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차세대 엑스레이' 글로벌 시장 정조준

디지털 X-ray 발생기 기술 업체 '나노엑스' 2대 주주 올라서 촬영 속도, 비용, 무게 등 크게 줄인 '보이지 않는 빛의 혁신' 한국, 베트남 독점 사업권 확보, 국내에 글로벌 생산 기지 건립 논의 중

2020-06-05     최형주 기자

SK텔레콤이 이스라엘의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Nanox)’의 ‘반도체(Nano-spindt) 기반 디지털 X-ray 발생기’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에 진출한다.

나노엑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X-ray 발생기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투자를 통해 SK텔레콤은 나노엑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고,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해 한국 내에도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SK텔레콤의 누적 투자액은 2300만 달러(약 282억 원)다.

 

나노엑스의 ‘반도체 기반 디지털 X-ray’란?

나노엑스의 반도체 기반 디지털 X-ray는 필라멘트 기반 아날로그 방식의 X-Ray 촬영을 반도체의 나노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꾼 차세대 의료 장비 기술이다.

일반적인 X-ray 촬영 기기는 구리와 텅스텐 등으로 구성된 필라멘트를 최고 2000℃로 가열하여 전자(Electron)를 생성하고 이를 빠르게 회전하는 애노드(Anode)로 쏘아 보내 X-ray를 발생시킨다. 이후 이를 피사체에 일정시간 노출시켜 영상 결과물을 만든다.

나노엑스의 디지털 X-ray는 손톱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한다. 반도체 속 약 1억개의 나노 전자 방출기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해 찰나에 전자를 생성하고 X-ray로 전환해 촬영한다. 일반 X-ray의 필라멘트를 가열하거나 애노드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과정이 없어졌다.

업계는 이 기술을 '보이지 않는 빛의 혁신’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나노엑스는 ‘디지털 X-ray·CT 기반 차세대 영상 촬영 기기 '나노엑스 아크(Nanox.ARC)'를 개발해 미국 FDA 승인 절차와 제품 양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나노엑스 아크는 기존 X-ray와 비교해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하며, 화질도 선명해졌다. 특히 방사능 노출 시간을 1/30로 줄이면서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는 비접촉 X-ray 촬영도 가능하다. 또한 1회 촬영당 비용이 10% 수준에 불과하고, 대형 냉각 장치도 필요 없게 돼 기존 1톤 무게의 장비를 200Kg 수준으로 경량화할 수 있다.

 

각종 산업에 적용될 새로운 X-ray 기술

SK텔레콤은 관계사들과 함께 디지털 X-ray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의료·보안·산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량화의 이점을 살려 엠뷸런스에서도 고품질 X-Ray 영상 촬영이 가능해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고, 공항 등에도 3D X-ray를 적용한다. 아울러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부품 공장의 품질 검사 등에도 유용히 사용될 예정이다.

 

다양한 사업화 계획

앞으로 SK텔레콤은 사업에도 직접 나설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은 나노엑스 차세대 영상 촬영기기의 한국, 베트남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고, 한국을 차세대 장비의 글로벌 생산 기지로 논의 중이다.

SK 관계자는 "한국에서 기기를 생산하게 되면, 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첨단 바이오 회사와도 협력이 수월하다"며 "나노엑스의 반도체 FAB이 한국에 건설되면 차세대 의료 사업 개화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