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0, 영상보안 기술 전망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접목된 영상장비로 시장 활성화 기대

2020-01-09     석주원 기자

[글=박광영 | 하이트론씨스템즈 상무이사 | 공학박사]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영상보안시장은 2025년까지 2017년 대비 약 3배까지 성장할 전망이며, 금액으로는 약 100조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산업의 혁신과 사회의 변화를 가져 왔으며, 딥러닝 등 알고리즘의 진화는 기존 컴퓨터비전 방식이 점유하고 있던 영상분석 기술의 빠른 대체를 가져왔다. 지난해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사이버보안 관련해서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통신사업자들에 의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작년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과 물리보안기술의 활발한 융합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영상보안시장은 AI, 딥러닝 등과의 적극적인 융합으로 시장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이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혁신적인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정세에 의한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은 2019년 8월 13일 화웨이 등 중국 5개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조달 금지령을 내렸고, 같은 해 10월 7일에는 28개 중국기업에 대해 미국정부 승인 없이 미국 기업의 부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가 발표되었다. 이러한 미국의 ‘영상보안 블랙리스트’ 시행에 따라 중국 기업이 북미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그 빈 자리를 차지한 최대 수혜자는 국내의 영상보안 기업들이었다.

국내 영상보안 대표 기업인 한화테크윈, 하이트론씨스템즈, 아이디스 등은 작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작년 10월 미국 주요 기업과 45억 원 규모의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해 공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북미 시장에서의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0년 영상보안시장의 대표적인 기술 및 솔루션으로는 4K, AI, 에지(Edge) AI카메라, 스마트홈 보안 서비스, 블록체인, 특수카메라가 주목받고 있다.



■ 4K CCTV

전통적인 CCTV제품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SD급 카메라에서 HD급, 그리고 Full-HD급 카메라로 발전해왔다. 현재는 4K 제품들이 상용화되어 시장에 출시되고 있으며, TTA 인증을 통해 공공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려는 시점이다.

해상도는 카메라의 품질과 전송 매체에 따라 결정되며, 저장기술이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2014년에 파나소닉과 엑시스, 2015년에 소니 등의 외국 기업들이 4K 제품을 먼저 선보였으며, 이후 국내기업으로는 한화테크윈, 아이디스, 하이트론씨스템즈 등이 4K 제품을 출시하였다. 하지만, FHD보다 4배 높은 해상도인 800만 화소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디스플레이하는 기술의 부족과 높은 가격으로 시장을 개척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H.265 기술과 AI의 융합을 통해 극복함에 따라 시장 확대의 길이 열렸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HIS 리서치는 4K CCTV가 2015년 1%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지만, 2020년에는 2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4K CCTV는 조도가 낮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하고 디테일한 고감도의 영상촬영이 가능하며, 특히 얼굴이나 사람의 동작과 미세한 표정, 자동차 번호와 차종 등과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도 정교하게 식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국가 주요시설, 철도, 항만 등 중요한 시설부터 4K CCTV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민간기업의 공장 시설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인공지능(AI)

AI는 그 자체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이자, 기존 산업의 경쟁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미래기술이다. 맥킨지는 2018년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70%가 AI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GDP가 13조 달러 추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인 MS, 아마존,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모두 대규모 데이터와 플랫폼을 가진 AI 관련 기업으로 변화 중인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 문제와 다양한 요구를 해결해 나가는 중심에 물리보안제품과 융합하여 시너지를 구가할 AI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 경제의 활력 제고 및 사회문제 해결에 AI가 유력한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의료 진단, 실시간 위험 감지 등은 고령화 시대의 노인 돌봄과 범죄 예방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 강화 등 사회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할 것이며,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국민생활의 편의 제공과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개 가능한 공공데이터를 국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므로 국내 영상보안 기업들은 긴밀하게 협력해 신사업 동력모델을 발굴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동안 물리보안 업계에서는 얼굴 인식, 상황 분석, 범죄 예방 등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획득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업계의 요청이 승인된다면 국내 영상보안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에지(Edge) AI 카메라

고화질 영상이 증가하고, IoT 장치의 다양화, 각종 센서의 소형화와 지능화에 따라 인터넷에 연결된 데이터의 양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 집중 방식의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전송되는 대용량 영상 및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데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에지컴퓨팅, 즉 에지 AI 카메라가 부상하고 있다.

에지 AI 카메라는 지금까지 영상 데이터를 그대로 전달하던 IP 카메라와 달리 인공지능 기술로 1차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 전송할 수 있다. 에지 AI기술이 적용된 카메라는 1차 분석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므로 영상정보 데이터 증가에 따른 중앙 서버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이러한 기술 구현이 가능해진 것은 퀄컴, 인텔 등의 기업에서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칩을 출시하면서부터다. 네트워크 속도의 발전과 함께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환경은 그 영역을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해 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에지 컴퓨팅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인텔은 인공지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실리콘 칩 제조사로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에지 AI’ 사업을 미래 동력으로 선정했으며, AI 연산 속도를 가속하는 칩셋부터 소프트웨어 최적화 개발 툴킷을 제공할 계획이다. 에지 AI는 개별 디바이스 수준에서 구동되는 AI 기술을 말하며, 단말기가 자체적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만큼 빠른 연산 속도와 저전력 성능이 요구된다. 인텔은 에지 AI 활용을 위해 엔드포인트, 에지,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제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퀄컴(Qualcomm)은 사물 인테넷(IoT)을 위해 특별히 설계한 칩셋을 제공하고 있으며, 모든 연결된 장치를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빠른 처리 속도가 필요하고, 긴 배터리 수명, 효율적인 프로세서 등을 창작하고 있어야 한다. 시스템 온 칩 QCS605는 10nm 크기의 칩으로 고성능 머신러닝을 사용해 분석, 최적화 및 디버깅이 가능한 열효율 도구로 제작되었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이 칩을 적용한 에지 AI 카메라를 국내 기업과 협력하여 개발 중이며, 2020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테크윈은 인텔을, 하이트론씨스템즈는 퀄컴을 기반으로 한 에지 AI 카메라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0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보안 기술은 많은 수의 카메라에서 수집된 영상정보를 분석, 관리하는 기반 플랫폼 기술까지 포함하므로 향후 관련 핵심 기술 요소인 고화질 압축, 전송, 지능형 분석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특히, 기존 사후분석에서 실시간 대응 또는 사전 예방시스템으로 기술 고도화를 적용하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에지 AI 카메라는 범죄예방, 이벤트 분석, 출입통제, 주차관리, 차량유도, 재난재해, 산업안전, 주요시설 감시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독립적 영상분석이 가능하므로 5G 기술을 포함한 무선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이동성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 스마트홈 보안 서비스

1인 가구의 비중이 늘면서 1인 가구에 대한 범죄 위험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방지하기 위한 CCTV 설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절도, 강간 및 추행, 폭행)의 32%가 건물 내에서 발생한다. 매년 주거침입 발생 건수는 증가 추세에 있으며, 단독주택에서의 범죄 발생률이 공동주택보다 높게 나타났다. 1인 가구를 수용하는 주거유형이 원룸형 주택이 많으므로 범죄 취약요소 해결을 위한 스마트홈 보안 서비스의 확대가 예상된다.

주거공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홈 보안 서비스의 도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ICT기술과 IoT, AI 카메라 등 융합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블록체인

최근의 지능형 영상감시 기술은 인공지능 기반 영상 분석을 통하여 기존에 제공하지 못했던 선제적 예측 감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원본 영상 데이터가 훼손되거나 조작되었다면 제대로 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지능형 영상감시 기술이 제안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데이터의 무결성 검증이며, 이를 CCTV 영상 데이터 위ㆍ변조 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의 CCTV 영상 데이터 처리에는 대용량 데이터의 무결성 보장, 대역폭 문제, 객체의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요구사항이 존재하며, 이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 올해는 블록체인 적용 영상보안 기술의 선행적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특수카메라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센서 및 영상 분석 카메라는 오작동으로 인해 관리의 어려움과 비용의 증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잦은 오작동은 양치기 소년의 일화처럼 관리자에게 잘못된 경험을 주입시키며, 이로 인해 실제 문제가 발생했을 시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oT 센서 기술과 IP 카메라, 그리고 AI 기술이 융합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다양한 특수카메라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론씨스템즈는 지능형 센서 복합카메라를 개발 중이며, 2020년 상반기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지능형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이벤트 신호와 카메라의 영상분석 기술이 복합적으로 적용돼 오작동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이다. 특히, 주파수 변조 지속파형을 이용한 초휴먼 센싱 기술은 침입 탐지, 생체(호흡, 심박) 신호 감지, 낙상 전조 감지, 움직임 및 장애물 감지가 가능하며, 비접촉식 기반의 케어가 필요한 장소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AR 기술이 융합된 CCTV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신기술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2019년 6월, 판문점에 AR 통일 전망대를 시범 설치 운영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AR 통일 전망대는 4K IP 카메라와 AR 기술을 결합해 전망대 망원경 본래의 기능인 실시간 풍경 감시가 가능하고, 이와 함께 과거와 현재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AR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설물 관리, 소방 점검, 위험지역 무인 순찰 기능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