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 CCTV 기술 및 시장 동향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 영역 확대, 시장 선점 위한 기술개발 중요

2019-09-20     석주원 기자

박세환 Ph.D. | 기술법인 엔펌(ENF) 전문위원(Chief Consultant)
김영학 Ph.D.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전문위원


■ 지능형 CCTV의 등장

최근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여 비즈니스 생태계를 빠르게 변화시켜가고 있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디지털 플랫폼은 파트너, 공급업체(수요기업) 및 고객 커뮤니티가 사업적인 이익을 위해 디지털 프로세스 및 역량을 공유ㆍ개선ㆍ확장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중심으로 구축한 프레임워크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변화의 동인을 포착하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
 


디지털 플랫폼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에 기반을 둔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활용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된 CCTV를 들 수 있다. 지능형 CCTV라고도 불리는 인공지능 CCTV는 특정 인물과 행동을 사전 예측하여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경찰에 즉각 영상을 전송해 사건ㆍ사고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순히 사람의 눈을 대신했던 CCTV가 사람의 두뇌를 대신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CCTV 시스템은 범죄현장에서 이상 행동을 하는 사람을 선별하고, 범인을 추적하거나 도주방향을 예측하여 통합관제센터로 통보할 수 있다. 또 수상한 사람의 행동패턴에 따라 지속적인 추적이나 감시를 수행하고, 차량번호 및 사람 얼굴 등을 인식하여 관련 정보를 분석하여 제공할 수도 있다.
이처럼 감시용으로만 사용되던 CCTV 시스템이 신기술과 융합해 단순 행동 감지에서 벗어나 객체를 추적하여 행위를 판단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용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 인공지능 CCTV 기술개발 추이

인공지능 CCTV 기술은 1세대 모션 디렉션(Motion Direction, MD), 2세대 영상분석(Video Analysis, VA)을 거쳐 3세대 클라우드 소싱(Cloud Sourcing, CS)으로 발전하고 있다. MD기술은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 및 탐지하는 초기 기술로, 미미한 흔들림에도 경보가 작동 되는 단점이 있다. VA기술은 객체를 인식ㆍ추적하거나, 침입자를 분석하는 용도로 보안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CS기술은 CCTV 영상을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통합 분석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객체인식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들을 접목한 국내외 지능형 CCTV 시스템 개발사례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CCTV 영상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할지를 사전에 예측하는 영상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영상보안 인큐베이팅 플랫폼을 개발하여 공공의 안전과 사회 치안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향후 이 기술이 적용될 수백만 대의 CCTV는 새로운 안전의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 한화테크윈 판교연구개발센터에서는 이상 행동을 포착하면 즉시 스마트폰 등으로 알려주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 기반의 CCTV 시스템을 작년에 선보인 바 있다. 예를 들어 버스 운전석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승객이 버스기사를 폭행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사가 즉각 계기판 옆에 설치된 적색버튼을 누르면 경찰과 버스회사에서 해당 버스의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이 CCTV 마이크에 대고 고함을 지르면 노란색 경고표시가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스크린에 표시되고, 유리 깨지는 소리와 총소리 등도 감지해 알려줌으로써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기상청에서는 CCTV 영상에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융합하여 비ㆍ눈ㆍ안개 등 날씨를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결승전이 열린 사이타나 스타디움에서는 경기장의 입장 게이트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관객의 티켓 기능을 대체하는 첨단 기능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많은 사람이 일일이 게이트를 통과하면서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티켓 사재기를 방지할 수도 있으며, 음식점이나 매장에서 단골손님을 식별하는 등 비즈니스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일본 미쓰비시전기는 CCTV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공공장소에서 인화물질 및 위험물을 소지한 사람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CCTV 시스템에 빅데이터 분석기술이나 사물인터넷 기술을 융합시켜 구현할 수 있다. 빅데이터의 경우 영상에 찍히는 사람의 나이와 성별을 분석하거나, 날씨를 판별하는 등 보다 다양한 정보처리가 가능하다. 사물인터넷의 경우 CCTV 시스템을 매장의 계산대, 난방시설, 창고 등 다양한 주변기기들과 연결하여 고객의 얼굴인식, 도난 및 범죄를 예방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 인공지능 CCTV 시장 동향

전 세계 인공지능 CCTV 기술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텐왕(天網)프로젝트를 통해 점차 기술 추격을 가시화 하고 있다. 텐왕 프로젝트는 2004년부터 중국 전역에 2000만 대의 CCTV를 설치해 전 국민을 감시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CCTV 관련 글로벌 시장은 중국 하이크비전과 미국 아비질론 등이 선두권을 다투고 있다.
한국의 CCTV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2017년 기준 3%로, 전 세계 5위에 올라 있는 한화테크윈이 기술개발을 가속시키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3년 전부터 CCTV에 적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시작해 최신 지능형 CCTV인 '와이즈넷X 시리즈'에 탑재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기에 보다 많은 영상정보를 학습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지능형 CCTV 시장규모는 2015년 166억 9200만 달러에서 연평균 78.6%의 고성장을 지속하여 2020년에는 298억 1900만 달러의 대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쟁력 강화 위한 원천기술 확보 필요

CCTV 시스템은 첨단 ICT 기술력(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융합되면서 CCTV의 용도를 감시기능에 한정시키지 않고 마케팅 수단이나 공장의 생산효율성 증대 등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CCTV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하여 마케팅자료로 활용하거나, 제조공장 내 작업자의 움직임을 분석하여 생산효율성 향상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독거노인의 건강상태 확인, 사회적 약자의 생활편의 서비스 등 사회적 기능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사생활침해 이슈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인공지능 CCTV 시장은 본연의 기능 외에도 다양한 활용성을 살려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에 국내 관련 업계는 조기에 핵심(원천) 기술개발을 완료하여 글로벌 시장선점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CCTV 시스템의 사용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제도화하고, 국내 중견ㆍ대기업의 기술시장 참여를 진작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사생활침해 논란을 해소하고, 중국제품의 국내시장 침투를 막아 국내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동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