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 진화하는 몰카 범죄, 첨단 탐지 기술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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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안전] 진화하는 몰카 범죄, 첨단 탐지 기술로 잡는다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06.10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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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멈춰! 몰카보다 똑똑한 몰카 탐지기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 CCTV 등 카메라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남길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카메라 기술을 악용하는 ‘불법 촬영 범죄’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늘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요즘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누구나 언제든 촬영이 가능해져 언제 어떻게 불법 촬영 범죄가 발생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끊이지 않는 몰카 범죄  

지난 5월 삼성SDS의 한 남자 직원이 동료 여직원의 책상 아래에 스마트폰을 설치한 후 불법 촬영을 해 큰 논란이 됐다. 또한 지난해 11월 충북에서는 한 경찰관이 관할 지구대 2층 공용 화장실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동료 여경을 불법 촬영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외에도 최근 발생한 래퍼 뱃사공의 동료 아내 몰카 사건 등 일상에서의 불법 촬영 범죄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의 ‘카메라 등 촬영 범죄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의 몰카 관련 범죄는 연평균 6192건으로, 2000년부터 2014년까지의 연평균 수치인 3330건보다 86% 상승했다.

또한 불법 촬영은 카메라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수법도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거울, 콘센트, 볼펜, 단추, 텀블러 등에 초소형 카메라를 탑재하거나, 심지어는 드론에 카메라를 탑재해 공중에서 촬영하는 등 육안으로는 전혀 알아챌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10월 부산에서는 한 남성이 한밤 중에 드론을 띄워 고층 아파트에 접근해 남녀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사건도 있었다.

이런 몰카 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해당, 적발 시 7년 이하의 징역과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등 처벌 규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쉽지 않고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높으며 ▲언제 어떻게 촬영할지 예측이 어렵고 ▲24시간 상시 탐지를 할 수 없는 등의 한계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아 처벌과 단속만으로 범죄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몰카 잡는 몰카 탐지 시스템

이처럼 고도화되는 불법 촬영 범죄를 잡기 위해 최근에는 카메라를 탐지하는 ▲지능형 몰카 탐지 시스템 ▲불법 몰카 탐지기 ▲몰카 탐지 전문 애플리케이션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장치들이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는 불법 촬영 카메라의 렌즈를 찾기 위해 빨간 셀로판지나 적외선 탐지기 등을 활용했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사람이 아닌 탐지 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 지슨의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

지슨의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출처: 지슨 공식 유튜브)

무선 보안 솔루션 기업 ‘지슨’의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은 지능화된 온·오프형 몰카부터 초소형·위장형·무선 몰카까지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모든 유형의 불법 촬영 카메라에 대한 탐지가 가능하다. 시스템 내부에 있는 센서는 기존의 학습 데이터와 함께 실시간으로 불법 촬영 관련 데이터를 비교, 열원을 감지한 후 해당 데이터를 즉각 수집해 불법 촬영 카메라를 적발한다. 이후 관련 정보를 바로 서버로 보내 알림을 울린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몰카 탐지 시스템이 기존의 탐지 방식과 다르게 몰카 범죄 예방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일이 인력을 동원해야 했던 불편함을 줄이고, 첨단 기술을 통해 빈틈없는 탐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600m까지 탐지하는 불법 몰카 탐지기

 

KETI가 개발한 불법 몰카 탐지기(출처: KETI)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2021년 개발한 ‘불법 몰카 탐지기’도 있다. 이 탐지기에는 고정밀 불법 탐지 기술이 탑재돼 있다. 탐지기는 불법 촬영으로 취득한 영상 데이터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만약 신호가 탐지되면 이를 시설물 관리자의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곧바로 전송해 신속히 몰카의 존재를 알린다.

불법 몰카 탐지기는 KETI와 함께 경찰대학, 이너트론, 이오시스템 등 민관이 함께 연계해 개발한 시스템으로, 주로 도심 내 공공시설 안전 강화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공공시설에 설치하는 탐지기 외에도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타입도 있다.

KETI는 불법 몰카 탐지기를 일산 호수 공원 내 공중화장실과 근처 공공시설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한 후 지속적으로 확대 지역을 늘려가고 있다.

불법 몰카 탐지기를 개발한 KETI 스마트제조연구센터의 한 수석연구원은 “새로 개발된 몰카 탐지기는 단순하게 몰카를 탐지하는 것을 넘어서 시스템 관리 측면과 범죄 예방 측면에서 모두 효과를 낼 수 있다. 기존의 탐지 시스템과 달리 사람이 늘 상주해 감시할 필요 없이 24시간 자동 탐지를 하고, 몰카 반응 포착 시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또한 필요하다면 원격을 통해 즉각으로 외부로 나가는 몰카의 전파를 즉각 차단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탐지기는 몰카 범죄 예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부분은 기술의 수준과 연관이 있다. 탐지기의 전파 탐지 거리는 현재 최대 600m까지다. 이 정도면 탐지기 근방의 주거지가 있을 경우 그 안에 있는 불법 촬영 카메라도 전부 탐지가 가능하다.

불법 촬영 여부를 훨씬 쉽게 많이 적발할 수 있다. 만약 이 시스템이 더 상용화되고 알려진다면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들에게도 큰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몰카 범죄 차단을 위해 앞으로 탐지 기술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몰카 잡는 스마트폰 앱 ‘릴리의 지도’

릴리의 지도 소개 영상 캡처(출처: 릴리의 지도 공식 유튜브)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누구나 쉽게 불법 촬영 카메라를 찾아낼 수 있게 한 ‘Small-tiny object detection’ 탐지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이 기술은 AI 딥러닝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이미지 내에서 특정 물건이나 대상을 찾아낸다. 근래에는 이 기술이 불법 촬영 카메라의 렌즈를 찾아내는데 사용되고 있다.

AI 기술 스타트업 에스프레스토는 Small-tiny object detection 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 몰카를 탐지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릴리의 지도’을 출시했다. 릴리의 지도는 특별히 카메라 렌즈만 찾도록 특화돼 있어 실제로 일반 사용자들이 언제든 스마트폰을 통해 불법 촬영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다.

릴리의 지도는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와 함께 탐지 결과와 장소를 바로 SNS에 공유할 수 있게 설계됐다. 몰카가 설치됐던 장소나 설치될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미리 알고 조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향후 에스프레스토는 ‘AI 탐지 PRO 모드’를 업데이트해 기존에 탐지했던 렌즈보다 더 소형의 렌즈도 탐지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한 에스프레스토는 안전한 생활 주거 안전망 구축을 위해 공공 기관, 지자체, 교육 기관 등과 협의해 릴리의 지도를 무료 서비스를 배포·공급하는 등 불법 촬영 범죄 차단을 위한 공공과의 협업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카메라 기술의 발전에 따라 불법 촬영의 수법은 계속 교묘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수법에 맞춰 불법 촬영 탐지 기술도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AI를 활용한 탐지 기술을 통해 굳이 사람이 불법 촬영의 여부를 신경 쓰지 않아도 탐지 시스템이 알아서 카메라를 찾아내는 때가 곧 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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