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2024 보안업계가 주목하는 기술: ① 에지 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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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2024 보안업계가 주목하는 기술: ① 에지 컴퓨팅
  • 김민진 기자
  • 승인 2024.01.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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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발전하는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요즘, 보안업계 역시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의 발견과 적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2024년 보안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다양한 첨단 기술의 동향을 살펴보고는 신년 기획을 준비했다. 그 첫 주자로 오늘날 가장 첨단화된 컴퓨팅 시스템으로 알려진 에지 컴퓨팅을 선정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에지 컴퓨팅이란?

에지 컴퓨팅의 에지(Edge)라는 용어를 그대로 번역하면 ‘모서리, 사물의 끝부분, 날카로움, 가장자리’를 의미한다. 광고나 패션을 비롯, 아이디어가 핵심인 직군에서는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용어로 ‘날이 서 있는 것처럼 강렬한 인상을 안겨주는 디자인, 아이디어, 혹은 유난히 두드러지는 디테일, 개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에지 컴퓨팅의 에지는 단어 그대로 ‘어떤 사물의 맨 끝부분’의 의미가 담긴 개념이다.

에지 컴퓨팅은 기존의 중앙 데이터 처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시스템으로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팅 시스템의 맨 끝 단계이자 단말 장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처리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사용 중인 클라우드 시스템은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서 보관하고 집중 관리한다. 모든 데이터가 중앙 서버에 보관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 해당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활용이 굉장히 편리하지만, 데이터 양이 늘어나면 트래픽이 과다 발생되어 신호가 지연되는 단점이 있었다.

데이터 양이 많지 않았던 과거에는 이런 단점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5G 통신 기반의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반 디바이스들이 늘어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도하게 증가하는 트래픽을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모두 감당하기 힘들어지면서 신호가 지연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모든 데이터가 한 곳에 모여 있어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한 번에 수많은 데이터가 피해를 입는 문제도 이어졌다.

에지 컴퓨팅은 이러한 클라우드 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가 생성되는 위치 인근에 작은 데이터 센터, 혹은 컴퓨팅 시스템을 설치해 효율적인 리소스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는 컴퓨팅 모델이다.

에지 컴퓨팅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분야는 영상 보안이다. 과거에는 CCTV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들을 중앙 서버에 전송해 실시간 감시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관제센터를 운영했다. 하지만 카메라의 수가 증가하고 해상도가 높아져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급증하면서 모든 영상 데이터를 중앙으로 모으는 방식은 보안 효율성과 비용 등에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래서 오늘날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분산된 곳에 위치한 각 서버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에지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에 직접 영상 분석 기술을 탑재한 에지 카메라도 출시되어 영상 보안 분야의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크게 끌어 올렸다.

이러한 데이터의 급증으로 인한 문제는 비단 영상 보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데이터를 많이 처리해야 하는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는 에지 컴퓨팅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나날이 확장세에 있다. 실제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2025년이면 일상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75%가 중앙 데이터 센터 외부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에지 컴퓨팅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에지 컴퓨팅의 장점과 단점

에지 컴퓨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빠른 응답 시간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멀리 떨어진 데이터센터와 디바이스가 데이터를 주고받기에 수백 밀리초에서 수초의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하지만 에지 컴퓨팅 환경에서는 가까운 서버에서 데이터가 오고 가거나 단말 자체에서 처리하므로 시스템 응답 속도가 실시간에 가깝게 향상된다. 더불어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유지 보수 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데이터 지배권도 강화할 수 있다. 데이터의 활용도가 늘어남에 따라 국가를 초월해서 데이터가 교류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가 존재하는 국가와 사용할 장치가 있는 국가가 다른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예 데이터 교류가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도 있고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국가의 법률에 따라 추가 비용이 청구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로컬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에지 컴퓨팅 환경은 이러한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보안에서도 장점이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는 데이터센터가 해킹당하거나 바이러스 공격에 노출되었을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해킹당해 수천, 수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굉장히 빈번하며 아예 기업의 자격 증명이 유출되어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에지 컴퓨팅 환경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정보 유출의 위험이 줄어든다. 로컬 네트워크 안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대부분의 데이터는 에지와 클라우드에 분산 저장되는 탓에 유출 위험이 줄어들고 공격을 받아 데이터가 유출된다고 해도 그 양이 많지 않아 소규모 피해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에지 컴퓨팅은 다양한 장점이 있는 데이터 처리 방법이지만 단점이 없는 시스템은 아니다. 먼저 중앙 서버와 연결할 수 있는 회선과 서버가 필요하다. 아무리 로컬 네트워크를 사용한다고 해도 중앙 서버와 최소한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연결은 필요하다. 그래서 에지 컴퓨팅 서버와 하드웨어가 늘어날수록 시스템은 복잡해지고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장에 에지 컴퓨팅이나 IT 관련 전문 지식을 보유한 이가 꼭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소규모 데이터센터가 로컬마다 존재하는 격이기에 이들 센터를 각각 관리할 전문 인력이 없을 경우,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활용하기 힘들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디바이스 장치 자체에 대한 보안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에지 컴퓨팅의 핵심 장치 가운데 하나인 IoT 디바이스는 대부분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최소한의 보안만을 고려해 설계되어 있다. 많은 보안 사고가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중앙 서버에 비해 물리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 역시 보안에 취약한 요소 중 하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에지 컴퓨팅의 활용과 보안 과제

IoT 장치가 늘어나면서 에지 컴퓨팅은 우리 일상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율주행차다. 실시간으로 도로와 보행자, 교통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특성 탓에 자율주행차는 에지 컴퓨팅을 기반으로 설계되고 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빌딩이나 건물, 나아가 도시 전체의 데이터를 에지 컴퓨팅으로 구성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빌딩에 구현된 에지 컴퓨팅은 사용자의 명령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외부의 사이버 공격을 원천 차단해 탁월한 정보 보안 경쟁력을 선보였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도입을 준비 중인 에지 컴퓨팅 기반의 교통 시스템은 도심 전체의 교통 상황과 대기질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최적의 교통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에서도 에지 컴퓨팅이 활용 중이다. 의료 장비에서 발생하는 의료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로컬에서 처리해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공정 모니터링이나 예측 유지 보수, 기계 학습 및 분석 등 생산성 향상과 기계 자동화에서도 에지 컴퓨팅을 활용할 수 있기에 제조업이나 스마트 공장에서도 에지 컴퓨팅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근무자 안전과 공장 환경 관리를 맡는 에지 컴퓨팅을 개발, 현장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에지 컴퓨팅이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에지 컴퓨팅의 보안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에지 컴퓨팅 환경에서는 관리해야 할 IoT 디바이스가 굉장히 많다. 에지 컴퓨팅이 공격자에게 더 많은 표적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컴퓨팅 작업이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아닌 수많은 위치에서 진행되기에 물리적 보안을 모두 챙기기도 어렵다.

더불어 에지 컴퓨팅에 활용되는 소프트웨어의 상당수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두고 있어 오픈소스 코드 보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액세스가 제한적이거나 간헐적인 탓에 기기의 업데이트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힘들다. 최신 보안 리스크를 예측해 실시간으로 예방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에지 컴퓨팅은 IoT와 5G로 인해 초연결 시대가 도래할 미래에 더욱 활용도가 높아질 기술이다. 실시간 데이터가 필수인 시대, 에지 컴퓨팅은 단점을 개선하며 새로운 데이터 처리 기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4년 더욱 가속화될 에지 컴퓨팅의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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