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온] 물불 가리지 않고 덮친 자연재해,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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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온] 물불 가리지 않고 덮친 자연재해, 해결책은?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12.1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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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초래한 재난 위협, 한국엔 어떤 일이?

대형 산불과 집중 호우, 대한민국을 덮치다

지난 3월 4일, 동해안 일대에서 거대한 산불이 일어났다. 213시간 동안 수많은 산림을 집어삼킨 화마는 축구장 약 2만 3000개(2만 923ha) 크기의 숲을 태웠으며 주택, 공용 시설 등 민간 시설 700곳에도 피해를 줘 약 300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이번 산불은 지난 2020년 4월 발생했던 동해안 산불에 이어 피해 면적이 두 번째로 큰 산불이자, 한국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지속된 산불로 기록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피해액은 총 2261억 원이며 피해 복구에만 4170억 원이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산불로 훼손된 숲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약 10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백 년에 걸쳐 만들어진 숲이 단 며칠 만에 사라진 것이다.

불만큼 무서운 것이 물이다. 올여름, 이틀간 쏟아진 물폭탄에 중부 지방은 물바다로 변하고 말았다. 비를 머금은 거대한 정체전선은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한강 이남 지역 일대와 경기, 충청 등 중부 지방에 머무르며 시간당 최대 강우량 141.5mm(24시간 지속 최대 강우량 435mm)의 폭우를 퍼부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는 115년 만의 역대 최고 강우량을 갱신했다. 이는 서울시 배수체계 설계 용량 95mm/hr 및 빈도 시간당 최대 강우량 114mm/hr를 훨씬 넘어선 양이었다. 이로 인해 서울, 경기 지역 내 저지대에 위치한 7262세대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 일대는 물에 잠겨 마치 재난 영화를 방불케 했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집중 호우에 급류나 범람으로 물에 휩쓸리는 등 사고로 총 14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총 3155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농경지 410ha(축구장 약 590개 크기) 등 사유지와 하천·소하천 1153건, 도로·교량 236건, 상하수도 346건, 소규모 시설 796건 등 1만 6842개의 공공 시설이 훼손됐다.

재해를 부른 기후 변화, 얼마나 심각할까?

올해 대한민국을 덮쳤던 두 자연재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거대한 산불과 집중 호우의 가장 큰 원인을 기후 변화로 보고 있다.

기후 변화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지구의 기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기후 변화가 무서운 이유는 전 세계 인류의 건강과 생태계, 식량-물 보급 등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기후 변화 위협이 현실이 되고 있다.

유엔 산하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이 발표한 ‘2000~2019년 세계 재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는 약 7348건의 자연재해가 발생해 해마다 약 6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도 이런 기후 변화의 추세를 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한국 기후 변화 평가 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기온은 1980년대 이후로 계속 증가했으며 수온과 해수면 상승률도 전 세계의 해양 평균보다 약 2~3배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도시에서 발생하는 홍수 등 재해 규모가 대형화되고 도시는 홍수, 폭설, 폭염, 해수면 상승 등 다양한 재해와 새로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보고서는 21세기 후반이 되면 우리나라의 평년 기온이 2~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RCP) 4.5에서는 2℃ 이상, RCP 8.5에서는 4℃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는데,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호우, 폭염, 열대야 등 이상 기온 현상이 급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3월 발생한 산불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심각한 가뭄을 꼽았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하기 전년도인 2021년 대구·경북 지역의 겨울철(12월~2월) 강수량은 6.3㎜로 평년(67.5㎜)의 7.1% 수준으로 1973년이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족한 수분으로 매마른 산림이 산불 발생 위험성을 높이고 산불의 확산을 키웠다.

환경 단체 그린피스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겨울(12월~2월) 기준 한국의 가뭄 지수는 D4(예외적인 가뭄)와 D5(극심한 가뭄) 상태로 나타났다. 산불이 난 경북 일대의 토양 습도는 약 35%로 나타났는데, 습도가 30% 미만일 때 식물종이 토양 수분을 활용할 수 없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기후 변화는 국지성 집중 호우 등 수해 피해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확한 인과 관계는 규명이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집중 호우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기상청은 8월 내린 집중호우의 원인을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며 생기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두 공기의 충돌 강도가 매우 강해 정체전선에 동반된 ‘동서 길이는 길고 남북 폭은 좁은’ 형태로 비구름대가 형성되면서, 특정 지역에 아주 강한 비가 짧은 기간 쏟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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