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를 막는 존슨콘트롤즈의 '통합재난관제 플랫폼'

재난 상황에서 인간의 이성적 판단을 돕기 위해 탄생한 시스템

2020-04-14     최형주 기자

눈앞에서 불길이 치솟거나 땅이 갈라지고, 총알이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패닉에 빠진 사람들, 특히 컨트롤센터의 합리적 판단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존슨콘트롤즈의 ‘통합재난관제 플랫폼’에 대해 알아봤다.

 

■ 빌딩 관리만 135년째?!

존슨콘트롤즈는 무려 135년 전인 1885년에 Johnson Electric Service Company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다. 창립자인 워렌 S. 존슨이 개발해 특허를 낸 전기식 온도 조절기를 시작으로, 건물의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설치하고 구축해왔다.

1972년엔 세계 최초로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제어시스템 JC80을 개발했고, 이어 1974년엔 존슨콘트롤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리고 1990년 대형 빌딩 관리시스템인 메타시스(Metasys)를 개발하며 본격적인 대형 빌딩 관리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존슨콘트롤즈의 사업부문은 크게 소방, 보안, 빌딩 에너지 관리(BEMS), 냉난방공조(HVAC) 등으로 나뉜다. 존슨콘트롤즈는 자사의 BEMS 시스템인 메타시스를 기반으로 1999년 소방 관련 기업인 동방전자산업, 2005년 HVAC 기업인 요크(YORK), 2016년 소방·보안 기업인 타이코(TYCO)를 각각 인수하며 오늘날의 스마트빌딩 통합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났다.

 

■ ‘이차적 인재 피해’를 최소화하는 PSIM

존슨콘트롤즈는 지난 2016년 타이코의 인수를 통해 타이코가 2011년 인수한 PROXIMEX의 통합재난관제플랫폼(PSIM), 프록시멕스 서베일린트(Proximex Surveillint, 이하 서베일린트) 서비스를 자사의 PSIM에 통합해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권용주 존슨콘트롤즈 이사에 따르면, PSIM의 개발은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 이후 시작됐다. 당시 군대, 소방 등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정부 부처가 모두 모였지만 이를 컨트롤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이후 이를 시스템화 한 것이 PSIM(Physical Security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이다.

경보발생

PSIM은 단순히 건물을 관리하기 위한 솔루션이 아니다. 빌딩 외에도 선박, 역사, 공항 등 사람들이 모이는 대형 건물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초기 대응과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솔루션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PSIM은 수집-분석-검증-해결-보고 단계를 통해 해당 구역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대응을 돕는다. 각종 센서들은 사고를 감지하고 이를 분석해 운영자의 상황 검증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자칫 이성을 잃을 수 있는 위기 상황에도 표준운영절차(SOP)를 제시해 사람이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결국 PSIM은 사람의 이성적 판단을 도와 사고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차적 ‘인재’를 막는 시스템이다.

 

■ 존슨콘트롤즈 PSIM의 뛰어난 가시성과 범용성

존슨콘트롤즈의 PSIM은 영상감시, 출입통제, 침입, 화재 등 빌딩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안 사고들을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여기에 존슨콘트롤즈가 기존에 서비스하던 전력관리, 조명제어, 미세먼지 상태 감지, 공기청정,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통합해 관제 시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건물

존슨콘트롤즈 PSIM의 가장 뛰어난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직관성이다. 빌딩 각 층에 설치된 CCTV, 소방, 에스컬레이터, 온도등을 감시하는 모든 센서들을 가시성 있게 매핑해 관리 화면에 모두 담았다.

위기 상황 발생 시엔 관리자의 대응을 효율적으로 돕는다. 만약 화재·침입·테러 등이 발생해 경보가 발생되면 해당 경보인근의 CCTV가 즉각적으로 자동 재생되고 녹화된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위기상황 매뉴얼’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대응 매뉴얼이 자동 생성 및 실행돼, 관리자는 플랫폼이 제시하는 대응 체계에 따라 인근 대응팀에 적합하고 신속하게 배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빌딩

또한 관련 내용이 문자메시지와 웹을 통해 빌딩 관계자들에게 즉각 통보되고, 대응 후에는 자동으로 리포트가 생성돼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경보 대응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식이

존슨콘트롤즈 PSIM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오래된 건물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각종 센서나 관제장비 등의 하드웨어까지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존슨콘트롤즈는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에서도 자사의 PSIM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권용주 존슨콘트롤즈 이사는 “우린 오랜 시간 소방부터 보안까지 모든 하드웨어를 제작하던 기업이기 때문에, IoT 디바이스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들을 미리 개발해놨다”며 “플랫폼 자체가 완제품으로 SOP 모듈이 연동돼 있다면 소프트웨어의 수정도 필요없다”고 밝혔다.

 

■ 존슨콘트롤즈가 생각하는 통합재난관제

현재 존슨콘트롤즈는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유명한 롯데월드 타워,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등의 초고층 빌딩들을 비롯한 평택 화력발전소, 대형 마트, 백화점, 병원, 비행장 등에 자사의 PSIM을 공급했다.

재난에

외국에서는 미국의 샌디에고 공항, 영국의 히드로 공항, 브라질월드컵 경기장 등 각 국가별 도시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시설에도 통합재난관제 플랫폼을 구축한 상태다.

이렇듯 존슨콘트롤즈가 전 세계 유수의 시설에 많은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해 재난 플랫폼을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권용주 존슨콘트롤즈 이사는 “재난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고, 한 번이라도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을 만큼의 인적 물적 손실을 입게 된다”며 “이러한 재난을 대비할 때, 그리고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에 적합한 SOP를 통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존슨콘트롤즈의 PSIM은 재난 유형별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해 평시에도 건물 관계자들의 위기 상황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오래된 빌딩이나 시설의 레거시 시스템을 포용해 구축되고 있는 플랫폼인 만큼, 화재 등의 사고에 취약할 수 있는 빌딩을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