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 센터 고효율화를 위한 냉각기술 핫 이슈

냉각기술 동향과 데이터 센터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정책 제시

2020-07-09     석주원 기자

[글=박세환 Ph.D.]
   기술법인 엔펌(ENF) 전문위원(Chief Consultant)
   한국CCTV연구소 영상보안CCTV산업발전연구회 회장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ReSEAT프로그램 전문위원
   용인시정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센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인프라의 설계 기준이 초기에는 서버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설계 및 운영이 이루어졌으나, 근래에는 이러한 설계 기준이 바뀌어 에너지 절약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에너지 비용 절감을 넘어 저탄소 패러디임을 수용해야 하는 책임의식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력 효율성 향상 이슈, 저탄소 지향의 데이터 센터 냉각장치 고효율화를 위한 저탄소 지향의 데이터 센터 냉각 기술 핫 이슈를 파악해본다.

 

기술 발전에 따른 데이터 센터 관리 환경 변화

기존 데이터 센터들은 내부 온습도 조건을 온도 21.5℃, 습도 45.5% 수준으로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며 서버 설비 운영의 최적 환경을 유지시켰다. 이처럼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획기적인 ICT 기술적 진보로 인해 장비의 내열성이 우수해지고 에너지 비용 및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실내 조건을 좀 더 완화하는 방향으로 데이터 센터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냉난방공조기술자학회(ASHRAE)에서는 데이터 센터의 온도를 18~27℃로 권장하고 최대 15~32℃(class1)와 10~35℃(class2)까지, 상대습도도 20~80%까지로 그 기준을 완화했다. 실내온도를 1℃ 완화시킬 경우 4%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센터 온습도 조건을 완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버 제품 자체의 내구성 향상도 영향을 미쳤지만, 일반적으로 데이터 센터에서 서버를 교체하는 주기인 3~5년 안에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는 것보다 냉방 수준을 낮춰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추세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람과는 다른, 그리고 과거와 크게 달라진 서버의 민감도 등을 감안한 새로운 공조 시스템이 고안, 운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데이터 센터 전력 효율성 향상 이슈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력 사용 효율(Power Usage Effectiveness, PUE)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전기 에너지 외의 다양한 에너지 사용량을 전력 사용량으로 변환하기 위한 변환계수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국내 데이터 센터 냉각기술 관련 산업 환경에 맞는 에너지 사용량 전력 변환계수의 개발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기술 표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PUE는 데이터 센터 전체 전력량을 ICT 인프라 전력량으로 나눈 값으로 표시하는데, 정부는 PUE가 1.8보다 낮거나 상위 30%에 해당할 경우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PUE 값이 1에 가까워질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음을 의미하며, 업계 평균은 2.5 정도다. 기후변화, 에너지 자원 고갈, 환경오염 및 경기 불황 등 글로벌 위기가 심화되면서 PUE 지수는 강화된 그린 데이터 센터 관리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저탄소 지향의 고효율화 이슈

저탄소 지향의 데이터 센터 냉각장치 고효율화를 위해 ICT 장비의 ‘ENERGY STAR 80 PLUS’ 인증 요구 사항 수용을 권고하고 있다. ENERGY STAR 80 PLUS 인증은 전기 에너지 소비를 줄여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고자 1992년 미국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에 의해 제정되었으며 다양한 사무용기기, 조명기기, 가전기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정의한 표준안을 사용하여 80% 이상의 교류 전력 효율을 나타내야 하는 요구 사항이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와 냉각설비 비용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냉난방공조기술자학회의 ENERGY STAR 80 PLUS 인증에서 요구하고 있는 Class A3 지침은 설비 가동의 경우 건구온도는 5~40℃, 습도 범위(비응축)는 -12℃ DP & 8~85% RH, 최고 이슬점은 24℃, 최대 고도는 3050m, 최대 변화율은 5/20℃/hr를 요구하고 있으며 설비 전원 차단의 경우 건구온도는 5~45℃, 상대 습도는 8~85%, 최고 이슬점은 27℃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NERGY STAR 80 PLUS 인증 요구 사항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열이 랙(rack)에서 방출되기 전에 100% 제거할 수 있는 수냉설비를 이용하는 방법 CRAC(Computer Room Air Conditioner) 대신에 신선한 외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랙 단위의 수냉설비를 이용한 간접 증발식 냉각 시스템은 외기를 직접 이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ICT 장비의 오염이나 부식 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간접 증발식 냉각 시스템은 전기 에너지가 아닌 자연 에너지와 물질의 상태 변화를 이용하는 자연 친화적인 free cooling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신선한 외기를 이용한 냉각 방식을 통해 데이터 센터 냉각장치의 에너지 비용 절감 및 에너지 효율성 향상 사례로는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액침식 제습 시스템과 고효율 간접식 증발 냉각(IEC) 방식을 이용한 냉각기술 ▲Intel의 58℃ 100% 외기를 이용한 냉각기술 ▲IBM의 100%의 가동 시간 동안 최대 40℃에서 서버 작동 안정 기술 ▲LG CNS의 컨테이너형 built-up 외기 도입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공조 시스템 기술 동향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US DoE)는 실용화 및 에너지 절감 효과가 우수한 차세대 비증기 압축(non-vapour compression) 기반 공조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17개 유망 기술을 선정한 바 있다. 이 중 액체 침식 증발 냉각(Liquid erosion evaporation cooling) 기술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공공 분야, 상업적/산업적 분야, 농산용 및 건축물 등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증발식 냉각 공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의 증발식 공조 시스템은 ▲전 공기 중앙식 증발 냉각 시스템(All-Air Central Evaporative Cooling System, AACECS) ▲공기-물 기반 중앙식 증발 냉각 시스템(Air and Water based Central Evaporative Cooling System, AWCECS) ▲건조제 제습과 증발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Dehumidification and Evaporation Cooling Hybrid System, DECHS)으로 분류할 수 있다.

AACECS는 덥고 메마른 지역의 건물에 적합한 기술로서 전통적인 공조 시스템과의 차이는 열과 습기를 제거하는 방법이 다르며, 모든 프로세스 중 공기는 외기이고 순환되지 않는다. AWCECS는 전용 외기 시스템(Dedicated Outdoor Air System, DOAS) 기반 기술로서 AACECS에 비해 공간을 많이 차지하며 개별 제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DECHS는 AACECS와 AWCECS 방식의 단점을 보완해 동작 물질로 제습제 용액과 물을 사용함으로써 프로세스 중 먼지, 박테리아, 용해성 가스 같은 오염 물질이 건조제 용액과의 직접 접촉으로 세척되어 실내 공기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기술이다. 이에 전통적인 증기 압축 공조 시스템을 대체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열 구동 사이클로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온도가 60~80℃ 범위의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어 전기 에너지를 이용한 냉각시스템보다 더 에너지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조 시스템 기술 동향

2008년 이후부터 액침식 제습 및 증발 냉각 기반 공조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2015년 핵심 기술 관련 국내 특허 2건(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 동종 출원/유사특허: 제습 증발 냉각 기술 기반 전외기 공조 시스템 특허)이 등록된 바 있다. 차세대 공조 시스템 개발 관련 핵심 기술 확보와 함께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아 신속한 상용화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선행 연구를 통해 얻어진 특허들은 제습 증발 냉각 기술 기반 전외기 공조 시스템의 개념 및 열역학적 프로세스, 제습제의 재생열원 및 제습용액(액침식)의 냉각 방식 등에 대한 특허들로써 실제 상용화를 위한 시스템 구성, 패키지 유닛 제작 기술 및 구성 요소별 목표 성능 달성 등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직접식 증발 냉각(DEC) 방식 관련 국내 연구 사례를 시계열적으로 보면 증발식 응축기 및 밀 폐식 냉각탑의 전열 해석을 위한 통일 이론(1986년), 채널이 수막으로 완전히 덮여 있는 증발식 냉각기에서의 열 및 물질 전달 해석(2001년), 저 진공을 이용한 증발식 냉각탑의 특성에 관한 연구(2002년), 재생 증발식 냉각기의 구조에 따른 최적 설계 비교(2005년), 재생식 수냉각기의 냉각 성능 해석(2006년), 수평형 재생 증발식 냉방기 성능 해석(2006년), 냉각탑·대향류 전삽입형 재생 증발식 냉방기 연구(2008년) 등이 있다.

 

데이터 센터 에너지 효율화 정책

1. 그린 데이터 센터 인증제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면서 부정적인 인식 확산 등으로 인해 데이터 센터의 고효율/저전력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 제도는 전력 소모량이 많은 데이터 센터의 그린화(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절감과, 나아가 데이터 센터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린 데이터 센터 인증 평가 기준은 2~3년 단위로 개정(고도화), 적용해 왔으며 2019년 평가는 인증평가기준 Ver.3, 2020년부터는 인증평가기준 Ver.4를 적용하고 있다. 인증평가에 사용되는 효용성 지표는 PUE 지수를 인증과 함께 예비인증제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본 인증은 1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한다. 예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신규 데이터 센터나 설비 효율을 개선한 누적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인증 신청 시 제출 서류는 전기 분야 점검표, 건축 분야 점검표, 데이터 센터 시설 현황 설명서 및 그린 활동 계획/결과서 등 12개 항목이 필요하다.

이 제도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인증 받은 데이터 센터를 대상으로 지식 서비스 특례 요금 적용(전기요금 3% 절감 혜택)을 추진 중이며, 각 공공기관 및 지자체 보유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 효율 향상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2.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성 측정 및 평가제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 센터의 다양한 설비들의 에너지 효율을 상세히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에 데이터 센터 내 ICT 장비의 에너지 효율, 태양광 발전과 같은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절감 효율, 데이터 센터 운영 효율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세부 측정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에너지 효율 측정 지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3. 연구개발 성능 지표 도입

데이터 센터의 기본 냉각 방식에 대한 다양한 성능 지표(일체형 공랭식 시스템, 글리코 냉각 시스템, 수냉식(냉각수) 시스템, 중앙 냉수식 시스템 등)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들 성능 지표들을 통해 ENERGY STAR-80 PLUS 인증에서 요구하는 미국냉난방공조기술자학회의 Class A3 지침을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

아울러 데이터 센터 전력 사용 효율성 향상을 위한 성능 지표(PUE)를 개발해 데이터 센터 내 ICT 리소스 최적화를 위한 DCIM(Data Center Infra Management: 데이터 센터 인프라 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들은 국내 데이터 센터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지원 정책 기반 성능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성능 지표 개발을 통해 에너지 절약형 공기조화장치,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의 폐열 회수 방안, 지구 온난화 지수(GWP: Global Warming Potential)가 상대적으로 높은 냉매의 최적 이용 방안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의

 

냉각장치 고도화가 핵심 과제

국내 데이터 센터 관련 전후방 기술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 8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4조 7000억 원으로 68% 증가하고, 데이터 사용량은 같은 기간 6.2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량 증가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25%를 건물의 냉난방 시설이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약 50%가 데이터 센터와 같은 열 발생 장치의 냉방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데이터 센터 연간 운영비용의 75% 이상이 에너지 관련 비용이며, 이중 60% 이상을 냉각 설비 및 수·배전 설비 등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2014년 2.5TWh에서 2016년 2.8TWh로 연평균 5.5%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산업용 전력 소비 증가율(1.0%)과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5G 이동통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산업의 확산으로 인해 데이터 센터 규모가 더 빠르게 확대될 것이고, 이와 비례적으로 전력 소비도 증가하면서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에도 그만큼 많은 부하가 예상된다.

이러한 국내 데이터 센터의 폐열을 회수하여 실험실과 사무실 및 지역난방 공급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아울러 국가 차원의 에너지 관리를 위해서는 냉방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에너지 절약형 공기조화장치의 개발이 필요하다. 데이터 센터의 쾌적한 실내 환경과 깨끗한 공기 질을 확보하면서 탄소 배출량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저에너지 친환경 냉각장치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센터 냉각장치는 특성상 기계적인 방법만으로 쾌적한 실내 온습도 및 공기 환경을 유지해야한다. 이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많고, 미세먼지·석면·곰팡이·미생물·라돈 등 유해 공기 오염물질이 실내 공기 중으로 확산되어 심각한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공조기를 통해 발생한 오염원으로 인한 치명적인 교차 오염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교차 오염 문제는 밀폐된 데이터 센터 내부에서 공기를 통한 신종 감염성 질병 확산 등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지구 온난화 지수(GWP)가 상대적으로 높은 냉매를 사용하고 있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정책 목표 달성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GWP지수가 높은 냉매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오염된 실내 공기는 모두 외부로 배출하고 신선한 외기만을 도입하여 데이터 센터 내 환기를 공급함으로써 실시간 교차 오염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차세대 공조 시스템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데이터 센터 냉각장치의 고효율화(저탄소/저에너지)는 곧 데이터 센터 운영의 고효율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 센터 냉각장치 관련 기업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센터 운영 기업 간 연계 및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 및 자원 배분 효율성 차원에서 정부부처의 예산 조정 및 성과 연계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