1세대 무선 통신(1G)이 상용화됐다. 1981년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NMT 네트워크 개설을 시작으로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에 연이어 개통됐다.

2세대 이동통신 2G는 1991년 등장했다.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와 같은 방식의 이동통신 규격으로 서비스 됐으며, 놀랍게도 최근까지도 사용자가 존재했다. 하지만 얼마 전인 2020년 7월부로 SKT의 2G 서비스가 종료되며 이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 됐다.

3G는 한국에선 2003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후반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부터는 3G와 같이 이동통신을 뜻하는 말이 무선 인터넷 통신망을 대표하는 단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4세대 이동통신은 국내에선 2011년에 상용화됐으며, 이 시기부터 본격적인 무선 통신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1G, 2G, 3G 등 통신 서비스를 뜻하는 단어가 4G에 이르러 대중적으로 쓰이게 됐고,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카 등의 개념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도 시기이며, 이후 5G가 2019년 4월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시작돼 오늘에 이르렀다.

 

인터넷이 사라진다

2015년 1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인터넷이 사라질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사실 이 말은 인터넷이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겨져 누구도 인터넷을 의식하지 않게 될 것이란 뜻이다. 그리고 2020년 오늘, 우리의 모든 일상은 인터넷에 연결된다. 최근 출시되는 밥솥, 세탁기, TV, 냉장고 등 대부분의 백색 가전은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연결돼 우리의 삶을 180도 바꿔가고 있다.

무선 통신의 발전은 통신 속도의 발전이다. 매 세대의 통신 기술마다 더 빨라진 속도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제 정말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IoE)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 가까운 미래, 과연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그리고 만물인터넷 시대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