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열 칼럼] 전자부품 업계의 새로운 희망, IoT와 SW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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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열 칼럼] 전자부품 업계의 새로운 희망, IoT와 SW혁신
  • 김양균 기자
  • 승인 2016.11.22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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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전 직장에서 SW 개발자로는 흔치 않은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때 깜짝 놀랐던 것이 타블렛에서 각종 부품들이 너무 잘 발달돼 있고 전용칩을 만들거나 전용 하드웨어를 만드는 게 아니라면 일반적인 타블렛은 설계 디자인만으로도 어떤 부품이든 소싱해서 하드웨어 제작이 가능해 보였던 현실이었다.

샤오미 핸드폰의 마감에 놀라고 이 가격에 출시가 가능하다는 게 믿기지 않다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아울러 대량 생산만 되면 단가는 충분히 낮추는 게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명 물량 개런티다! 이러한 하드웨어 특성상 양산을 두 배로 한다고 해서 두 배로 선형적인 수익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타블렛이나 휴대폰에 들어가는 AP같은 경우는 특정칩등이 독식하고 있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기타 부품들은 얼마든지 가격대별로 대안이 존재한다면, 도대체 부품을 생산해서 어떻게 수익을 낼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특히 HW는 양산이 된 이후에는 문제를 인지해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서 양산 전에 테스트 단계에서 많은 테스트도 필요하고 실제 설계나 디자인 등에도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곤 했다.

이렇게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도 출시된 제품이 판매가 되고 안 되고는 이런 노력과는 또 다른 문제다. 요 근래 MAKE fair나 IoT 붐으로 인해 부품들을 구매하고 이른바 ‘빵판’을 구매하는 개인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도 부품관련 업체들의 대응은 무척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필자는 아직 HW나 부품 제조를 하고 있는 산업군에서 SW와의 융합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서 이런 현상 자체를 이해를 하지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대표적인 제조업 국가다. SW도 다 만든 건 돈을내고 사면 끝이라는 제조업 물건 취급하는 게 아직도 일반적일 정도로 SW의 인지도가 낮고, 무형의 SW에 대한 문화적 이해 자체가 낮은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뜩이나 제조업에 칩과 부품 등을 생산하는 현장에서 SW를 접목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HW와 SW융합을 아직도 남의 일처럼 쉽지 않으니 다음에 해보자는 의견은 지금의 부품 산업에서의 위기를 비켜갈 수 없는,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가장 큰 고객이 완성품을 만드는 업체일 텐데 지금 한국의 완성품 제조업체 중 상황이 좋은 곳이 어디에 있는가.

수출 주력인 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제조그룹 두 곳은 각종 위협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납품하는 수천 개 부품 협력사들은 어떻게 다른 매출처를 찾을 것인가. 물론 지금 매출이 한꺼번에 줄지는 않겠지만 단가인하가 지속되면 수익이 줄어들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럼 어디서 대안을 찾을 것인가?

필자는 IoT와 SW에서 조금이라도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IoT 디바이스로 대변되는 다양한 제품과 파츠가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런 부품들을 활용할 SW가 없으면 이런 부품이 왜 필요하겠는가.

밸브의 신이라고 삼성전자에서 퇴임하신 임원분이 집에 난방이 잘 안돼서 집안의 난방밸브를 라즈베리파이, 10bit ADC, AC21v밸브 등을 활용, 제어해서 고른 난방을 이룰 수 있었다. 이때 라즈베리파이에는 node.js라는 javascript엔진(서버모듈)과 데이터베이스가 설치되어 작동했다. 온도센서에서 오는 신호를 분석해서 밸브를 제어해서 고른 난방이 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집안에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모바일에서도 직접제어가 가능하다. 이런 일이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해지면 부쩍 가벼워진 지갑을 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난방비가 줄고 고르게 집안이 따뜻하다면 어떤 사람이 안하겠는가.

이것은 극히 지엽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난방제어용 이런 공개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부품들을 DIY로 판매한다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사례는 이후 클라우드를 활용해 이런 데이터와 디바이스 상태 정보를 수집하면 사용 부품의 문제점이나 결함이 있어서 작동 안 되는 경우에 대한 대응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단순하고 작은 부품이 아니라 큰 부품에서도 이런 모니터링과 데이터 수집을 통한 관리는 더 큰 시너지를 낸다. 필자의 회사인 트레저데이터는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인데, 한 유명한 중공업 업체의 풍력발전기가 고객 사례로 소개돼 눈여겨 본적이 있다. 풍력발전기는 오지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상당히 광범위한 지역에 설치돼 있다.

고장 등으로 가동이 중지되면 발전이 되지 않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 업체는 매일 윤활유의 상태, 모터의 상태, 회전수 등을 클라우드에 수집·집계하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결함 전에 사전 관리를 통해서 가동중지를 막고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AS인원의 점검 일정을 만드는데 참고하고 수리에 필요한 부품재고의 배치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하기에 지금의 클라우드는 최적의 IoT 데이터 수집 분석 플랫폼이 되고 있다. 수요가 늘어도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수많은 서버를 통해서 분석하고 머신러닝 등을 통한 예측도 가능한 게 현재의 클라우드다. 실제 이렇게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들도 여럿 있다.

부품업계에서 이런 정도의 SW융합도 시도해보지 않고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인더스트리 4.0에 맞는 스마트 제조가 가능할지 나는 의문이다. 한 가지 확신하는 것은 HW와 SW융합을 통해 얼마든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많고 제조는 이런 융합된 상품으로서의 제조로 탈바꿈 하지 않는 이상 최첨단 기술력을 갖춘 일본과 탁월한 단가 경쟁력을 가진 중국 사이에서 힘든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

작지만 작은 시도라고 해보길 바라고 적은 데이터라도 남겨서 차근차근 데이터를 쌓고 분석하고 제조에 반영 등을 해보면서 다가올 HW·SW융합에 대비하는 게 어떨까.

가격 경쟁력 있고 기술력도 겸비한 한국 부품 업계가 SW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글 양수열 트레저데이터 수석 데이터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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