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나로 문서 위조 ‘원천 차단’

국과수, 스마트폰 앱 이용 위·변조 확인 기법 개발

2015-04-09     이광재 기자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위조 수표나 여권 등 각종 문서들을 QR코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해 원전비리, 군수비리 등에 사용된 위조 성적서, 고액 위·변조 수표 등의 문서 위·변조 사건 발생에 대한 대응책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위·변조 식별 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과수에서는 기존 아날로그 문서에 디지털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과 편의성을 높인 본 기술 개발로 지난해 특허를 출원했다.

국과수가 개발한 위·변조방지 기술은 2중으로 암호화됐다. 우선, 문서의 주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암호코드가 QR코드로 기록되어 있고 2차로 해당 암호를 해독하기 위한 암호키가 QR코드의 주변에 눈에 보이지 않는 점으로 인쇄돼 2중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국과수가 개발한 위·변조방지 기술은 일반적인 프린터를 이용해 출력되는 모든 문서에 적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으로 위·변조 확인 코드를 촬영하면 코드를 바로 해석해 위·변조 여부를 판단해 스마트폰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국과수는 지난 몇 년간 사기도박카드 식별 앱, 여권위변조감별시스템, 운전면허 부정발급차단 얼굴비교시스템 개발 등 위·변조 범죄 예방을 위한 연구에 주력해왔다.

이번 스마트폰을 이용한 문서 위·변조 확인 기법은 여전히 만연해 있는 위·변조 범죄에 대한 대안이 될 것으로 행정자치부는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 수표, 각종 증명서, 성적서 등은 이미 다양한 위조방지 요소를 사용해 왔으나 내부자 공모가 수반된 정교한 변조의 경우 식별이 어려우며 일반 국민이 다양한 위·변조 요소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할 경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관련 지식과 장비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한편 국과수는 한국조폐공사와 공동연구 및 활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다양한 문서 보안 기술에 관해 공동연구 및 위조방지 기술의 고도화에 함께 노력키로 했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형편없이 위·변조해도 받는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면 성공하는 것이고 정교하게 위·변조해도 받는 사람이 눈치 채면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니 받는 사람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게 이 방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국과수 ‘스마트폰 위변조 확인 기법’ Q&A

Q. 기존 QR코드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QR코드는 누구나 쉽게 생성이 가능하며, 따라서 QR코드는 진위여부를 위한 내용보다는 온라인 링크를 통한 원본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 서버에서 확인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국과수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위변조 확인 기법은 온라인 연결 없이 인쇄된 QR코드와 암호키를 함께 촬영해 위·변조여부를 판단하는 기법입니다.

Q. 어떤 분야에 활용될 수 있나요?

A.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증명서(성적서(대학, 토익 등), 졸업증명서, 학위증명서, 시험성적서, 잔액증명서, 인감증명서 등) ▲유가증권(수표, 무기명 증권, 예탁증권 등) ▲기타(대출관련 서류, 출입증, 비표, 제품태그 등) 등 출력·인쇄를 사용하는 분야에는 어디든 활용될 수 있습니다.

Q. 출력 문서가 훼손되었을 경우에도 QR 코드가 인식이 잘되는지?

A. 발급일자가 오래되어 인쇄부위가 닳거나 고의로 훼손된 경우는 일반적인 QR코드도 인식되더라도 올바르게 인식되지 않을 수 있으며 해당 문서의 재발급 등으로 유도함이 옳습니다.

Q. 국과수가 감정 기관인데, 수사와 관련 없는 문서 보안 기술을 왜 개발하게 됐는지?

A. 매년 문서의 위․변조를 확인해달라는 의뢰는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위·변조 확인요소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위·변조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또한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과수는 문서감식분야의 최고 권위기관으로 국민들이 손쉽게 위·변조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그에 대한 연구 결과물로 스마트폰 위변조 확인 기법을 발표하게 됐습니다.

Q. 일반적인 프린터에서도 출력이 된다고 했는데 컬러·흑백, 레이저·잉크 등 종류에 관계없는지?

A. 레이저 프린터나 잉크젯 프린터의 컬러·흑백에 관계없이 제조사, 모델에 관계없이 활용가능하며 인쇄전문기기에서도 활용 가능합니다.

Q. 사업화가 가능한지?(시장성이 있는지?)

A. 이미 국과수는 2013년 자체개발한 NFS동영상복구기법을 국내 업체 다수에 기술 이전했으며 최근 말레이시아의 여러 기관에서 해당 기술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본 기술도 국내의 다양한 문서 발급 기관뿐만 아니라 문서 위․변조가 만연해있는 베트남 등 해외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네트워크 기반이 부족하나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은 현실입니다.

온라인 연결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위변조를 확인하는 기술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