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P2P 전력거래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에너지 블록체인(EBC) 기술

EBC 정착과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

2019-12-24     석주원 기자

[글 = 박세환 Ph.D. | 기술법인 엔펌(ENF) 전문위원(Chief Consultant) | 한국CCTV연구소 영상보안CCTV산업발전연구회 회장 |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ReSEAT프로그램 전문위원 | 용인시정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


대규모 전원 및 송배전시설 건설을 위한 신규 입지 확보 등이 어려워지며 P2P(Peer-to-Peer) 전력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분산형 전원 시장수용성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 간 시스템상 자동으로 거래나 공유가 이뤄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력거래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고, 투명성도 확보된다. 그래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P2P 에너지 블록체인(EBC: Energy Block-Chain) 기술개발이 확산되고 있다.

 




분산형 전원 이슈

EBC는 송전망 통합, 분산형 전원 활성화, 에너지시장 개편,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 전력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명한 에너지 거래시스템 구축, 에너지 수요 관리 효율화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2P 전력거래 선도국(미국, 중국 등)은 이미 EBC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매우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EBC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블록체인 관련 정부 R&BD 사업(과제)들을 보면 주로 ICT 및 금융(FINTECH)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에너지 분야는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일부 에너지 수요관리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나, 상용서비스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최근 10년간 국내 송변전 선로와 송전탑 설치 및 유지비용은 약 27조 원의 거대 예산이 투입되었다. P2P 전력거래 등을 통한 분산형 전원은 전통적인 대규모 발전방식의 이러한 거대 인프라 구축 비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로써 송전망과 대형 발전소 등 신규 건설 지연을 방지하고, 다양한 직간접적인 사회적 편익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분산형 전원을 확대ㆍ보급시키기 위해서는 최종 전력소비자의 분산형 전원에 대한 시장수용성 분석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2014)의 6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했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에서는 원자력, 화력, LNG,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전기요금제 등을 포함한 로드맵을 설정한 바 있다. 분산형 전원에 대한 시장수용성 분석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사업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BC 기술의 가치

EBC 기술은 신재생에너지 거래 확산, 투명한 전력거래 시스템 구축, 미래 에너지산업 발굴 등 에너지 산업분야에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사용 정보를 분산원장에 기록함으로써 누구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투명한 에너지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특히 소규모 전력거래 시스템에서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방식보다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탈 중앙형 분산 방식이 보다 효율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 계약을 통해 복잡한 거래인증절차를 간소화할수 있으며, EBC가 중간 에너지 거래자의 역할을 대신함으로써 거래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EBC 기술은 전력거래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 충전 및 결제, 에너지 공유, 탄소거래, 신재생에너지 인센티브 등 다양한 에너지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에너지 신산업분야에 미래유망 기술로주목받고 있다.

EBC 기술은 에너지 수요 분석을 기반으로 에너지 자원량 계산 및 탄소배출량 계산 등 에너지 서비스의 역할을 포함하여 에너지 변환 체인(energy conversion chain)에 따른 프레임워크의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협약(COP21)의 이행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관리 목표 구현을 위해 EBC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핵심목표는 다양한 에너지전환 시나리오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TPE(Total Primary Energy) 관련 에너지 관리지표, EE(Energy Efficiency), EI(Energy Intensity) 및 EGC(Electricity Generation Capacity) 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BC 장애요인 및 개선 방안

EBC를 이용한 P2P 전력거래 플랫폼의 완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시스템의 장애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적, 경제사회적, 제도적 측면에서 심층 조사가 필요하다. 에너지 블록체인 장애요인 및 개선 방안을 [표 1]로 정리했다.
 




분산형 전원의 시장수용성 및 확대 방안

신재생에너지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분산형 전원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안보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원의 비중 확대가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앙집중형 발전방식의 필수 구성요소인 대규모 전원 및 송배전시설 건설을 위한 신규입지 확보의 어려움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신산업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P2P 전력거래 등을 통한 분산형 전원보급 정책은 배경에는 앞서 언급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6대 중점과제 중의 하나로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이 설정되면서 추진됐다. 신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시장수용성에 대한 검증이 매우 중요하다. 분산형 발전시스템에 대한 시장수용성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필수 요소이므로, 관련 정책수립 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중적 인식과 견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최종 전력소비자의 신재생 분산형 전원에 대한 시장수용성 분석을 통해 정부 목표의 실현가능성을 타진하여 시장수용성 변화양상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신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원 확대 필요성이 확산되면서 다음과 같이 에너지 기본 계획을 확정하고 시행하고 있다.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2014)
-신재생 기반 분산형 전원을 2014년 5%에서 2035년까지 13.4% 이상으로 확대 보급 목표 설정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선택 변화를 시나리오 별로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음
-전력소비자의 이질성(heterogeneity)을 반영함으로써 소비자 집단 간 에너지원에 대한 선호도를 예측할 수 있음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
-로드맵 설정(2018년): 2040년까지 원자력, 화력, LNG, 신재생에너지 설비와 전기요금제 등을 포함한 로드맵을 설정
-산업용 전기요금 및 산업용 경부하요금*을 인상하고, 누진제를 도입하여 전기 소비를 줄임.

*산업용 경부하요금: 전기 부하량이 많지 않은 시간대(23시∼09시)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50%까지 할인해주는 제도. 경부하요금 최저가는 1KWh당 52.8원으로 기준단가의 절반수준. 현대제철, 포스코, 동국제강 등 중공업분야에서 경부하요금 혜택을 받아 왔음.




신재생에너지원의 경제적 장벽 해소 방안
전력 소비자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며, 위험성과 온실가스ㆍ미세먼지를 회피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는 위험성이 없고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의 가격경쟁력이 시장수용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신재생에너지원은 보급량이 확대되면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다시 보급이 확산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확산은 중ㆍ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다음과 같이 현재의 신재생에너지원의 경제적 장벽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화석연료에 탄소배출 및 송전선 사용 등에 대한 외부비용을 반영한 사회적 차원의 합리적인 에너지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현행 RPS* 제도에 경매제도 도입을 접목해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RPS의 가장 큰 문제점인 계통한계 가격(SMP) 변동과 신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가격 변동의 이중 불확실성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제도: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전력 총공급량 중 일정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토록 의무화하는 제도(2016.11.03). 대표적으로 태양광 사업이 있다.




에너지산업의 미래, EBC 플랫폼

EBC를 이용한 P2P 전력거래 플랫폼은 기존의 중앙집중형 발전 시스템의 한계, 계약 및 정산 과정이 복잡하고 수요자와 공급자 간 매칭이 어려우며 거래비용이 발생하는 단점을 개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거래비용 감소 및 빠른 정산, 신재생에너지 관련 지역 커뮤니티 확대, 안전한 전력거래 시스템 구축, 재생에너지 생산 동기부여 등 매우 다양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BC 기반 P2P 전력거래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인ㆍ주택ㆍ건물 간 전력거래를 제한하는 전력판매 규제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EBC 기술 도입을 확산시켜 새로운 에너지 산업으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사전 규제 방식에서 규제 목적, 규제 강도, 규제 접근방식을 고려한 사후 규제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공공 에너지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Public Block-chain)을 적용하기에는 기술적, 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어 개인 간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여 이를 기반으로 공공 블록체인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에너지산업의 시장수요 부합성을 입증할 수 있는 EBC 실증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술사업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분산 에너지자원(소규모 재생가능에너지ㆍ에너지 저장시설ㆍ수요 자원 등)이 증가되면서 전력산업 구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규모 재생가능에너지의 경제성이 크게 향상되어 일부 국가에서는 socket parity에 도달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ICT 융합기술 발전은 다수의 소규모 재생가능에너지의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즉, 기존의 단방향(one-way) 운영 방식에서 양방향ㆍ다뱡향(twoway) 운영 방식으로 전력망 운영과 시장 메커니즘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전력시장 구조는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정책 및 시장 제도가 아직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전력산업을 위해 배전네트워크 운영, 전력판매 시장의 개방, 분산 에너지자원 확대 등을 통해 적정한 시장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법ㆍ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