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솔루엠, 리테일의 혁신 ESL 기술로 유럽 시장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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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솔루엠, 리테일의 혁신 ESL 기술로 유럽 시장서 자리매김
  • 이나리 기자
  • 승인 2017.08.07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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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에서 분사, ‘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

[CCTV뉴스=이나리 기자] “전자가격표시기(Electronic Shelf Label, ESL) 기술은 우리나라 기업이 전세계에서 1등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신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 ESL은 LCD나 전자종이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제품의 이름, 가격, 용량 등의 정보를 보여주는 장치로 최근 리테일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ESL은 종이 인쇄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직원들의 수작업에 따른 불편함과 업무시간을 절감할 수 있어 리테일 시장의 혁신을 가져왔다. 

삼성전기에서 분사돼 설립된 ESL 전문기업 솔루엠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ESL 기술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 리테일 시장에서도 첨단 기술을 확산해 나가고 있다. 이경구 솔루엠 전략마케팅 팀장을 만나 ESL 기술이 개발된 배경과 국내외 시장 현황,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이경구 솔루엠 전략마케팅 팀장

‘선택과 집중’ 완제품 분야 집중하고자 삼성전기에서 분사 

2015년 9월 삼성전기에서 분사돼 설립된 솔루엠은 기존에 주력해 왔던 파워모듈, 튜너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ESL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사업을 강화하면서 리테일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솔루엠이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경구 솔루엠 팀장은 “삼성전기는 부품 시장에 더 집중해 전자부품 전문 업체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완제품 성격을 띄는 ESL 사업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로써 솔루엠은 유통 시장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특화된 기술 개발을 위한 여건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솔루엠의 ESL 사업 분사 규모는 당시 삼성전기의 약 100여명의 관련 인력 중 약 70여명이 자발적으로 분사에 참여했고, 이들은 유통 부분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넘버 1’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갖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솔루엠의 인력 규모는 영업과 개발을 담당하는 한국 본사에 약 380명, 베트남 공장에 약 1200명, 중국 공장에 약 670명에 달한다.  

솔루엠의 ESL 기술, ‘업계 최초’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 

솔루엠은 삼성전기 시절부터 개발했던 지그비(Zigbee) IC 기술을 바탕으로 ESL에 최적화된 지그비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ESL에 도입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그비는 배터리 수명을 길게 하고, 보안성이 우수하다. 특히 지그비를 ESL에 활용하면 사물에 붙여진 각종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관리와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한 기술이다.

또 솔루엠은 ESL 업체 중에서 2.4GHz와 Sub-Giga(US 900MHz, EU 862MHz)의 멀티 프리퀀시 제품을 모두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다. 2.4GHz는 대량의 정보 업데이트와 속도 측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솔루엠은 기술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더불어 솔루엠은 디스플레이 부분에서도 ESL에 E페이퍼 방식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주목 받았다. 초기 ESL 시장은 흑백의 LCD 방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명암이 흐려지는 LCD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시 삼성전기었던 솔루엠은 유럽계 고객사인 테스코와 협의를 통해 가독성, 가시성이 뛰어나고 기존 LCD와 차별화가 가능한 E페이퍼를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 결과 솔루엠은 2011년 업계 최초로 E페이퍼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E페이퍼 ESL를 공급했으며, 2013년에는 기존 흑백 색상에 레드 색상을 추가한 ESL을 선보였다. 레드 색상은 할인판매 등의 정보를 눈에 띄게 표시할 수 있다. 

▲ 롯데마트 상품 진열대에 설치된 솔루엠의 ESL. 디스플레이 내의 레드 색상은 할인판매 등의 정보를 눈에 띄게 표시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솔루엠은 중앙서버(본사에 서버 하나를 두고 전국 매장을 관리, 유지하는 솔루션)를 2015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기존 ESL 시스템은 매장별로 서버 PC를 한대씩 두고 관리하고 운영하다 보니 유지비용이 많이 들었다. 솔루엠은 중앙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해 중앙서버를 개발했고, 이런 차별화 전략은 업계에서 통했다. 

디자인상 받은 15가지의 라인업, 자체 생산 공장 운영 ‘차별화’  

솔루엠은 올해 1월 13.3인치 크기의 제품을 추가 출시하면서 1.6인치, 7.4인치 등 총 15가지 라인업을 구축해 경쟁업체와 차별화시켰다. 또 E페이퍼를 적용한 냉동용 태그(Tag), 아웃오브스톡센서(Out of stock sensor)를 적용한 태그, 버튼을 적용한 ESL 등을 출시하면서 솔루엠은 ESL 업계에서 최다 품목을 보유하게 됐다.   

ESL은 매장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여지는 제품인 만큼 기술 뿐 아니라 디자인도 중요하다. 솔루엠의 아이템 레이블(Item Label)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17'과 ‘IDEA’에서 본상을 수상함으로써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아이템 라벨'은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유연하고, 옷이나 신발, 와인병에 걸 수 있을 정도로 얇고 가벼우며, 다양한 상품에 활용할 수 있는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 솔루엠은 다양한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로 총 15가지 ESL 라인을 구축했다.

이 외에도 솔루엠은 자체 생산 공장을 보유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의 공급 요청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솔루엠은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삼성 품질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하며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품질 제일주위 경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와 전략적 협업을 하고 있다. 삼성 사이니지 사업인 매직 인포시스템에 솔루엠의 ESL 서버 연동서비스를 연동시켜 운영하고 있고, 삼성전자 채널을 통해 전세계 유통망에 ESL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SI(System Integrator) 기업인 도시바텍(Toshiba TEC), 윙코닉스돌프(Wincor Nixdorf) 등은 솔루엠과 전략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다. 이들 기업은 솔루엠의 소프트웨어를 유통업체의 POS 시스템과 연결시켜주고, 연결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하드웨어에 표시해주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 솔루엠의 아이템 레이블(Item Label)


유럽 시장 ESL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 한국 시장 성장세 이제 ‘시작’ 

2007년 ESL 개발을 시작한 솔루엠은 2011년 초도 물량 공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세계 2200여개 매장에 4000만개 이상의 ESL 태그를 공급하며 ESL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솔루엠의 주력 시장은 유럽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레베(독일), 메트로(독일), 에데카(독일)를 기반으로 독일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외에 쿱(이탈리아), 테스코(폴란드, 헝가리), 까르푸(터키, 아르젠티나), 에세룽가(이탈리아) 등에 ESL를 공급하고 있다. 
이경구 팀장은 “독일에 1만 20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에테카에 솔루엠은 2차 서플라이로 ESL을 공급하고 있고, 메트로와 레베는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띄었다. 솔루엠은 지금까지 홈플러스의 15개 매장에 ESL을 공급했으며 올해 2분기에는 롯데마트를 필두로 농협, 이마트전문점(노브랜드, 부츠) 부문의 새로운 ESL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롯데마트는 1호점인 영등포 양평점에 지난 5월 설치를 완료했고, 2차 서초점은 현재 설치 진행 중이다. 또 농협 중앙회 소속매장 3곳은 8~9월에 설치를 확정지었다. 

그 동안 유럽 대비 ESL 적용이 늦었던 미주 지역도 최근 백화점 부문에서도 공급업체로 선정돼 하반기부터 공급할 예정이다. 

리테일 업계, 온라인과 경쟁하려면 ‘스마트화’ 필수 

리테일 업계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비용절감이다. 이런 이유로 인건비가 높은 선진국부터 ESL 시스템 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저임금이 꾸준히 상승함에 따라 ES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 다른 예로, 국내 유통 업계에서는 상품 벤더 업체가 직원을 마트에 파견 보내서 그들이 상품을 진열하고, 가격표를 관리하고, 판매까지 했었다. 그러나 최근 파견근로자법이 바뀜에 따라 이제는 파견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마트 직원이 모든 일을 다 처리하게 됐다. 이 부분도 국내 ESL 도입에 영향을 줬다. 

또 전세계적으로 오프라인 마켓은 정체기에 있고, 온라인 마켓 매출이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생존 측면에서 오프라인 마켓은 온라인 마켓과 경쟁하기 위해 ‘스마트 스토어’ 도입은 필수가 됐다. 이런 시장 변화에 리테일 업계는 ESL를 포함해 셀프체크아웃(Casherless) 등 새로운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더불어 ESL은 최근 수요 증가에 따른 주요 원자재 업체의 가격이 인하되면서 ESL 판매가가 낮아지고 있다. 이런 부가 기능 개발에 따른 추가 가치 창출로 유통 업체는 ESL ROI(Return of Investment) 기간이 줄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요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고 있는 추세다. 또 기존 1세대 제품(전세계 시장에서 누적 약 3억개 설치됨)의 수명이 다함에 따른 교체수요가 발생하면서 연간 시장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돼 앞으로 ESL 시장은 전망이 밝다. 

이경구 팀장은 “ESL 기술은 우리나라 기업이 전세계에서 1등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신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솔루엠은 ESL 사업 초기부터 ESL 플랫폼을 이용해 리테일 매장 내 ‘IoT 백본’을 설치하는 개념과 목표를 갖고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향후 설치된 ESL 플랫폼을 통해 더 다양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을 공급함으로써 전세계 ESL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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