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생태계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캐나다 인공지능 시장 동향

캐나다, 정부지원, 인재양성, 산·학·연 프로젝트 등에 Global trend 강점 보유하고 있어

2019-05-31     이승윤 기자

[CCTV뉴스=이승윤 기자] 컴퓨터가 지도학습 또는 비지도학습을 통해 인간의 사고, 학습, 자기 개발 등의 능력을 배워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시대 핵심 기술로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AI는 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융·복합으로 향후 더 혁신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산업의 효율성 증대와 스마트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 스마트 산업 필수 기술인 AI를 위해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제시하며 노력하고 있다. 이 중 캐나다는 AI를 위한 전폭적인 투자와 전문 인재를 양성하며, 인공지능산업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료제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캐나다, 인공지능 거점으로 각광받는 이유

캐나다의 인공지능 생태계가 세계적인 허브로 부상하게 된 이유는 ▲최초로 제시된 딥러닝 방법론 ▲AI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과 인재 양성 ▲AI 연구기술 상용화를 위한 적극적인 산·학·연 협력 등 총 3가지가 주요 요인이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캐나다의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 투자하고 있으며, 캐나다가 원천기술 확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나다는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딥러닝 방법론을 발표한 이후 비약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딥러닝은 토론토 대학교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가 2006년 처음 창안한 개념이며, 2012년 힌튼 교수팀이 국제이미지인식대회(ILSVRC, 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딥러닝 방법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인공지능 발전의 핵심요소인 딥러닝 방법론의 등장은 GPU(Graphics Processing Unit), 분산처리 환경 등 컴퓨팅(하드웨어) 진화, 수집 가능한 빅데이터 증가 등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에서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캐나다는 정부차원에서 인공지능 분야 육성정책과 고급 연구인력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 산하 기관인 캐나다 혁신기술연구소(CIFAR, Canadian Institute for Advanced Research)는 인공지능 분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980년대부터 꾸준한 AI산업 육성 지원을 통해 탄탄한 연구기반을 확보했다.

캐나다는 국가차원의 인공지능 전략을 발표한 첫 번째 국가로, 2017년 인공지능 육성정책(Pan-Canadian Artificial Intelligence Strategy)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서는 인공지능분야 고급인력 양성, 3개의 주요 인공지능 연구소 설립과 지원, 세계적인 인공지능분야 리더로의 부상, 인공지능 연구 커뮤니티 지원 등 총 4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캐나다는 먼저 AI 원천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캐나다 전역에 소재한 주요 인공지능 연구소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2020년까지 1억 2500만 캐나다 달러(약 1063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토론토 벡터 연구소(Vector Institute), 몬트리올 러닝알고리즘 연구소 (MILA), 앨버타 머신 인텔리전스 인스티튜트(AMII) 등의 연구소에 재원 지원으로 연구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캐나다는 해외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취업비자 승인절차를 간소화하는 ‘Global Talent Stream’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캐나다 취업비자의 수속 기간은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되나, 특정 분야의 고급 인력에 한해 2주 내로 취업비자를 취득할 수 있으며, 학술 목적을 포함한 30일 이하의 단기 근무에 대해서는 근로 허가를 면제하고 있다.

캐나다는 AI 연구를 위해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협력 프로젝트도 많이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혁신기술연구소(CIFAR)는 인공지능 연구기관, 대학교와 기업체와의 협력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역별 인공지능 연구소 간에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체계를 구축해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2017년 산·학·연 연계를 통한 혁신기술 개발과 고용창출, 경제성장 도모를 골자로 하는 슈퍼클러스터 프로젝트(ISI, Innovation Superclusters Initiative)를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인공지능, 농업, 생명과학, 첨단제조업, 해양 등 5개 분야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총 9.5억 캐나다 달러(약 807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슈퍼클러스터 프로젝트(ISI)에 최종 선정된 인공지능 분야 컨소시엄인 SCALE AI(Supply Chain & Logistics Excellence AI)는 2023년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는 해당 프로젝트에 5년 간 2.9억 캐나다 달러(약 2466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이 사업을 통해 향후 10년 간 국내총생산 165억 캐나다 달러(약 14조 306억 원) 증가와 1만 60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캐나다 인공지능 생태계 동향

캐나다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연구는 연구기관과 대학교를 중심으로 꾸준히 진행돼 왔으며, 현재는 인공지능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AI에 대한 기초 연구와 민간에서 투자하지 않는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는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스타트업, 연구소에 투자, 주요 도시에 신규 연구소를 설립하는 추세이다.

캐나다 지역별로는 토론토, 몬트리올, 에드먼턴, 밴쿠버, 워털루 등에 인공지능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토론토 투자청(Toronto Global) 담당자는 위 5개의 지역 중 정부지원, 우수한 인재, 민간투자 등 삼박자가 모두 갖춰진 토론토와 몬트리올이 가장 중요한 거점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밴쿠버는 실리콘밸리와 근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다양한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지만 연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며, 에드먼턴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지리적으로 고립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워털루는 토론토와의 근접성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기준 캐나다에는 600개 이상의 인공지능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17년 대비 28% 증가한 수치이다. 지역별로는, 밴쿠버(130개사), 몬트리올(120개사), 워털루(65개사), 에드먼턴(20개사) 순으로 인공지능 기업들이 위치해 있다. 이외에도 오타와(35개사), 퀘벡시티(20개사) 등 일부 지역에도 인공지능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는 헬스케어, 핀테크, 마케팅, 인력개발(Human Resources), 소셜미디어(디지털 미디어) 등이다. 특히 인력개발 분야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 CEO들을 대상으로 한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28%만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직원을 채용한다고 응답한 반면, 50% 이상의 글로벌 CEO들은 이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중이라고 답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캐나다는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 도입으로 의료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토론토 인공지능 연구소인 벡터 연구소는 소아병동 내의 긴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리스크 대시보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에드먼턴 AMII 연구소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의료기기와 의족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율주행차, 농업,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인공지능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Element AI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캐나다의 인공지능 인력은 세계 3위 수준이며, 인력 부족직군에 대해서는 해외 인재 유치에 적극적인 편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인공지능 인력 보유 순위는 미국(1만 2027명), 영국(2130명), 캐나다(1431명) 순이고, 한국은 168명으로 전체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의 IT 분야 종사자 평균 연봉은 약 4만 5000~15만 달러 수준으로, 미국 대비 저렴한 비용으로 고급 인력 확보가 가능하다.

캐나다의 3대 인공지능 연구기관

캐나다 정부에서는 주도적으로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토론토, 몬트리올, 에드먼턴 등 3개 지역의 연구기관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벡터 연구소(토론토), 몬트리올 러닝알고리즘 연구소(몬트리올), 앨버타 머신 인텔리전스 인스티튜트(에드먼턴) 등을 대표적인 인공지능 연구기관으로 지정하고, 인공지능 육성정책(Pan-Canadian Artificial Intelligence Strategy)을 시행하고 있다.

벡터 연구소는 2017년 온타리오 주정부가 주요 대학 내 인공지능 석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졸업자 수를 2023년까지 연간 1000명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의 일환으로 토론토에 설립했다. 벡터 연구소의 주요 연구 분야는 딥러닝과 강화학습, 로봇틱스와 생명과학, 음악 등 인공지능의 다양한 응용분야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인재 육성을 위해 다른 대학교와의 제휴로 인공지능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몬트리올 대학교의 인공지능 연구소인 몬트리올 러닝알고리즘 연구소는 딥러닝의 권위자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이끌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딥러닝 기반의 패턴인식, 컴퓨터 비전, 자연어처리, 빅데이터, 헬스케어다. 2017년 몬트리올 러닝알고리즘 연구소는 사람과 간단한 주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챗봇인 미라봇(MILABOT)을 개발했다. 또한, 2017년부터는 몬트리올 대학교와 함께 맥길 대학교, 폴리테크 대학교 등과 제휴해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앨버타 대학교의 인공지능 연구소 앨버타 머신 인텔리전스 인스티튜트는 강화학습 창시자인 리처드 서튼 교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2017년 강화학습 연구소 딥마인드 앨버타(Deepmind Alberta)를 설립한 뒤 앨버타 머신 인텔리전스 인스티튜트와 연구 협력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몬트리올 내 주요 AI 연구기관인 IVADO(Institute for DataValorization), CIM(Centre for Intelligent Machines)도 있다. IVADO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데이터처리 등 신기술을 생명과학, 제조업 등에 접목하기 위해 몬트리올 대학교, 폴리테크 대학 등과 협력 중이며, 캐나다 연방정부는 이 연구기관에 2016년부터 7년 간 930만 캐나다 달러(약 79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CIM은 맥길 대학교 내 연구기관으로 현재 인공지능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의료영상, 로보틱스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정부, 인공지능 원활한 연구 위해 정책지원과 인센티브 방안 필요

캐나다는 인공지능 연구개발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 및 스타트업 지원 등을 통해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광물자원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연구개발과 인재육성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승인절차를 간소화한 ‘Global Talent Stream’ 취업비자 프로그램 등 해외 인력 유치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AI는 현재 컴퓨터가 인간의 음성, 글씨, 그림 등을 인식해 대량의 정보에서 필요한 해답(서비스)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콘텐츠 분야에서 소설을 집필하거나 작곡을 하는 사례가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구분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AI는 지식을 탐색·조망해 인간과 대화하는 수준을 넘어서 다양한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행동을 결정하며, 콘텐츠를 스스로 창조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캐나다 의회는 인공지능 산업 확장을 위해 법과 규정에 대한 개정 필요성을 인식하고, 2017년부터 세부적인 개정 범위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 의회가 검토 중인 법안으로는, 국가방위법, 국가보안법, 통신보안법, 형법, 신변보호 관련 법, 개인정보법, 정보보안법, 의료법, 도로교통법, 기업법 등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의 세 번째 침체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나, 인공지능은 비즈니스에 새로운 혁명을 불러올 요소임은 확실해 보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기회를 포착하는데 힘써야 한다. 우리 정부는 인공지능 연구개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

또한, 기업들은 테크 컨퍼런스 등의 참석을 통한 트렌드 파악, 인공지능 전문가 채용, 스타트업과의 기술제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현재 제품·서비스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