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온] 첨단 사회 안전망의 주축이 될 셉테드
상태바
[포커스온] 첨단 사회 안전망의 주축이 될 셉테드
  • 곽중희 기자
  • 승인 2022.05.10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죄예방안전설계로 더욱 안전해지는 우리 동네

2020년 통계청 사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소 9가지 중 범죄(13.2%)가 신종 질병(32.8%), 경제적 위험(14.9%)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밤에 혼자 걸을 때 불안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3명 중 1명꼴인 33.5%로 나타났는데, 불안의 이유로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서(25.4%), 가로등·조명·CCTV 부족(20.1%) 등의 환경적 요소가 약 50%에 달했다.

최근 이런 범죄 불안을 줄이고,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으로 우리 정부는 ‘셉테드: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를 주목하고 있다. 셉테드는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설계 방법으로 사회 안전망 구축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셉테드의 유래와 선진 사례

셉테드는 미국의 도시 계획자이자 사회 운동가인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제인 제이콥스는 1961년 발간한 저서 ‘미국 대도시의 삶과 죽음’에서 도시 재개발에 따른 범죄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새로운 도시설계 방법을 제시했고, 이것이 셉테드의 시초가 됐다. 이후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는 범죄 예방 환경 설계를 주거지뿐만 아니라 공공 시설과 학교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연구가 본격화됐다.

셉테드는 이미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환경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안심 귀갓길 ▲LED 가로등 ▲쏠라 표지병(바닥에 표시된 불빛이 들어오는 등) ▲로고젝터(바닥이나 벽에 프로젝터를 통해 특정 문구를 쏘는 것) ▲안전 비상벨 ▲벽화 등이 그 예다. 셉테드는 생활 안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이제는 공공의 차원을 넘어 기업과 시민 등 민간에서도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셉테드가 이미 40여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텍사스주의 휴스턴 지역이 셉테드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데, 이 지역은 주민에게 의견을 직접 받아 주민과 함께 조명 설치, 조경수 전지 작업, 조경 정리 등을 수행해 미개발, 낙후 주거 단지를 활성화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의 항구도시 브리스톨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읽기 쉬운 도시’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도로 안내판 등 거리에 있는 모든 표지판의 통일성을 갖추는 것을 시작으로 CCTV와 경비원, 상황 관제실을 종합적으로 연계시켰다. 추가로 지하 주차장이나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골목에 조명을 늘이고, 가로변 건물은 투시형 외관을 유도해 개방성을 높여 성공적인 도시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일본은 ‘다양한 마을 만들기’라는 마치즈쿠리 사업을 통해 도시 곳곳에 셉테드를 적용하고 있다. 마치즈쿠리는 방범 모델 단지 사업으로 알려진 지역으로는 아이치현이 있다. 아이치현은 범죄 예방 기법을 적용한 주택 단지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방범 지침을 잘 이행한 단지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기존에 차량 납치 범죄가 성행했던 지역에 보도와 난간, 가로등을 증설하고, 비상벨을 설치해 위험 상황 시 즉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주거 환경 관리에서 셉테드의 중요성

이처럼 셉테드는 각 나라와 도시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적용된다. 하지만 셉테드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부분은 바로 주거 환경 관리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범죄와 안전 위협에 노출될 수 있는 곳이 바로 집과 골목길 같은 주거 환경이기 때문이다.

주거 환경 관리 측면에서 셉테드는 적용 시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자연 감시는 말 그대로 환경(사람, CCTV, 가로등)이 자연적으로 범죄를 감시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주택 설계 시 사람이 은닉하거나 방치될 수 있는 공간 없애기 ▲외벽 창문은 골목길과 주변을 감시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하기 ▲담장 낮추기 ▲사람이 출입하는 곳에는 시야 확보를 고려해 조명 설치하기 ▲조경 시설·가로 시설물 주차장 등은 자연 감시가 가능하도록 설치하기 등이 해당된다. 

접근 통제는 보안 장치(도어락, 방범창, 배관 덮개)를 활용해 외부인의 침입, 파괴 등을 방지하는 설계를 말한다. 출입문에 시건 장치나 보안 시설을 설치하는 것 외에도 배관에 센서나 덮개를 설치하고, 주택과 주택 사이의 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차단문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영역성 강화는 디자인 요소를 통해 조경·공원·벽화·표지판 등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 공간의 정당한 이용자와 그렇지 못한 사람의 구별을 쉽게 하고, 동시에 범죄자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주택 주변이나 골목의 자투리 공간에 작은 화단이나 공원을 조성한 후 선명한 조명의 표지판을 설치하고,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방법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활동의 활성화는 자연 감시와 연계할 수 있는 시설을 배치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야간 영업이 주를 이루는 유흥 시설은 내부 골목길 보다 대로면 입점을 권장하고 주거 지역과 격리시킨다.

전체 기사를 보시려면 로그인 필요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