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수영장 CCTV 유출…“볼 것도 없으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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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수영장 CCTV 유출…“볼 것도 없으니 괜찮다”
  • 최진영 기자
  • 승인 2017.06.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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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캠’ 유해사이트 지정됐지만 ‘VPN’ 통해 쉽게 접근 가능

[CCTV뉴스=최진영 기자] 2016년 큰 충격을 가져왔던 러시아의 CCTV 영상 사이트 ’인세캠(Insecam)’에 국내 어린이전용수영장 CCTV가 아직까지도 버젓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영장 측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안일한 생각을 내비쳤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인세캠을 단순히 유해사이트로 지정해 놓고 있지만 적지 않은 유해사이트가 단순히 가상 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이하 VPN) 프로그램만으로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안양 평촌의 한 어린이 수영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권한이 있는 사용자에게만 CCTV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수영장 관리자의 허락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단순히 구글의 크롬 웹 스토어에 있는 VPN 확장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것 만으로 수영장 CCTV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폐쇄회로(Closed-Circuit)TV’라는 이름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 수영장의 CCTV 영상에 대한 접근이 인세캠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은 2016년 초에 밝혀진 사실이다. 수영장 측이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르고 있었거나 방치했다는 말이다.

▲ 인세캠이 접속해 해당 수영장의 CCTV 영상을 볼 수 있다. 사진= insecam.org

하지만 기자의 설명을 들은 수영장측 관계자는 “해킹되더라도 볼 것도 없으니 괜찮다”며 안일한 대답을 내놨다.인세캠은 이 수영장의 CCTV 영상을 두고 ‘경기도 군포시’라고 표기하며 구글지도 상에도 군포로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동일한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국내에 해당 상호는 단 한 곳 뿐이라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인세캠을 유해사이트로 지정했지만 이는 국내 접속만 막을 수 있을 뿐, 해외에서는 아무런 제한없이 인세캠에 접속할 수 있으며, 심지어 국내에서조차 VPN을 통하면 어렵지 않게 접속할 수 있다. 방통위의 유해사이트 지정정책을 계속해 오면서 VPN은 많은 네티즌들에게 친숙한 단어가 됐다. 또한 통신사들이 m-VoIP에 대한 데이터사용량을 제한하면서 더욱 가까워진 기술이다.

▲ 인세캠이 표시한 CCTV가 설치된 해당 수영장의 위치. 인세캠에 유출된 CCTV 영상의 주소는 실제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VPN 설치에는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지 않는다. 구글이나 애플의 스토어에서 단순히 클릭 몇 번만으로 설치된다. 미국, 독일, 영국 등에서 접속하는 것처럼 IP주소를 바꾸는 작업은 프로그램이 알아서 처리하고 사용자는 켜고 끄는 것만 알면 된다.

이를 모를리가 없는 방통위는 인세캠을 유해사이트로 지정한 뒤 덮어두는 미봉책을 선택했다. 이는 단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2017년 6월 현재 인세캠에는 300개가 넘는 국내 CCTV 영상이 노출되고 있다.

인세캠에 따르면 유출된 CCTV 영상들은 해킹된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비밀번호 설정을 되지 않은 CCTV를 보안수단 없이 인터넷에 연결한 것이고 인세캠은 그 URL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

때문에 인세캠 측은 홈페이지에 “The only solution to make your camera private is to set up a password!(해결책은 오직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것)”이라며 해답을 이미 제시해 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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